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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전시]“18세기 파리의 럭셔리로 들어오세요”

명품의 탄생을 당시 주변환경과 함께 그대로 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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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14호 왕진오 기자⁄ 2015.01.22 08:57:34

▲장식예술박물관전. ‘프티 살롱’ 피리어드 룸 전경. 사진 = 예술의전당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왕진오 기자) 프랑스 장식예술과 디자인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18세기, 프랑스 파리의 저택과 그 안에서 생활한 귀족들의 일상을 조명하는 전시회가 서울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펼쳐진다.

프랑스 장식예술의 보물창고로 불리는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이 설립 사상 최초의 해외 전시로 마련한 ‘파리, 일상의 유혹’전은 패션과 명품 브랜드의 도시로 인정받는 파리의 오늘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보여준다.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단순히 어느 누구의 집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물건이기 이전에, 물건이 우리의 일상이 되기까지 영감이 되고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이유가 되며, 또 그런 모양이어야 하는 원칙을 제시했던 장인정신의 집합체이며, 현대 디자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올리비에 가베 장식예술박물관 관장. 사진 = 예술의전당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전시 공간이다.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 내부 1000㎡가 넘는 공간에 18세기 파리 귀족의 저택을 그대로 재현했다. 저택뿐 아니라, 파리의 저택에 없어서는 안 될 장식 요소인 정원까지 연출해 놓았다

저택 공간의 모티프가 된 것은 파리에 있는 ‘프랑스 국립 로댕 박물관’. 18세기 유명한 부르주아였던 페이랑크 드 모라스의 저택으로 1728년에 건축됐다. 귀족 저택의 전형으로 평가받는 이 건물을 토대로 만들어진 전시 공간에는, 완벽하게 재단된 프랑스식 정원과 함께 18세기 로코코 양식의 화려함과 네오클래식 양식의 대칭미와 균형미가 조화를 이룬 프랑스식 저택이 펼쳐진다.

▲장식예술박물관전 전시. 사진 = 예술의전당


저택 안으로 들어가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 18세기 저택의 정원을 따라 이어진 수많은 오브제 작품들, 정원 한가운데 위치한 저택의 현관과 대기실, 침실과 살롱, 서재와 부두아(부인용 안방), 드레스 룸 등 집 내부 공간을 만나게 된다. 이른바 ‘피리어드 룸(period room)’ 기법이다.


타임머신 탄 듯한 ‘피리어드 룸’ 기법

피리어드 룸이란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이 자랑하는 전시 연출법으로 전 세계 주요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도 차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과거의 생활공간을 완벽하게 재현한 쇼윈도 안에 다양한 유물 작품을 전시해 마치 그 시대 안으로 돌아간 듯한 직관을 주는 연출 방법이다.

▲장식예술박물관전이 펼쳐지고 있는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사진 = 예술의전당


기존의 오브제 전시들이 각각의 작품들을 거대한 쇼케이스에 넣어 작품으로만 취급하면서 오브제를 둘러싼 현실을 등한시했다면, 피리어드 룸 연출법은 오브제를 그 특유의 ‘상황’ 속에서 보여줌으로써 교육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흔히 파리를 “100년이 하루 같은 도시”라고 부른다. 말 그대로, 100년이라는 긴 시간이 흐른 뒤에도 변치 않는 특성을 간직하고 있는 도시라는 의미이다. 이번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 특별전 – 파리, 일상의 유혹’은 400년 전 파리가 21세기 한국인에 보내는 유혹의 손길이다.

400년 전이라지만 그때의 모습은 현재의 우리와 매우 가깝게 연결돼 있다. 당시의 역사는 우리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지속적으로 변화 발전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 준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그 시절의 파리 사람들이 저 모퉁이를 돌아 나타날 것 같은 새로운 경험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시간여행과도 같은 문화충격을 제공할 것이다.

▲장식예술박물관전의 식당 피리어드 룸 전경. 사진 = 예술의전당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은 올리비에 가베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 관장은 “프랑스풍이라고 과감히 부를만한 독창적인 예술 문화가 빛을 발하기 시작한 중요한 시기인 18세기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첫 번째 전시다. 이 전시를 통해 ‘럭셔리’라 불리는 고급문화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고 전시 의의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작품을 설명하는 뻔한 텍스트를 굳이 나열하지 않아도 당시의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하는 최고의 전시”라고 자랑했다. 전시는 3월 2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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