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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종 공공미술 이야기]공공예술 활성 요건은 큐레이터 육성과 발굴

예술가와 시민의 의지를 보존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큐레이터 육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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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8호 장수종 Meta Space Media Lab 연구소장⁄ 2014.03.03 13:08:39

미국에서 아이웨이웨이(Ai Weiwei)의 작품 파손 소동이 발생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영국 테이트모던에서 한 아이가 도널드 저드의 작품에 올라탄 일이 발생해 미술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작품의 가격은 물론이고 대형 미술관에서도 작품 관리문제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공공장소에 설치된 공공미술의 관리실태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 언론에서는 거리의 쓰레기통이 되어버린 공공 조형물의 사후 관리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예술가들의 막연한 생계를 뒤로 한 채 도시의 미화 정책 속에 법규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급기야 강제된 예술의 현실을 반영하는 양태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관련자들의 처벌이나 적발 중심의 시민 계도 정책이 아니다. 이러한 증상들을 통해 우리의 사회와 공공미술의 개념을 바닥부터 다시 고찰해야 한다. 우리가 공공미술 작품으로 인식하는 조형물들은 사실 고대부터 종교와 국가의 권력 숭상의 도구로 출발해 위정자들이 허세를 채워주던 허영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시민사회에 들어오면서 개인과 개인, 개인과 장소 그리고 개인과 사회의 유대를 연결시키는 매개체로 발전됐다.

따라서 공공미술은 미술관에 있던 작품을 야외에 설치해 단순히 사적 소유물을 공공장소에서 대중들에게 노출시켜 시민들에게 자선을 베푸는 것이 아니다. 예술작품을 매개로 한 소통의 장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건전한 시민의식을 고취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공공선에 기여하는 다양한 유무형의 의지를 포함한다.

도시 시설물과 놀이터, 문화시설, 더 나아가 관광 프로그램, 그리고 연구 프로젝트까지 시민들의 연대의식을 고취 시킬 수 있다면  공공 미술 개념이 확장될 수 있다. 따라서 공공 미술은 시민들의 삶의 터전에서 구축되어 시민들이 향유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지리 입지와 건축 조경, 안전을 고려하는 기술적 조사를 넘어 실제적으로 수혜 당사자인 주민과 시민의 요구를 파악하는 조사 작업은 아예 정산 항목에도 포함되지 않고 논의 대상에도 오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더 나아가 개인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 그리고 우리 사회의 현실에 대해 질문을 던져야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고찰은 없다. 언제나 예술가들의 생존과 실행의 현실성 부재라는 이유로 묵살되거나 배격되곤 한다.

알 수 없는 공모와 뻔한 입찰, 짧은 제작기간, 주먹구구 설치 과정 그리고 방치된 작품들 속에서 예술가들은 단순히 이름만 내주는 바지 사장으로 전락하고 만다. 기획자는 굴욕적인 하도급 업자가 되는 관행으로 시민은 언제나 소외되고 있다. 작품들이 쓰레기장으로 변하는 것은 언제나 계도의 대상이 되는 시민의 무지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미디어의 발달과 정보 통신의 비약적 발전으로 한국의 교양 지식과 시민의식은 그 어느 국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세상 물정에 밝고 눈치 빠른 자들이 모든 정보와 지식을 독점했다. 하지만 이제 는 정책에 대한 정보를 넘어 모든 개개인의 정보까지도 공개되는 투명한 사회에 접어들었다.

조형물사업은 일부 작가와 시공업체 그리고 건축주와의 담합의 통로로 이용된다. 지역재생 취지의 시장살리기는 부동산 투기의 온상으로 변질된다. 협동조합은 정치적 선발대로 악용된다. 레지던스 열풍은 알 수 없는 욕망의 근원지로 커져 버린다. 


공공미술은 시행 부조리와 관리 부족에 시달려

그리고 벽화 그리기로 상징되는 마을 미술 프로젝트, 꽹가리로 시작되어 막걸리로 마무리되는 시민 축제, 그래피티로 시작해 팝아트로 끝나는 모두 같이 따라 그리는 대중미술 등 수 없이 많다. 그리고 기업 제품 포장지 개선 사업으로 성장한 협업 광풍이 부쩍 기형적으로 확장된 공공 미술의 양태는 오히려 정부 기관과 관련 전문가들의 오만에서 비롯된 야심의 그림자일 것이다.

그러나 어느 사회나 부조리는 없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예술가는 단순히 돈 때문에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음악이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거나 흥을 북돋아 주는 것이라면 미술은 인식을 전환시켜 의식을 각성하게 도와주는 것이다. 예술가의 사명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일 수 도 있다. 즉 예술가는 꿈을 꾸기에 살아가는 존재이다. 그 꿈은 누군가의 마음의 평온을 자신의 작품을 통해 조금이라도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이다.

시행 부조리와 유지 관리 부족이라는 공공미술의 현주소에서 시민의 향유 문제를 논하기 이전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따로 있다. 시민들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는 예술가와 시민의 의지를 보존하고 향유할 수 있게 하는 큐레이터들을 육성하는 것이다.

그들이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활성화 된다면 방향을 잃은 우리의 공공미술도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장소로 발전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껏 공공미술에 참여한 다양한 전문가와 많은 예술가의 노력들이 의미가 있는 걸도 모르기 때문이다.

- 장수종 Meta Space Media Lab 연구소장 (정리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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