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2015.04.06 10:01:55
(CNB저널=왕진오 기자) 남성 뮤지션 ‘브라운아이드소울’의 가수로 잘 알려진 나얼(37)은 마이크보다는 붓을 먼저 들고 창작 과정을 거쳤다. 계원조형예술대학 매체예술과를 거쳐 단국대학교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가 순간들을 기억하는 드로잉과 오브제를 한 화면에 담아낸 콜라주 작업 48점으로 꾸민 9번째 개인전시회 '콜라주얼 - 나얼의 방'을 서울 통의동 진화랑에서 4월 4일부터 공개한다.
‘콜라주얼’은 콜라주(collage) 기법과 작가 본인의 이름 얼(earl)을 합성해 만든 전시 타이틀이다.
작품들은 지인들로부터 얻은 흑인 생활상이 담긴 사진들을 콜라주하고, 스캔 받은 후 다시 이어붙이는 디지털 콜라주 작업을 거쳐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그들의 삶을 성경 구절에 맞춰 새롭게 드러낸다.
"서로 어울리지 않는 것의 조합이라 할 수 있죠. 작품에는 성경과 안 쓰고 버려진 것을 모아서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었는데,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마치 사람 사는 이야기 같았습니다."
나무 창문틀 위에 드로잉이나 채색을 하기도 하고, LP 판 케이스에 드로잉과 함께 일상 속에서 수집한 소소한 오브제를 콜라주한 그의 작업은 크리스천으로서 자신이 하고 싶은 작업의 결과물이다.
진리에 대해 관심이 많고, 진리를 알리고 싶었던 그는 작품마다 성경 구절의 내용을 디자인해서 실크스크린 작업과정을 거쳐 새로운 조형성을 드러낸다.
화가보다는 뮤지션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것에 대해 나얼은 "원래 음악을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가족들 중에 그림을 그리는 분들이 계셨죠. 고등학교 때 음악을 만난 후부터 그림보다 음악하는 사람으로 알려진 것 같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대중과 호흡하는 것이 음악이지만, 미술은 나만의 의도를 표현하는 도구로서 대중의 반응보다는 애착이 가는 장르라 생각합니다"고 가수와 화가라는 두 작업에 대해 말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최근 모 갤러리가 '그림 그리는 연예인들만 모아서 전시를 해보자'는 권유를 정중히 사절했다고 밝혔다.
"제가 하는 예술 장르 중 자존심에 신경 쓰이는 것은 미술입니다. 사람들에게 화가라기보다는 가수로 알려진 것도 알고 있죠. 음악 때문에 그림 그리기에 제약은 없습니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내 몫이 아닌 것 같아요."
9번째 개인전 '콜라주얼 - 나얼의 방'으로 세상에게 다가선 아티스트 나얼은 전시 이후 화가로서 진정한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유명 연예인의 흔한 그림 전시가 아니라 진정어린 창작 과정의 결과물을 평가해 달라"는 주문도 함께 했다. 전시는 4월 30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