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 = 심원섭 정치전문大記者) 대한민국 제2 도시인 부산에서 가장 유명한 곳을 꼽으라면 지난 10년간 눈부신 발전을 해오면서 한국 최고의 휴양지로 거듭난 해운대를 꼽는 데 주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여름이 지나면 덩그러이 남은 모래사장 위로 휴지조각만 날리던 해운대 백사장 인근에 마린시티와 센텀시티를 지은 것을 시초로 6만 5934㎡에 101층 높이의 랜드마크 타워 1개 동(411.6m)과 85층 주거타워 2개 동(A동 339.1m, B동 333.1m)으로 지어지는 ‘해운대 엘시티 더샵’ 사업은 부산 최대 프로젝트로 손꼽히고 있다.
해운대가 이처럼 발전하기까지 현 백선기 구청장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있었지만 해운대 발전 10년 동안 3선 구청장을 지낸 새누리당 배덕광 의원의 “해운대를 매력있는 세계 일류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약한 데서 비롯됐다는 것이 지역주민들의 주장이다.
다음은 해운대 구청장을 세 번 역임하고 지난 2014년 7.30 재보선에서 당선돼 여의도 입성해 재선을 준비 중인 새누리당 배광덕 의원과 CNB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부산 해운대구의 발전상과 그 전망에 대해 알아보았다.
배 의원은 “10년 전만 해도 악취가 풍기는 황량한 공터였던 해운대가 천지개벽 했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다”며 “해운대구청장을 내리 3선 했는데 사실 마린시티와 센텀시티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거대한 도시를 만드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이해관계와 민감한 문제들이 발생했겠나. 복잡한 실타래를 풀듯 하나하나 챙겨서 풀어 나갔다.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법에 따라 엄중하고 투명하게 추진했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배 의원으로서 가장 가슴 아픈 것이 성장의 과실을 누구나 공평하게 나누기가 힘들 듯이 발전한 해운대에도 아직 낙후된 지역이 많아 동서생활권의 차이가 불균등하다는 것이다.
▲강추위가 몰아치던 지난 1월 중순 배덕광 의원(왼쪽 두 번째)이 해운대구 반여1동 탑마트 앞에서 어묵으로 추위를 녹이며 지역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 = 의원실
배 의원은 “해운대의 대부분 사회 인프라가 동부권에 모여 있다 보니 서부권은 거의 40년 전 그대로여서 동서불균형 극복이 해운대의 최대 현안으로 등장했다”며 “따라서 서부권에 새로운 계획도시를 조성하는 것 말고는 이를 만회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서부권인 반여반송 지역에 기존 센텀시티보다 두배 더 큰 제2 센텀시티가 조성되고 있다. 2022년까지 조성될 예정인데 조금이라도 시기를 앞당겨 더 빨리 동서균형발전을 이루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제2 센텀시티는 해운대 동서불균형 문제
푸는 핵심 열쇠로 완공시기 앞당겨야”
그러면서 배 의원은 “해운대구청장 시절 한국의 두바이라고 불리는 마린시티와 센텀시티라는 계획도시를 조성해 해운대의 깜짝 놀라게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다”며 “재선에 성공한다면 현재 해운대동서균형발전위원회와 제2센텀시티추진위를 통합해 하나의 지역발전 컨트롤 타워를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배 의원은 “그러려면 중앙정부와 부산시 간 대외협상력을 높여나가야 한다. 또 그린벨트 문제도 풀어나갈 생각”이라며 “제2 센텀시티를 제대로 조성하려면 그린벨트 해제가 이뤄져야 한다. 얼마 전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가 전격적으로 이뤄졌는데, 해운대는 수도권보다 더욱 명분이 있다고 본다. 국토부와 적극 협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4.13 총선이 불과 2개월 남짓 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아직 선거구 획정 타협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배 의원은 “선거구 획정이 해운대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우2동 때문이다.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해운대 인구는 42만 3000여 명. 반송·반여·재송동을 ‘갑’ 선거구로 보면 19만 7천여 명이고, 좌·중·우동이 ‘을’이 되면 22만 5천여 명이다.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현행 해운대구기장군 갑을 선거구에서 기장을 독립선거구로 분리시키고 해운대를 해운대 갑과 해운대 을로 분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배 의원은 “문제는 해운대를 대표하는 지역으로 재송동과 우2동에 걸쳐 있는 센텀시티다. 이미 하나의 생활권으로 10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곳이어서 인위적으로 분리하기가 쉽지 않다”며 “더구나 해운대는 장산을 기준으로 동부권과 서부권이 나뉘어 있는데 이곳의 격차가 심하다. 해운대라고 하면 흔히 부자동네로 알지만 절반만 그렇고 나머지 절반은 그 반대다. 따라서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우2동 인구는 약 3만 명으로 반여·반송·재송으로 와도 분구 기준상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해운대 갑으로 오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원전을 멈춘 사나이’ 별명 얻기까지
