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미술 경매시장]서울옥션·K옥션, 도약 발판 마련
박수근 탄생 100주년의 해, 다양한 이슈와 특수 기대
[서울=CNB]왕진오 기자 = 지난 한 해 동안 미술품 경매시장은 경기침체 여파로 인해 전년도에 비해 170억 가량 하락한 720억 748만 원의 낙찰총액을 기록했다.
한국 미술품 경매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서울옥션과 K옥션은 지난해 연말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를 위한 특별경매의 100% 낙찰 등 경매특수와 컬렉터들의 반응을 통해 2014년 경매시장의 분위기를 조심스럽게 회복세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서울옥션이 홍콩에 진출한 지 5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도 한 몫 한다. 지난 12월 29일 홍콩법인 매출이 2012년 118억 보다 27% 늘어난 153억을 기록했다. 또한 11월 열린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토마토와 추상'이 1929만 홍콩달러(26억 4000만원)를 기록 한국 경매회사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울옥션 이학준 대표는 2014년 경매 시장에 대해 "침체국면은 벗어난 것 같다. 활성화를 기대해도 좋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연말 전두환 컬렉션 경매가 모멘텀을 제공한 것 같다고 말한다. 시장상황이 2007년도 호황기를 주도했던 이우환, 김환기, 오치균, 사석원, 김종학 등 5인방들이 다시금 활발하게 거래가 되는 것과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박수근 화백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올해 그를 재조명하는 다양한 이슈가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에 상황이 좋아질 것이는 전망이다.
서울옥션은 홍콩법인이 처음으로 흑자전환이 된 것을 경기 회복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여기에 김환기, 이우환, 김창열 등의 작품이 동남아시아 고객들에게 꾸준하게 소장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홍콩을 발판으로 아시아시장을 공고히 하렵니다. 한국 근대 작가 위주로 시장을 꾸준히 공략한다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고 밝혔다.
서울옥션의 2014년 경매 아이템과 방향에 대해서는 "예금보험공사 컬렉션과 전두환 컬렉션의 특수는 지나갔다. 자체적으로 기획경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좋은 작품들의 발굴과 소장가들이 오랫동안 보관하던 고미술품등을 시장으로 나오게 만들어 틈새시장 공략을 적극적으로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한다.
K옥션 이상규 대표는 "올해는 좋아질 때도 됐다. 세계 미술시장을 보면,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회복기를 보이고 있는데, 한국만 늦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한국 미술시장이 더딘 회복세를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외부적인 변수가 많은 것 같다. 비자금 관련, 재벌 관련의 악재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컬렉터들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지갑을 열지 않게 만든 것 같다"며 "전두환 컬렉션 경매를 계기로 불안한 심리가 많이 해소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술품 컬렉션에 대한 나쁜 시선만 없애고, 정부도 미술품이 비자금의 온상이라는 것은 극히 일부라는 시각이 일고 있어서, 반등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경매는 학습의 과정이라 말한다. 미술품 컬렉션은 당장의 돈이 되는 것이 아니라며, 돈을 쫓는다면 다른 투자처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자신의 재력 범위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즐기고 좋아서 하는 것이라는 의식이 넓어지기를 희망한다.
“침체국면 벗었다, 기대해도 좋다”
또한 경매사는 중개를 하는 입장이기에 위탁자와 구매자 양측이 모두 즐거웠으면 좋겠다. 경매가 거리감이 있는 것이 아니라 능력 범위에서 즐기는 그런 문화가 자리 잡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아직 국내 미술경매시장이 작고 특수하기 때문에 대중과 공유하기에는 거리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누구나 즐기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특색 있는 경매를 발굴해 시장 유입 인구 확대를 꾀할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 전한다.
2014년을 맞은 양대 경매회사의 수장들은 미술이 사회에 긍정적인 계기를 주고, 세계 속에 우리문화를 알리려는 아이템이 소홀했던 것 같다고 말한다. 케이 팝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현재 순수 예술의 기본이 되는 미술의 역할도 제대로 조명하고,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다양성이 인정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피력했다.
- 왕진오 기자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