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작가 활약 두드러져, 최고가 작가는 18억여원 이우환
▲서울옥션 전두환 전대통령 컬렉션 경매현장. 사진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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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왕진오 기자) (사)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가 아트프라이스와 함께 2014년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 거래량을 세부 항목별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대상은 국내 8개 경매사인 서울옥션, K옥션, 마이아트옥션, 아이옥션, 에이옥션, 옥션단, 아트데이옥션, 꼬모옥션 등으로 2014년 1월부터 6월까지 조사했다.
고미술 및 현대미술을 포함한 국내 상반기 경매 총 출품작은 5935건에 66%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경매사별 거래량과 비중도를 비교하면 출품작 수는 ‘서울옥션 797건, K옥션 1365건, 아이옥션 715건, 마이아트옥션 299건, 에이옥션 1093건, 옥션단 697건, 아트데이옥션 525건, 꼬모옥션 444건’이다.
이번 조사결과 낙찰가격 기준 50순위에는 1위 이우환(From Line, 18억 885만 원, 서울옥션 홍콩), 2위 추사 김정희 (시우란, 10억 4000만 원, 마이아트옥션), 3위 이우환 (From Point No.77022, 9억 1314만 원, 서울옥션 홍콩), 4위 청동종(7억 9000만 원, 마이아트옥션), 5위 앤디워홀(Dollar Sign, 6억 8525만 원, 서울옥션 홍콩), 6위 요지연도(6억 6000만 원, 마이아트옥션), 7위 김환기(Echo, 6억 3967만 원, 서울옥션 홍콩), 공동 8위 김환기(봄의 소리, 6억 1000만 원, K옥션), 김환기(섬, 6억 1000만 원, 서울옥션), 10위 로버트 인디애나(LOVE(gold-red), 5억 2000만 원, 서울옥션) 등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최고가를 기록한 이우환(78)의 ‘From Line’은 흰 캔버스 위에 같은 굵기의 주홍색선으로 반복적으로 그어내려, 기교나 각색, 인위저긴 것을 최소화 하고 본질만 남기는 서양의 미니멀리즘을 동양적 사고와 감성에 근거하여 재해석한 작품이다.
최저추정가 10억, 최고추정가 15억으로 책정되어 HKD13.692.000(한화 약 18억 885만 원)에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낙찰됐다. 100호 주홍 라인이 경매에 소개된 것은 처음이며, 이우환의 70년대 ‘라인’시리즈 중 주홍색 안료를 사용한 작품은 손에 꼽힐 정도로 매우 드문 케이스로 귀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2위에 랭크된 추사 김정희의 ‘시우란’은 제주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시절에 그린 대표적인 난초 그림이다. 아버지의 귀양살이를 돕기 위해 찾아온 서자 상우를 위해 김정희가 그린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마이아트옥션에서 거래된 이 작품은 경매 시작 전부터 화제를 모으며 출품되어 10억 4000만 원에 낙찰됐다.
낙찰총액 기준 작가별 1위는 41억 3581만 원을 기록한 이우환이 차지했으며, 총 33점이 출품된 가운데 22점이 낙찰되어 67%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2위는 김환기 33억 9786만 원(24점 중 19점 낙찰, 79%), 3위 오치균 17억 7964만 원(42점 중 36점 낙찰, 86%), 4위 쿠사마 야요이 17억 4218만 원(37점 중 33점 낙찰, 89%), 5위 김창열 16억 773만 원 (35점 중 28점 낙찰, 80%)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우환은 낙찰 총액뿐만 아니라 낙찰가 1위를 차지하면서 현존하는 국내 현대미술의 거장다운 면모를 보였다. 이우환은 2014년 베르사유 궁 현대미술작가 초대전에 선정되는 등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그로 인해 74%(34점 중 25점 낙찰)였던 작년 상반기에 비해 다소 하락한 67%(33점 중 22점 낙찰)의 낙찰률에도 불구하고 낙찰총액은 12억 9851만 원에서 41억 3581만 원으로 3배 이상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낙찰총액 20순위 안에 랭크된 국내외 주요작가의 거래량을 별도로 구분한 결과 20순위 내 국내작가는 16명으로 전체 낙찰가의 43.7%를 차지했으며, 해외작가는 4명으로 9.4%를 차지했다.
▲마이아트옥션에 출품된 추사 김정희의 시우란. 사진 = 왕진오 기자
이 가운데 총 출품작 26점 중 25점이 K옥션 3월 12일 전두환 전 대통령 특별경매에서 낙찰되면서 낙찰총액 9위에 랭크된 서양화가 김홍주가 눈에 띄었다. 작년에 이어 단 4점의 낙찰작품에도 불구하고 ‘정조국문어필첩’ 등의 굵직한 작품으로 총액이 급등한 정조도 20순위 내에 이름을 올렸다.
작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낙찰총액 50순위에서 해외작가 비율이 낮아졌다는 점이다. 쿠사마 야요이와 로이리히텐슈타인이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던 작년 연말 결산 결과와 비교해 올 상반기에는 국내작가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특히 이우환을 비롯해 김환기, 오치균 등의 국내 작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상위 1~3순위 작가의 총액 합산이 93억 1332만 원으로 전체 총액 중 22.5%를 차지하며 국내 작가 중에서도 몇몇 작가의 편중현상이 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작년 대비 해외작가 비중 낮아져 눈길
낙찰 작품 수를 기준으로 10위까지의 순위를 살펴보면, 1위 김기창 59점(84점 출품, 낙찰률 70%), 2위 변종하 40점(51점 출품, 낙찰률 78%), 3위 오치균 36점(42점 출품, 86%), 4위 이왈종 34점(43점 출품, 낙찰률 79%), 공동 5위에 랭크된 쿠사마 야요이 33점 (37점 출품, 89%), 이대원 33점 (45점 출품, 73%), 김종학 33점(52점 출품, 63%), 8위 김창열 28점 (35점 출품, 80%), 9위 허건 27점(48점 출품, 56%), 10위 김홍주 25점(26점 출품, 96%)등으로 나타났다.
낙찰 작품 순위에 있어서는 작년에 이어 계속해서 낙찰 작품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운보 김기창(2013 연말결산 낙찰 작품 수량 1위, 총 104점)이 단연 눈에 띈다. 산수, 인물, 화조, 추상 등 한국화의 모든 영역에서 탁월한 작품을 남긴 김기창은 생전에 4000여 점 이상의 작품을 남겨 시장에도 작품이 많이 나와 있는 상태인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단절된 고려청자의 비법을 재현하는 일에 평생을 바친 해강 유근형의 경우 낙찰총액은 높지 않지만 작년(35점 출품 중 35점 낙찰)에 이어 낙찰률 100%를 기록하며 출품된 21점 모두 낙찰되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처럼 낙찰 작품 수로 본 작가별 순위는 낙찰총액이나 낙찰가가 아닌, 시장에서의 빈번한 거래량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왕진오 기자
왕진오 기자 wangp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