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데스크 칼럼]삼성·현대차 공장 해외이전 문제없나?“IT는 두뇌유출…일자리 외국에 뺏긴다”

  •  

cnbnews 제384호 김경훈 편집인 겸 편집국장⁄ 2014.06.26 08:59:29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세계는 지금 브라질월드컵 열풍이다. 국경을 초월하고 이념과 세대를 아우른다. 운동장과 광장엔 월드컵 애국심이 깃든다. 러시아와 첫 경기가 열린 날, 시내 곳곳은 단체응원으로 활기찼다. 세월호 참사로 실의에 빠진 대한민국이 들썩였고, 기업마케팅도 치열하게 펼쳐졌다.

월드컵 앞에서는 보수와 진보, 당리당략과 지역갈등도 없다. 월드컵 응원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는 사회통합과 활력의 원천이다. 꿈이 이뤄지는 소통의 용광로다. 행복지수가 상승하고 성취감도 증대된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과 한국스포츠산업경영학회가 월드컵 단체응원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내놨다. 자세히 보면 흘려버릴 수없는 함의(含意)가 있다.     


세계화에 성공한 월드컵…다시 보는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월드컵 단체응원을 통한 국가와 기업의 브랜드 홍보효과는 1조 3500억원에 달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로 국민의 84%가 생활이 즐거워졌다고 답했다. 민간소비 확대와 생산유발효과도 컸다. 월드컵이 열린 지난 2002년, 2006년, 2010년은 국내 가계소비가 전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월드컵 공식 후원사 현대·기아자동차 주가는 각각 43%, 152%로 급등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브라질월드컵에서 방송중계료 등 4조원 규모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경기장 건설과 인프라 확충에 12조원을 쏟아 부은 브라질이 얻을 경제적 효과는 미지수다. 세상만사 재주 부리는 곰과 돈 버는 사람이 따로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해 기준 FIFA 랭킹 57위다. 본선 진출 32개국에 랭크된 것만 해도 따지고 보면 절반의 성공이다.

‘지구촌 축구전쟁’ 월드컵은 양면성을 지닌다. 세계화에 가장 성공한 이벤트지만 폐쇄적 민족 정체성이 극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일부에선 세계화가 오히려 민족의 정체성을 사라지게 한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월드컵을 통해 민족주의는 가장 강력하게 발현되고 있다. 세계제1의 이벤트로 자리잡은 월드컵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퓰리처상을 받은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저서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를 통해 글로벌과 로컬의 균형발전을 역설하고 있다. 최첨단 자동차 렉서스는 글로벌의 상징이다. 올리브나무는 민족과 전통의 로컬이다. 시대적 흐름인 글로벌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렉서스로 대표되는 문명의 혜택에서 멀어진다. 뒷산에서 올리브나무를 재배하는 데 만족해야 한다.  


경직된 노사관계와 비싼 땅값…해외에 일자리 몇 만개 내줬다

브라질월드컵 열풍을 보면서 글로벌과 로컬,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를 떠올린 건 다름 아니다.  세계화 추세에서 오히려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이 날로 추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공장은 해외로 이전하고, 벤처·IT산업은 두뇌유출이 심각하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물량과 일본의 품질 사이에 낀 샌드위치 형국이다. 이젠 일자리마저 해외에 뺏기고 있다. 심각한 국부유출이다.

삼성전자가 생산설비나 공장을 증설한다는 뉴스를 접한 지 오래됐다. 2012년 6월 화성반도체 12라인이 마지막인데 아직도 진행 중이다. 2012년 중국 낸드플래시공장, 2013년 베트남 휴대폰공장과 대조적이다. 몇 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해외로 간 셈이다. 현대자동차도 1990년대 말 아산공장이 마지막이다. 중국엔 베이징에 이어 충칭에 4번째 공장을 짓고 있다.

LG전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해외 고용인원이 국내를 앞질렀다. 2013년 말 기준 전체 고용의 44%만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경직된 노사관계와 비싼 땅값이 결국 대기업을 해외로 밀어낸 셈이다. 최근엔 유럽 국가들이 파격적인 지원과 혜택을 내세워 국내 벤처·IT기업을 유치하고 있다. 일자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게임업체 모야소프트는 본사를 룩셈부르크로 옮겼다.

한국무역협회 조사결과 게임업체 80.5%가 해외이전에 찬성하는 걸로 나왔다. 각종 규제에 성장이 막힌 벤처·IT산업의 현주소다. 광장에서 분출되는 월드컵 열풍을 국익창출로 승화시키자.  글로벌과 로컬을 아우르는 장기적인 안목과 전략이 답이다. (교자체신 敎子採薪) 

- 김경훈 편집인 겸 편집국장

관련태그
CNB  씨앤비  시앤비  CNB뉴스  씨앤비뉴스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