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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극장 팝콘’ 먹으며 명화 감상을

압구정CGV, 英 풍경화가 터너 영화 맞춰 그림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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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12-413호 김금영 기자⁄ 2015.01.15 08:56:31

▲CGV아트하우스 압구정 시네 라운지 및 지하 로비공간에서 진행되고 있는 ‘영화관 옆 전시회’. 사진 = 김금영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금영 기자) 영화 상영관으로 가는 길은 다른 영화관과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상영관 앞에 다다르자 시네 라운지와 로비 공간 여기저기에 설치된 그림들이 눈길을 끈다. 서양미술사에 ‘풍경화’란 새 장르의 문을 연 윌리엄 터너(1775~1851년) 관련 영화를 보러 온 김에 그의 그림까지 감상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다.

독립·예술 영화 전문상영관 압구정 CGV아트하우스는 영화 ‘미스터 터너’의 개봉을 맞아 ‘윌리엄 터너 풍경화전’을 1월9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작품들은 상영관 바로 앞쪽에, 편하게 쉴 수 있는 라운지와 로비에 배치돼, 어느 위치에 있어도 자연스럽게 그림이 바라보인다.

큰 소리를 내면 안 되고, 음식을 먹어서도 안 되며, 사진도 찍을 수 없는 ‘고압적인’ 분위기와 침묵 속에서, 문화인다운 자세를 유지하며 그림을 감상해야만 하는 보통 갤러리 또는 미술관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함께 의자에 앉아 팝콘과 담소를 나누며 그림을 봐도 이상하게 보는 눈초리가 없다.

▲영화 ‘미스터 터너’와 관련해 영화속 주인공인 윌리엄 터너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회가 함께 열리고 있다. 사진 = 김금영 기자


익숙한 영화관에 명화 들여놓으며 문턱 낮춰

전시된 그림들은 마구잡이로 선발된 것이 아니라 ‘노예선’(1840), ‘눈폭풍’(1812) 등 영화 ‘미스터 터너’에 등장하는 그림 위주로 설치됐다. 총 11점이 전시돼 있는데, 원본 작품은 아니지만 캔버스에 프린트돼 그런대로 원화를 보는 듯한 감흥을 일부 전달해주기는 했다.

전시를 담당하는 CGV 홍보팀 김보람 대리는 “독립·예술 영화의 경우 훌륭한 작품들이 많지만 사전 정보가 부족해 놓치는 경우가 많다. 관객들이 영화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자 영화관에서도 관련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윌리엄 터너의 1818년 작 ‘라비 성, 달링턴 백작의 거처’.


현재는 영화 ‘미스터 터너’ 상영관 앞쪽 공간에서 전시가 열리고 있는데, 앞으로 영화 ‘제네시스: 세상의 소금’이 1월 23일 개봉하면 전시 공간을 지하 1층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윌리엄 터너의 작품들이 지하 1층으로 옮겨가고 상영관 앞쪽에 새로운 작품들이 전시되는 식이다.

▲윌리엄 터너 전시회는 CGV아트하우스 압구정 시네 라운지에서 열리고 있어 휴게실에 편하게 앉아 작품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사진 = 김금영 기자


1월23일부터는 사진가 살가두 작품을 전시

김 대리는 “지하 1층 쪽으로 윌리엄 터너의 작품들을 옮겨 상설 형식으로 계속 전시하고, 상영관 앞쪽에는 ‘제네시스: 세상의 소금’의 주인공인 세바스치앙 살가두의 대표사진 10여점을 전시할 예정이다. 작가가 8년 동안 120여개 국을 돌며 지구의 순수한 모습을 담은 대규모 프로젝트 ‘제네시스’를 통해 태어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영화와 동시에 작품 감상까지 할 수 있는 기회를 꾸준히 마련하려 한다”고 밝혔다.

압구정 CGV아트하우스는 그간 상영작과 관련된 문화 전시를 열어 왔다. 2014년 10월에는 ‘한공주’, ‘똥파리’, ‘원스’ 등 주요 독립·예술영화의 ‘아트 포스터’를 전시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엔 영화 ‘미스터 터너’의 주인공인 윌리엄 터너가 전시회 주역으로 선정된 것.

▲윌리엄 터너 작 ‘전함 테메레르의 마지막 항해’(1838). 혁신적 풍경화를 추구했던 터너의 작품 세계를 느낄 수 있다.


영국의 국민화가로 불리는 윌리엄 터너는 영국 왕실로부터 인정받은 작가였지만, ‘풍경화’라는, 이전에는 유럽인들이 생각도 못했던 장르를 개척하면서 관심과 조롱을 동시에 받았던 인물이다. 신화, 역사, 성경 속 인물들만 그리던 서양화 역사에서 기껏해야 ‘배경’에 불과했던 풍경을 전면으로 이끌어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영화관 옆 전시회’의 두 포인트는 갤러리 방문을 어렵게 생각하는 관객들이 쉽게 그림 감상에 접근하게 하고, 또 영화 관련 그림을 미리 볼 수 있게 해 영화를 더 잘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다. 영화와 미술이 어우러진 이 공간에 앞으로 또 어떤 작품들이 걸릴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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