배 의원은 지역주민들에게 ‘원전을 멈춘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
“2014년 7.30 보궐선거에서 당선되고 보니 고리원자력 1호기의 두 번째 수명 연장이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였다. 해외 수출 원전의 청신호가 켜져 있어 괜히 영구정지 했다가는 국내 원전 기술력을 해외에 의심 받을 수 있는 상태였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나는 외교보다는 국민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믿었기 때문에 세게 드라이브를 걸었다. 집요하게 원전 문제를 파헤쳤다. 아마 지역 언론에서 원전 기사가 안 나오는 날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초짜 국회의원이었지만 상임위에서는 원전 전문 국회의원이라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배 의원은 미래의 먹거리인 3D프린팅 산업, 빅데이타 산업 증진화 방안에 관해서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의정 활동의 목표 중 하나인 균형발전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 바로 ICT다. 특히, 3D프린팅, 빅데이터, 드론, IoT는 해운대 지역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로서 손색이 없다. 뚜렷한 선도국가가 없는데다 성장 잠재력이 무궁하기 때문이다”라며 “예전에 TV 하면 소니가 세계를 평정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후 기술개발로 한국을 중심으로 디지털 평면TV가 나오게 됐는데 소니는 그다지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그래서 팔짱만 끼고 한국이 잘하는지 지켜보다가 그만 시장까지 뺏겨버리고 말았다. 소니는 지난해 TV사업부 포기를 검토할 정도로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카페에서 바리스타 시범을 보이는 배덕광 의원. 사진제공 = 의원실
그는 이어 “새로운 기술은 대개 이런 식이다. 절대 강자가 없고 언제든지 1, 2위가 바뀔 수 있고 변화무쌍하다. 대신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리딩하는 쪽이 오랫동안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최초로 출시했는데 아직도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애플이 절대 강자를 유지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도 전략적으로 ICT 분야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빅데이터산업진흥법’과 ‘무인이동체연구육성법’을 대표발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새로운 것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 오히려 기회로 삼고 철저히 공략해서 리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손목에 스마트와치를 차고 있었다. 젊은 사람도 잘 사용하지 않는 IT기기지만 그래도 열심히 배워서 활용한다는 소리였다. “IT 상임위인 미방위에서도 나를 포함해 스마트와치 착용한 사람이 세 사람에 불과하다. 직접 써봐야 아이디어도 나오고 비전도 떠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 의원은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바쁜 의사일정 속에서도 균형발전, 국민안전, 서민경제 등 세 가지 화두를 늘 가슴에 품고 산다고 강조하고 있다.
스마트워치 차고
“열심히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반적으로 균형발전이 좀 부족하다. 과거 아무 것도 없던 시절에야 거점을 중심으로 모든 재원을 집중 투자해 점점 파이를 키워나가는 전략이 유효했지만, 지금처럼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된 상황에서 같은 전략을 고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개발시대에 서울 중심 정책은 고속 성장의 열매를 가져왔지만 동시에 지방 쇠퇴라는 커다란 멍을 가져오기도 했다”며 “세월호 사고는 국민안전도 주요 이슈로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작은 안전수칙을 소홀히 하면 엄청난 인명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미국 언론은 IT 강국 대한민국에서 후진국형 대형사고가 났다며 의아해했다. 부끄러운 현실이다. 고리1호기 영구정지도 그래서 필요했다.”
