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북] 박은주 ‘컬렉터(Coll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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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금영 기자) 20세기 현대미술계의 산증인이자 컬렉터로서 미술사에 전설이 된 페기 구겐하임. 데미언 허스트를 후원하고 ‘센세이션’을 기획해, yBa(young British artists, 1980년대 말 이후 나타난 영국의 젊은 미술가) 작가들을 일약 현대미술의 스타로 만든 찰스 사치. 이들은 자신의 컬렉션을 바탕으로 미술관을 세운 슈퍼컬렉터다.
이 책은 구겐하임, 찰스 사치처럼 예술 작품을 선택해 수입하고, 선택한 작품들 사이의 맥락을 이끌어가며 자신만의 컬렉션을 구축하는 컬렉터 이야기를 다룬다. 오랜 기간 유럽에서 아트 컨설턴트로 활약 중인 저자가 현대미술에 매료된 예술 애호가 11명을 만나 그들의 컬렉션과 예술에 대한 마음을 인터뷰해 엮었다.
3대째 컬렉션을 이어오고 있는 가족, 문화예술공로훈장을 받은 프랑스인 컬렉터, 마티스 박물관의 관장, 대형 아트페어의 전시기획자 등 다양한 국적과 직업의 컬렉터들이 등장한다. 이들이 컬렉션을 시작하게 된 동기, 작품을 구입하는 이유, 작가와 작품에 대한 기호, 작품을 선별하는 기준이나 조언 등을 물으며 컬렉터와 현대미술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여기에 덧붙여진 컬렉터 개인의 개성이 반영된 이야기는 자연스레 유럽의 컬렉터 역사는 물론 동시대 예술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인터뷰를 통해 전해지는 이들의 컬렉션에 대한 열정은 독자에게 현대미술을 감상하고 사랑하는 길로 안내한다.
또한 좋은 작가를 알아보고 진심으로 이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즐기면서, 좋은 작품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든든한 후원자로서의 컬렉터 역할도 강조한다.
박은주 지음 / 2만 5000원 / 아트북스 펴냄 / 400쪽
김금영 기자 geumyou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