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엘르·암웨이미술관 등 신진작가 전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금영 기자) 누구에게나 신인 시절이 있다. 그 시절 가졌던 열정과 포부가 현재까지도 작품 활동을 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된다는 유명 스타 작가의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2015 신년을 맞아 열정을 작품에 담아내는 신진작가들의 작품전들이 열리고 있어 주목된다.
‘잔혹동화’로 부조리한 현실 꼬집는 젊은 작가들
국립현대미술관 ‘젊은모색 2014’전
국립현대미술관은 신진 작가들의 실험정신과 독창적인 작품을 소개하는 ‘젊은모색 2014’전을 과천관에서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미술관 전체 학예직을 대상으로 다양한 분야의 신진 작가들을 추천받고 내부 선정위원회의를 거쳐 최종 선정된 작가 8명이 회화, 한국화, 설치, 영상, 퍼포먼스 등 약 4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들은 현실적인 사건이나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향해 노골적인 일침을 가하기보다 작가 특유의 상상력과 현실을 적절히 혼용해 ‘잔혹동화’와 같이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경향을 작품에서 담는다.
김하영은 빠른 속도로 발전해나가는 현대 과학기술이 현대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주목한다. 김도희는 어린아이의 오줌을 수차례 장지 위에 물들인 ‘야뇨증’에서 어린아이의 악몽이 오줌으로 배출되듯이 현실에서 은폐되고 설명되지 않았던 경험들을 지목한다. 노상호는 거리에 리어카를 개조해 만든 ‘메르헨 마차’로 일상에서 수집한 이야기와 이미지를 기반으로 허구의 이야기를 만든다.
조송은 사회에 만연해 있는 이기심, 욕망, 질투, 상대적 우월감 등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동양의 전통재료인 먹을 이용해 표현한다. 윤향로는 젊은 세대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중문화에 집중해 이미지들을 조합하고 그 간극에서 파생되는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낸다. 오민은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반복적 의식, 일상적 패턴 등을 관찰하고 이러한 규칙에서 발생하는 다소 불편한 균형을 주목한다.
권용주는 싸구려 건축자재, 공사 폐기물 등처럼 버려진 부산물들을 이용해 하나의 거대한 인공 폭포를 만들어, 개인이 사회 안에서 생존하는 방식과 그 흔적을 표현한다. 김웅용은 영화를 구성하는 오디오, 영상, 컷 등의 요소들을 콜라주 하듯 뒤섞어 배치하고 재편집해 낯섦, 기괴함, 친숙함을 혼재시킨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젊은 세대의 풍부한 상상력으로 여러 가지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작품들을 살펴봄으로써 우리 미술에 나타난 젊은 정신과 향후 미술의 가능성을 촉발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3월 29일까지.
신진 작가 9명이 보여주는 작품의 조화
갤러리 엘르 ‘미래를 보다’전
갤러리 엘르는 연 1회 여는 ‘미래를 보다’전을 통해 신진작가 선정전을 진행하고 있다. 갤러리 엘르는 “숨겨진 유망 작가를 발굴해 대중들에게 소개하고 젊은 작가들의 활동영역을 넓히기 위해 기획된 전시”라며 “개성이 다른 신진작가들이 모였기에 관람객들 또한 보다 다양한 시선으로 전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는 고인재, 김명선, 김선미, 지유라, 김선혁, 노희진, 박성수, 박이지, 이지선까지 총 9명의 작가가 선정됐다.
‘살고싶은 집, 가고싶은 집, 추억의 집’ 시리즈로 어릴 적 향수를 불러오는 작업을 하는 지유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과 같이 동화풍의 페인팅과 공예작품을 표현한 김명선, 삶 속에 지쳐 상처 입은 자아가 숨 쉴 수 있는 유토피아를 창조하는 고인재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김선혁은 스테인리스를 사용해 인간을 하나의 피조물로 만들어내고, 박이지는 돌가루 위에 수채기법으로 자연의 얽힘 속에 존재하는 그들만의 질서를 이미지화한 작품을 선보인다. 각기 다른 색을 갖고 있는 작가들 9명이 모여 그들만의 동·서양회화 및 조소 작품으로 조화를 이룬다. 전시는 1월 15일까지.
한·중 유망 신진작가들의 작품이 한 자리에
암웨이미술관 ‘리얼리즘 시대의 초상’전암웨이미술관의 ‘리얼리즘: 시대의 초상 - 거짓 같은 진실, 진실 같은 거짓’전엔 한국과 중국의 신진작가들이 모였다. 중국 정부에서 매해 선정하는 북경아트노바 100인 중에서 경기도미술관이 중국 작가 7명을 선정해 전시를 구성했다. 한국 작가로는 공병훈, 서완호, 정보연이 참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양국의 문화적 배경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을 통해 주제와 표현양식, 이념의 차이뿐 아니라 동시대를 살고 있는 한·중 젊은 예술가들의 뚜렷한 주제의식과 진솔한 자기성찰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공병훈,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Ⅰ, 캔버스에 유채, 162x97cm, 2011
장난감을 소재로 한 한국 공병훈 작가의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 I’, 고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중국 리바이밍 작가의 ‘고원왕사지: 옛 고향을 찾아 붓을 들어 기록하다’ 등 다양한 작품들이 출품됐다.
암웨이 미술관 김모란 큐레이터는 “한국과 중국의 신진 작가들은 서로 다른 시대적·문화적 배경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통해 다수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현대인이 고민하는 삶의 의미에 대해 새롭게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2월 17일까지.
김금영 기자 geumyou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