또한 그는 마지막으로 서민경제에 대해 언급했다. “수치로 보면 경제는 성장하고 있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예민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3년 전에는 평균 가구당 통신비가 4인 가족 기준으로 7만 원대였지만 지금은 약 16만 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따라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에서 이 문제를 많이 지적했다. 통신사의 지원금 상한제를 폐지하고 무조건 통신비 기본료도 절반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끈질기게 주장했다. 그 결과 작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따라서 2년이 채 안 되는 의정활동이지만 나름 균형발전, 국민안전, 서민경제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고 자부한다. 재선이 되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확실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배 의원에게 국가적으로 현안인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하 계획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일자리 창출은 ICT산업 육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흔히 기술은 일자리를 뺏는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오해다. 구한말 한강에 최초의 다리가 생겨날 때 다리 주변으로 민원인들이 몰려와 데모를 했다. 한강을 오가는 뱃사공들의 일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놀랍지 않은가. 자동차가 생겼을 때는 말을 끄는 마부들이, 인터넷이 생겼을 때는 우편종사자들이, 비디오가 생겼을 때는 영화 종사자들이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다 우려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그 결과는 반대다. 오히려 사회는 더 윤택해지고, 편리해졌으며, 상상하지 못한 더 많은 관련 일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자동차는 관련 부품기술자와 딜러를, 인터넷은 택배회사와 쇼핑몰 회사를, 비디오는 전문대여점과 더 많은 영화 종사자를 양산해냈다. ICT 분야는 일자리 창출효과가 그 드라마틱하다. 현재 LTE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는데 향후 5G기술이 상용화되면 서비스 부문에서만 약 60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나타날 걸로 보고 있다. 때문에 ICT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야말로 가장 확실한 일자리 창출이라고 믿는다.”
▲인터뷰하는 배덕광 의원. 사진제공 = 의원실
배 의원은 ‘올해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올 한해 대한민국 정치를 전망해달라’는 질문에 “올해는 대선으로 가는 길목인 총선이 끼어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시기로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삼은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새누리당의 180석 이상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 지난해 9월 노동개혁법과 경제활성화법이 제출된 이래 사실상 국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어 국민들 얼굴 뵙기가 민망하다. 게다가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안철수 의원이 정국을 ‘밥그릇 싸움판’으로 만들고 있어 국민들 눈에는 국회가 더욱 민생과 멀어져 보일까 걱정이다.
“ICT 분야에 대한 집중투자는
가장 확실한 일자리창출이다”
올 초까지는 노동개혁법과 경제활성화법이 쟁점이 될 것 같다. 이 법과 선거구획정을 연계해서 처리하기가 쉽지 않지만, 연계하든 분리하든 결국엔 이 사안으로 2월 국회는 상당히 진통이 예상된다. 이후 3~4월은 20대 총선으로 전국이 선거 국면에 돌입할 걸로 보인다. 20대 국회 여야 의석수에 따라 정국이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이 심할 수도 있다고 본다. 개헌 가능성이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가을에는 여야 대선주자들 윤곽이 들어나고 연말쯤 본격적인 대선주자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올 한해 정치는 개혁입법, 20대 총선, 개헌 가능성, 대선돌입 준비가 키워드이지 않을까 싶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어 배 의원은 ‘정치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는 말이 있다. 머무는 곳마다 주인이 되면 지금 있는 곳이 진리가 된다는 의미로, 어디를 가든 전심전력하면 뜻을 이룬다는 의미”라며 “처음 해운대구청장에 출마할 때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나섰다. 아무런 조직도 사람도 없는 곳에 휴대전화 하나 달랑 들고 해운대 구석구석을 찾아다녔고, 이 말을 새기면서 어디하나 소홀히 하는 곳 없이 성심성의껏 임했다. 결국 그 마음이 전해졌는지 주민들이 나를 당선시켜주었다. 국회의원이 된 지금도 늘 한결같이 이 말을 되새긴다. 정치란 결국 진심과 성과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뜻을 품더라도 성과가 없으면 무용하고, 나쁜 뜻을 품으면 그것은 악하기 때문에 멀리해야 하는 것이다.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대하는지, 기대에 성과로 답하는지 자문하면서 늘 노력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끝으로 배 의원은 지역구민들에게 “해운대구청장 시절부터 마린시티와 센텀시티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도 해운대 주민들이 나를 믿고 기다려주었기 때문”이라며 “그리고 두 번째 기회가 왔다. 그동안 소외되었던 반여-반송-재송동을 멋지게 탈바꿈시킬 수 있는 제2센텀시티가 착공된다. 때문에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경영 전문가가 절실한 이유다. 제2 센텀시티는 1조 5300억을 투입해 2022년 완공할 계획이다. 이후 1600여개 업체와 2만여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을 걸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센텀시티와 마린시티를 만든 경험과 노하우로 제2센텀시티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