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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아픔이 아직도 아물지 않았지만, 6·4지방선거는 예정대로 치러진다. 선거판 당락의 희비가 엇갈릴 때쯤이면 브라질월드컵이 열린다. 세상만사 변화무쌍한 희로애락과 흥망성쇄의 연속이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빛과 그림자는 상존한다.
2014브라질월드컵은 60억 지구촌 축제이자 기업들의 총성 없는 전쟁터이다. 현대·기아차는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파트너에 이름을 올렸다. 소니와 아디다스, 코카콜라, 에미레이트항공, 비자카드 등 글로벌 기업 6개만 선정됐다. 이들 기업이 매년 FIFA에 지불하는 마케팅 권리 금액은 3억7000만 달러(3879억원)에 달한다.
스마트폰 다음의 차세대 미래 성장동력은 스마트카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선수에게는 올림픽이 최고의 이벤트지만, 후원 기업과 국가에게는 월드컵이 더 큰 대회’라고 평가했다. 현대·기아차가 그동안 월드컵을 통해 거둬들인 것으로 추산되는 유무형의 경제적 효과는 엄청나다. 2002년 한일월드컵 6조원, 2006년 독일월드컵 10조원, 2010년 남아공월드컵 20조원이다. 올해는 그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FIFA 공식 후원사로서 월드컵 기간 모든 차량을 독점 지원한다. 모두 1700대가 투입된다. 귀빈용 최고급 세단과 본선 진출 32개국 선수단용 버스 및 승합차, 자원봉사자용 차량 등이다. 플래그십 세단 에쿠스부터 제네시스, K9, 현지 전략 차종인 HB20 등이 총동원된다. 전 세계 48개국에서 시승행사도 갖는다. 중남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브라질월드컵이 지구촌 축제의 블랙홀이라면, 글로벌 산업의 블랙홀은 미래형 스마트카시장이다. 자동차는 이제 운송수단에서 소프트웨어기술이 축약된 전자기기로 탈바꿈했다. 스마트폰 다음의 미래 성장 동력은 스마트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시장규모는 225조원이지만 3년 후 28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는 지금 미래 스마트카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다. 최첨단 정보기술과 완성차업계의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국내업체간 연합전선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 업체와의 소프트웨어기술 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가 삼성·LG 등 국산 소프트웨어를 장착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고민이다.
현대차 장착 소프트웨어는 구글·애플 등 외산 일색
글로벌 5위 현대차는 6월 1일부터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신형 LF쏘나타에 ‘애플 카플레이’를 장착한다. 차량용 소프트웨어 카플레이는 아이폰을 통해 전화나 문자 송수신, 지도검색, 음악듣기는 물론 음성인식 서비스까지 할 수 있다. 멀티미디어시스템은 주행하면서 사용이 가능한 신개념 기술이다. 제네시스 2015년 모델엔 구글 운영체제를 탑재하기로 했다.
소프트웨어기술에서 앞서 있는 애플과 구글은 글로벌 자동차업체들과 경쟁적으로 기술제휴를 하고 있다. 구글이 도요타를 영입하자 이에 질세라 애플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를 자기 진영으로 끌어들여 맞서고 있다. 완성차업체들도 스마트카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해 글로벌 IT업체와 기술제휴를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우리만 한참 뒤쳐있는 것이다.
정규원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미래연구실 차장은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이나 갤럭시노트처럼 자동차 밖에서 경험했던 IT 기반 기술을 자동차 안에서도 활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분야의 대가 레이 커즈와일은 ‘특이점이 온다’는 책을 통해 15년 후 뇌 성능과 다름없는 인공지능시대를 예견했다. 스마트카는 인공지능과도 결합해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카시장은 글로벌 미래 산업의 각축장이다. 현대차가 삼성·LG와 연합전선을 구축해야 시너지가 발생하고 국익창출이 배가 된다. 벤처 붐이 일어난 지 10년이 지났다. 인체와 마찬가지로 소프트웨어 생태계 복원이 시급하다. 허하면 보해야 튼실해진다. (허실보사 虛實補瀉)
- 김경훈 편집인 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