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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윤 일병 사건과 한국군 아킬레스건 “군 복무단축 포퓰리즘 공약이 원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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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92호 김경훈 편집인 겸 편집국장⁄ 2014.08.21 09:21:45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윤 모 일병 구타 사망사건이 발생한 육군 28사단은 임진강이 지나는 경기도 연천에 있다. 대부분 평야지대여서 간첩침투가 빈번하다. 1953년 부대 창설 후 대간첩작전을 44회 수행해 63명을 사살했다. 접경지역에 지상과 수중이 포함돼 있어 경계근무 스트레스가 심하다.

경계근무에 대한 피로도가 높다보니 사건사고도 많다. 최근 동반 자살한 관심병사 두 명의 소속 부대도 28사단이다. 최전방초소(GP)와 내무반 총기 난사사건도 빚어졌다. 병사뿐 아니라 장교가 관련된 사건도 많다. 1959년 대대장이 훈련방식에 불만을 품고 사단장을 사살했다. 2012년에는 대위가 무장 탈영해 여자 친구와 싸우고 소총으로 목숨을 끊었다.


대간첩작전 63회 수행한 육군 28사단…경계근무 스트레스 높아

28사단 최전방 GP는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몇 백 미터 떨어져 있다. 일촉즉발의 화약고에서는 북한군 숨소리까지 감지된다. 바다의 섬이나 다름없는 고립무원의 땅이다. 불철주야 긴장과 침묵의 연속이다. 60만 장교와 병사인 장병(將兵)들의 눈물과 땀, 피가 서려 있다. 병영에서 빚어지는 일련의 사건사고는 우리 모두의 비극이다. 정예 강군의 치욕스런 이면이다.

윤 일병 사건을 계기로 병영문화를 개선하자는 목소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비록 늦었지만  수면 위로 떠오른 건 다행이다. 누구나 공감하는 최선의 방안을 찾기 바란다. 군은 사기를 먹고 자란다. 군 인권보호는 최고의 가치다. 병영문화 개선 없이 전투력 향상은 없다. 군의 목표는 북한군과 싸워 이기는 거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병영문화 개선 방안 중 병사들의 휴대폰 보급과 모병제 도입이 주류를 이룬다. 휴대폰은 소통의 산물이니, 구타와 가혹행위 방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안문제만 해결된다면 전향적으로 결정했으면 좋겠다. 모병제로 전환하려면 1인당 GDP 3만 달러가 넘어야 가능하다는 분석이 있다.(현재 2만3837달러) 부족한 병력을 대체할 예산 확보가 관건이다. 

분단국가에서 국방만큼 중요한 화두는 없다. 일련의 병영 일탈 사고에서 근본적인 원인과 대책을 찾아야 한다. 먼저 전우애를 살려야 한다. 아끼고 보듬는 공동체의식의 복원이다. 다음은 미군이 우리를 지켜준다는 안이한 국방인식을 바꿔야 한다. 우리가 아니면 안 된다는 간절하고 절박함이 우선돼야 한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훈련을 통한 역량강화가 절실하다.


군 복무단축이 시혜인가?…무책임한 공약이 병영체계 무너뜨려

장교와 병사는 우리 몸으로 보면 머리와 손발이다. 부사관은 몸통이다. 유기적으로 잘 어울려야 건강하다. 그러나 곳곳에서 이상 징후가 발생하고 있다. 책임감과 희생심이 희박해지고 있다. 특히 우수 장교 지원 인력의 감소는 우리 군의 아킬레스건이다. 초급장교의 근간을 이루는 학사·학군장교 지원율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 최근 미달사태도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현재 우리 군의 간부자원(전문하사 포함)은 18만7000명으로 29.5%를 차지하고 있다. 장교와 마찬가지로 부사관 경쟁률도 하락추세다. 같은 공무원급인 순경공채에 비해 한참 뒤진다. 이는 정치권의 포퓰리즘과 관련이 있다. 병사의 복무기간 단축은 대선 공약의 단골메뉴다. 무책임한 정략적 접근이 상대적으로 장교 지원을 위축시키고 병영체계의 기본 틀을 무너뜨렸다.  

우리나라는 지구상 마지막 분단국가다. 올해 국방예산에 드는 세금은 35조를 넘는다. 우리 장병들은 든든한 버팀목이다. 군은 그들을 최고의 고객으로 대접해야 옳다. 병영문화의 제도적 개선은 사랑과 배려가 깃들어야 한다. 병역의무까지 손대는 거대 담론은 그 다음 문제다. 

염전에서 소금 한 줌 얻으려면 바닷물 100바가지와 염부의 땀 1000방울이 있어야 한다. 소금이 짠 이유는 염부의 땀 때문이라고도 한다. 염전의 염부와 병영의 장병들이 흘린 땀 덕분에 우리는 행복하고 안전하다. 병영문화 개선은 눈높이를 맞추는 배려에서 출발해야 한다.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하게 해서는 안 된다.(기소불욕 물시어인 己所不慾 勿施於人)

- 김경훈 편집인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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