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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人 인터뷰]MSI코리아 공번서 한국지사장, 게이밍 PC·노트북으로 한국시장 집중 공략

“고객과 직원에게 감동 주는 글로벌 IT기업 만들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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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50호 정의식⁄ 2013.10.28 11:31:45

1977년생으로 아직 30대인 공번서(Brian Kung) MSI한국 대표이사는 대만 국적이지만 한국에서 태어나 교육받은 한국통으로,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깊이 이해하는 비즈니스맨이다. 공자(孔子)의 74대손인 그의 가족은 40년 넘게 한국에서 살아왔다. 부친은 30년 넘게 국내에서 교수직을 맡아왔다. 고등학교 때까지 한국에서 배웠지만 대학은 대만에서 의상학을 전공했다. IT업계에 몸담고 있는 현재와는 어울리지 않는 패션과 의상을 배우다 대학을 졸업할 즈음 미래에 대해 다각도의 고민을 하게 됐다. “10년 안에 내 회사를 차리고 싶은 꿈이 있었습니다. 철강과 섬유, IT 등 세 분류의 산업에 관심이 있었죠. 그래서 차근차근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졸업 후 철강업계에서 1년여 간 근무하다 섬유 분야에서도 3년간 근무했다. 한국어와 중국어에 능통한 강점을 살려, 한국과 대만을 연결하는 업무를 주로 수행했다. 그러던 가운데 IT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위해 대상 기업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이력서 네 번 보내, IT업계 뛰어든 공자 74대 손 “사실은 MSI 외에 또 하나의 기업에 관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두 회사에 동시에 입사지원을 했지요. 한곳에서는 바로 입사를 허락받았는데, MSI쪽은 아무런 답변이 없더군요. 제 성격상 궁금증이 생겨서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 주에 다시 이력서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또 아무 연락이 없더군요. 다시 다음 주에 이력서를 보내고, 그 다음 주에 또 보냈습니다.”

네 번에 걸쳐 이력서를 보낸 끝에 MSI 면접을 보게 됐다. 면접관에게 첫 마디로 “왜 연락을 안 주는지 너무 궁금해서 찾아왔다”라고 말하니 난감해하는 면접관이 결국 “인상 깊었다”며 그를 채용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두 회사를 놓고 고민한 끝에 결국 ‘마음이 이끄는 대로’ MSI를 선택하게 됐다. 독특한 공 대표가 그 이상으로 독특한 기업문화를 가진 MSI와 인연을 맺게 된 순간이다. MSI(Micro-Star International)는 1986년 대만에서 설립된 IT기업이다. 컴퓨터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 노트북, 일체형PC, 서버, 워크스테이션, 베어본, 미니PC 등 IT 분야의 다양한 부품과 완제품을 두루 생산하는 기업으로, 현재 세계 120개국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MSI를 특징짓는 브랜드 슬로건은 ‘스타일과 혁신’이다. 남다른 스타일을 추구하고 기술적 도전을 두려워않는 기업문화를 잘 표현하고 있다. 2003년경 날로 중요성이 커지던 국내 시장을 위해 MSI는 한국에 지사를 설립했다. 공 대표는 7명의 한국지사 창립 멤버 중 한 명이었으며, 이듬해인 2004년 그는 한국지사장을 맡게 되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7명이었던 직원은 38명으로 늘었으며, 첫 해 200억원이었던 매출액은 700억원으로 늘었다. 늘어난 매출액보다 더 자랑스러운 건 따로 있다. 초창기 멤버들이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 같이 일하고 있다는 것. 공 대표의 인간적 친화력 때문인지 MSI코리아 멤버들은 어지간해선 자리를 옮기지 않았다. 덕분에 그동안 품었던 꿈이 아닌, 동료들과 함께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고픈 꿈이 생겼다. 지난해부터는 더 바빠졌다. 일본 지사의 대표까지 겸하는 ‘아시아동북지역 경영책임자’가 됐기 때문이다. 일본 시장을 아시아 시장과는 별개의 큰 시장으로 관리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대부분인 것을 생각하면, 한국 지사장이 몇 배 더 큰 시장인 일본까지 총괄한다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그만큼 한국지사가 MSI 전체에서 갖는 위상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MSI 한국지사는 어떤 방식으로 일해서 본사에 강력한 인상을 주었을까? 여기엔 공 대표의 독특한 이력과 한국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작용했다.

