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형의 역사’는 일상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사각형이 어디서부터 비롯됐는지 인류의 역사를 따라 좇아보는 책이다.
일본의 대표적 전위 예술가이자 ‘오쓰지 가쓰히코’라는 필명으로 소설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아카세가와 겐페이는 문명과 미술의 역사를 시 같은 짧은 문장과 연필로 그린 독특한 일러스트와 함께 인류가 사각형을 처음 발견한 순간을 찾는다.
그림 이야기는 강아지의 시선에서 시작한다. 강아지는 무엇인가를 볼 때, 그 물건 주위는 흐릿하게 인식한다. 그 다음 모네와 피사로, 고흐에서 라스코와 알타미라의 동굴 벽화까지 미술의 역사를 느슨하게 살펴본 후 인간이 사각형을 처음 발견한 시점을 상상하고 다시 강아지의 시선으로 마무리된다.
다섯 개의 장으로 이뤄진 지은이의 여정은 일본 문학 전문가 김난주의 번역으로 한국독자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독자는 일견 가볍지만 날카로움을 잃지 않는 지은이의 문장과 일러스트로 사각형을, 그리고 그것이 담긴 사각형의 책 자체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의 후기에서 “세상의 많은 물건이 왜 대부분 사각형인지, 어릴 때부터 참 이상했다. 역시 사각형이 아니면 불편한 걸까, 정말 다른 방법은 없는 걸까. 머릿속에 그런 의문이 늘 남아 있었다. 그런데 풍경화를 통해 사각형에 접근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이야기 한다.
아카세가와 겐페이 지음 김난주 옮김 / 1만 5000원 / 안그라픽스 펴냄 / 12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