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과 틀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함속에서 현대미술의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전시를 만들어 가고자 문을 연 삼청동 누크갤러리(nook gallery)가 첫 전시로 성격이 다르면서도 공감대를 가질 수 있는 평면과 입체작품을 한 공간에 펼쳐놓는다. 11월 28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진행되는 '동질이형'전에는 오랜 시간 쉬지 않고 주변의 일상적 사물과 공간 그리고 풍경을 그려온 김지원(52) 작가와 조형의 기본적인 형태와 질감을 고려한 관념적인 '덩어리' 작업을 통해 예술가의 고민을 보여준 박소영 작가가 함께 한다. 김지원은 여름의 나른함을 이겨내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많은 이들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어느 한 때는 거대한 군함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표현해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한다. 또 자신이 경험한 시간과 공간을 바다의 풍경으로 그려내 관람객에게 바람의 결을 느끼게 한다.
박소영은 버려진 사물을 모아 껍질을 촘촘히 붙여 유기적 형태를 이질적인 존재로 만들어내는 '껍질작업'을 통해 자신의 작업이 지극히 노동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덩어리작업과 같이 노동의 의미와 반복의 가치를 확인시킨다. 이번 전시는 한 사람은 일상의 물건과 풍경을 쉼 없이 그리고 또 한 사람은 끊임없는 노동으로 형태를 만들어 자신의 세계를 이루어가는 과정과 결과를 보여준다. 일상의 지루함을 견디며 부단히 노력하는 과정이 곧 삶이란 걸 보여줌으로써 관람객에게 신뢰를 주는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서로 다른 예술세계를 보면서 유연하게 부딪히고 융합해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무한한 힘을 확인하는 자리를 제공한다. 문의 ☎02-732-7241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