공 대표에 따르면 “한국은 평범한 시장이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환경과 까다로운 소비자, 막강한 경쟁자들이 즐비한 IT시장의 최전선”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범한 전략으로는 한국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남길 수 없었다. 공 대표는 자신이 전공한 패션 감각과 한국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 MSI의 기술적 도전을 두려워않는 적극성 등을 총합하여 매번 파격적인 새로운 시도를 진행하는 것으로 한국지사의 역할을 재규정했다. 기존의 IT기업 한국지사들이 단순히 본사의 제품을 국내 시장에 유통하는 대리점, 총판관리자의 역할에 만족했던 것과는 달리, 공 대표와 MSI코리아는 한국시장에 맞는 새로운 디자인 같은 끝없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기획하여 본사에 개진했다. 덕분에 핑크빛 넷북 등 패션감각있는 제품군들이 많이 출시됐다. 일본 지사 대표 겸직, 동북아시아지역 경영 밑아 “이런 노력이 평범한 지사와는 다른 MSI코리아만의 차별성입니다. 본사에 한국시장의 특징을 끝없이 알려가고, 한국시장의 독특성을 전달해 제안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일들이 가능했던 데는 본사의 마인드도 큰 역할을 했다. “MSI는 혁신도 중요하지만, 한국시장을 정확히 인지하고 파트너와 함께 성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기업”이라고 공 대표는 설명한다. 스티브 잡스 사후 출간된 전기를 보면, 잡스가 제품에서 나사가 전혀 눈에 띄지 않게 제품을 만들라고 지시하고, 이러한 지시에 따르기 어려워하는 직원을 그 자리에서 해고하는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잡스는 일찍부터 IT제품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을 간파하고, 내부에 들어가는 보드의 납땜질 하나하나까지 아름답게 마무리할 것을 요구했던 미학적 완벽주의자였다. “잡스 같은 천재와 비교하면 부끄럽지만 저희도 비슷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공 대표는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출시한 ‘Z87-GD65’ 게이밍 메인보드다. 컴퓨터 내부에 들어가는 메인보드는 어지간해선 사용자의 눈에 띄지 않는다. 일부러 케이스를 열어보면서까지 그 내부의 미적 완성도에 집착하는 사용자는 거의 없다. 하지만 MSI는 메인보드도 아름답게 디자인되어야 한다며, 검은색과 빨간색을 이용한 화려한 용이 형상화된 색다른 메인보드를 만들었다. 색상과 주요 부품은 물론 구석구석까지 검은색과 빨간색의 용을 연상케 하는 디자인이 아름답게 배치되어 있는 이 메인보드를 위해 MSI는 비슷한 느낌의 케이스까지 별도로 제작했다. 메인보드 제품으로는 드물게 미국 국방부 ‘Military Class 4’ 인증을 받아 품질면에서도 완벽하다.

MSI의 미학적 완벽주의는 음향에도 반영됐다. 고급형 스피커 시스템의 수준을 뛰어넘는 전문가용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다이나오디오(Dynaudio)’의 스피커를 채택한 게이밍 노트북이 대표적이다. 기존 노트북 스피커와는 달리 인클로저가 내장되어 있어 웅장하면서도 세련된 음향을 들려준다. “이런 노력을 소비자들이 체감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노력해서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게임 특화 제품군 ‘게이밍 시리즈’에 집중 현재 MSI는 메인보드와 VGA카드, 노트북 제품군 중 ‘게이밍 시리즈’의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게이밍 시리즈’는 게임에 특화되어 강력한 성능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제작된 것이 특징이다. 게이밍 시리즈 노트북 ‘GS70 스텔스’가 대표적으로, 스타크래프트2 여성 월드 챔피언인 김가영 선수의 노트북이기도 하다. 세계 최초로 17인치 게이밍 노트북중 가장 얇은 21.8mm 두께를 채택했다. 슬림한 두께에 15인치 노트북들보다도 가벼운 2.3Kg의 무게를 가졌지만, 인텔 코어 i7 CPU와 엔비디아 GTX 765M GPU, 실감나는 사운드를 제공하는 사운드 블라스터 시네마 테크놀러지와 오디오 부스트, LED 라이트가 적용된 게이밍 전용 스틸시리즈 키보드, 총 3개의 모니터 연결이 가능한 메트릭스 디스플레이, 킬러랜, 슈퍼레이드, 듀얼채널 쿨러 부스트 등 그야말로 막강한 기능을 탑재한 울트라 슬림 게이밍 노트북이다. 게이밍 시리즈 메인보드로는 ‘Z87-GD65’가 주력 제품이다. 인텔의 Z87 칩셋을 기반으로 MSI만의 특화된 기술인 밀리터리 클래스 4 컴포넌트, 게이밍 디바이스 포트, 킬러 이더넷, 수퍼 레이드, 오디오 부스트 등을 제공하면서도 뛰어난 안정성을 보장하는 최강의 게이밍 메인보드 다. VGA카드도 ‘GTX760 게이밍’, ‘GTX780 라이트닝’ 등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한 하이엔드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다소 엉뚱했던 입사 에피소드도 어느덧 10년 전의 일이 됐다. 10년간 MSI는 한국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했고, MSI의 글로벌 경쟁력도 강화됐다. 새로운 10년을 맞는 공 대표의 꿈은 소박하다. 단순한 IT제조사가 아닌 소비자에게 감동을 주는 기업으로 만드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함께 한 모든 직원과 파트너들도 감동받을 수 있는 가족 같은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공 대표의 소박한 꿈이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 정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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