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왕진오 기자) 고향에서 배달된 택배 박스 종이를 이용해 미니어처 같은 섬세한 작업을 진행하는 노상준(39)의 개인전 '야간 비행(Night Flight)'가 7월 17일부터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노상준은 자신의 경험과 기억, 상상에 기초해 세계를 연출하고 편집한다.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작품에는 흥미로운 관점과 애정이 담겨 있어 관람객의 호기심을 이끌어낸다.
이번 전시는 'Night Flight', 'Blackout Scape'의 두 부분으로 작업 시기별 작품을 선보인다. 'Night Flight' 시리즈는 공중에서 내려다본 다양한 풍경 속 사람, 자동차, 배, 비행기들을 주제로 한다.
일렁이는 파도의 파장과 패턴들, 물감을 풀어놓은 것 같은 파란 바다 위에 떠 있는 배 한 척, 넓은 공원 위에 작은 점처럼 보이는 입체 사람 조각은 마치 거대한 우주 앞에서 한 점의 먼지처럼 느껴지는 인간의 실존적 고뇌, 고독, 불안을 떠올린다.
이전 작품들보다 더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풍경을 표현한 신작 'Blackout Scape'에선 더욱 추상적이고 우주적인 관점에서 세상을 이해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드러난다.
이 작품에는 사람은 없고 오로지 점점 멀어져 가는 풍경의 모호함만이 있으며, 다채롭게 뿌려진 페인트가 화면 안에서 응집되고 해체될 때 보이는 분위기 자체가 작품을 도드라지게 만든다.
감각적인 하늘에 물감을 풀어놓은 듯 한 풍경은 자연의 모습을 드러낸다. 관람객은 몽환적 판타지를 보는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전시는 8월 9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