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뉴스 - ‘뮤지엄 산’ 바꾼 한솔뮤지엄]기업이미지 탈피, 문화공익성 살려
40명 작가 150점 작품 걸린 ‘진실의 순간: 한국화와 판화’전 관심
▲‘뮤지엄 산’ 개관 2부전시 전경. 사진 = 뮤지엄 산
(CNB=왕진오 기자) 지난해 강원도 원주시 한솔 오크밸리에 둥지를 튼 한솔뮤지엄이 ‘뮤지엄 산’(MUSEUM SAN)으로 이름을 변경하고 ‘진실의 순간: 한국화의 판화’전을 마련한다. 한솔그룹 이인희(86) 고문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총 40명 작가 15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9월 14일까지 열린다.
노수현, 변관식, 이상범, 허백련, 박노수, 서세옥, 성재휴, 장우성, 김기창, 박래현, 박생광, 천경자, 이응노 작가들의 한국화와 김봉태, 김차섭, 이항성, 윤명로, 정규, 한묵, 황규백, 이성자, 장욱진 등 19인의 판화가 작품이 청조갤러리 1,2,4 전시장에 걸린다.
뮤지엄 산의 청조갤러리는 20세기 한국 근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소장하고 있다. 이인희 고문이 오랜 기간 모아온 개인 컬렉션에서 출발해, 더 많은 이들과 예술의 감동과 문화적 가치를 향유하고자 문화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개관 2부로 진행되는 ‘진실의 순간’전은 뮤지엄의 철학과 전시의 성격을 집약적으로 담은 것으로 Museum SAN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작가들의 작품에 집중해 예술혼을 담고 쏟아내는 순간은 의심할 수 없는 진실의 순간일 것이다. 작품에서 마주하게 되는 것은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넘어서 진실한 순간 그 자체이며, 진실성이 지닌 힘은 고스란히 감동으로 전달된다.
▲뮤지엄 산 스톤가든 전경. 사진 = 왕진오 기자
이상범, 변관식, 장우성, 천경자, 서세옥, 이응노 등 한국의 전통 수묵을 독자적으로 계승, 발전시킨 작가들과 전통 판법의 조형성을 살린 정규, 최영림, 오윤 작가부터 ‘신 미술’로서의 판화의 부흥을 이끈 김봉태, 황규백, 박래현 작가까지 다양하다.
변관식의 4미터짜리 ‘무장춘색’과 이응로의 추상시기 대표작은 이번 전시의 백미로 꼽힌다. 문인화 정신에서 출발해 한국화의 현대적 근간을 마련한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현대 한국화의 다양하고도 풍요로운 내면을 엿볼 수 있다.
판화 작품으로는 황규백의 섬세한 메조틴트 판화 전 작품이 특별 공간에 마련된다. 미쉘 뷔토르의 詩와 이성자의 그림이 만난 20세기의 ‘시서화일치’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
총 40여 명 작가의 150여 점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근현대 시기 한국미술가들이 성취한 노고와 열정의 기록을 보여준다. 더욱이 수년에 걸쳐 수집, 보관된 소장품들은 20세기 한국의 주요 문화와 시대적 반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한편 전시장 소방시설문제로 5개월간의 재정비를 거친 제임스 터렐관이 한층 시설을 확대하여 지난 3월 29일부터 관람객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간츠펠트와 웨지워크 작품을 업그레이드해 관람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4월 신규 프로그램인 일몰, 6월에는 스페이스 디비전이라는 신규 프로그램이 스카이 스페이스에 추가되어 아시아 최대 상설 제임스 터렐관으로 새롭게 관람객을 맞는다.
▲워터가든에 설치된 알렉산더 리버만의 ‘Archway’작품. 사진 = 왕진오 기자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소장품도 선보여
한솔뮤지엄이 ‘Museum SAN’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새로이 변경된 Museum SAN은 뮤지엄 자체를 보다 직관적으로 표현한 이름이다. Museum SAN의 ‘SAN’은 산(山)과 같은 음을 지니기 때문에 그 뜻을 한 층 더 잘 살릴 수 있게 된다.
이것은 뮤지엄이 산 정상에 놓여있고 뮤지엄 어느 곳에서나 산을 볼 수 있는 지리적인 특수성을 반영한 것이다.
SAN은 Space, Art, Nature와 Slow Art and Nature 두 가지로 표현된다. 뮤지엄의 특징인 Space (안도 타다오 건축, 제임스 터렐관 등), Art (예술 작품), Nature (뮤지엄을 둘러싼 아름다운 자연 풍경 및 가든)를 보다 직관적으로 표현한 이름이며, 슬로우 뮤지엄이면서 자연의 품에서 사색할 수 있는 Slow Art and Nature 뮤지엄의 특성을 담고 있다.
새로 변경된 이름은 공간과 자연을 담은 복합 문화공간으로서 새로운 뮤지엄 문화를 선도하며, 뮤지엄이 나아갈 비전과 미래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다.
로고는 미술관을을 둘러싼 아름다운 산자락과 워터가든에 비치는 풍경의 그림자를 적용시킨 것으로 대자연의 품에 녹아있는 미술관의 성격을 더욱 부각시켜 준다. 새로 변경된 이름과 로고는 뮤지엄의 느낌과 성격을 관람객에게 보다 잘 전달하고, 자연과 예술을 담은 뮤지엄의 차별성을 실현하는 바탕이 될 것으로 보인다.
Museum SAN은 한솔 기업이 만든 뮤지엄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뮤지엄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공익 목적 실현의 다양한 접근을 용이하게 할 것이다. ‘Museum SAN’으로 거듭난 공간에서 자연과 예술이 살아 있는 대표 뮤지엄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 왕진오 기자
왕진오 기자 wangp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