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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가] 대규모·조각·사진까지…가을 미술계 비엔날레로 풍성

서울·광주·부산·대구·창원까지 지역별로 9월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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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97호 김금영 기자⁄ 2016.08.19 09:37:04

▲2014 광주비엔날레 외부 전시장 전경. 올해는 '제8기후대(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를 주제로 9월 2일~11월 6일 열린다.(사진=광주비엔날레 조직위원회)

(CNB저널 = 김금영 기자) 무더위가 한창 이어지고 있는 요즘, 미술계의 열기는 더욱 뜨겁다. 하반기 주목할 만한 대규모 예술 행사들이 개막을 앞두고 있기 때문. 특히 비엔날레가 눈길을 끈다. 미디어아트를 내세운 ‘미디어시티 2016’부터 대규모의 광주·부산 비엔날레, 그리고 각각 조각과 사진을 주요 매체로 내세운 ‘창원조각 비엔날레’와 ‘대구사진비엔날레’까지 풍성하다.


예술로 과거 읽고 미래 예측
광주비엔날레


▲박인선 작가의 '뿌리' 시리즈. 광주의 재개발 지역에서 발견되는 오래된 건축물을 작품의 주요 소재로 삼는다.(사진=광주비엔날레 조직위원회)

광주비엔날레는 9월 2일~11월 6일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의재미술관 등에서 펼쳐진다. 마리아 린드 예술감독을 중심으로, 큐레이터 최빛나, 그리고 보조 큐레이터 마르가리다 멘데스, 아자 마모우디언, 미쉘 웡이 큐레이터팀을 구성하고, 광주 작가 및 큐레이터 집단인 미테-우그로가 지역협력 큐레이터로 지명됐다.


‘제8기후대(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를 주제로 열린다. 12세기 페르시아 신비주의자이자 철학자인 소흐라바르디에 의해 착안되고, 20세기 프랑스 철학자 앙리 코르뱅에 의해 다듬어진 제8기후대(八氣候帶) 또는 상상의 세계라는 개념은 우리의 상상적 능력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즉 제11회 광주비엔날레의 맥락에서 제8기후대는 예술이 미래를 예측하고, 미래의 변화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능력과 역할에 대한 탐구이자 기대라 할 수 있다. 정치·경제·사회·환경 등 동시대 지구촌 이슈와 담론을 짚어보고 예술이라는 매개를 통해 관람객과 소통한다.


국내외 37개국 101명·팀(120명)이 참여한다. 해외 작가로는 2015베니스비엔날레를 비롯해 뉴욕 모마 및 파리 퐁피두 센터 등에서 전시를 가졌던 필립 파레노, 2003 베니스비엔날레와 2012 카셀도큐멘타 참여 작가 왈리드 라드 등 국제 현대미술계의 유명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독일 베를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미하엘 보이틀러, 히토 슈타이얼, 나타샤 사드르 하기기안 등이 참여한다. 디지털 시대 온라인 매체를 활용해온 시각예술 분야 2인 그룹 메타헤이븐의 참여도 눈에 띈다. 이밖에 에이메이 시토 레이마(암스테르담), 디오고 이반젤리스타(리스본), 전소정·박인선·김설아(한국) 등 신진작가들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제8기후대(예술은 무엇을 하는가?)' 주제 아래 전시를 비롯해 ‘월례회’, ‘인프라스쿨’, ‘제11회 광주비엔날레 포럼’ 등 지역 연계와 현대미술 담론 생산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한다.


마리아 린드 예술감독은 “지상의 일곱 기후대와 달리 우리가 보통 사물을 인지하고 이해하는 방식을 뛰어넘는다는 개념을 지닌 제8기후대는 지진계가 기후의 변화를 예측하듯이 예술가들이 사회의 변화를 먼저 예측 및 진단하고 예술에 대한 잠재력, 미래에 대한 투시와 상상력을 끌어내 예술을 무대의 중앙에 놓고자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그러한 맥락에서 예술가와 예술의 기능과 역할이 강조되고 큐레이터팀과 작가 등이 협력 체제로 1년 간 행사를 구현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중·일 아방가르드 흐름 고찰
부산비엔날레


▲프로젝트 1에 전시되는 정강자(한국)의 '투명풍선과 누드' 퍼포먼스(재연) 영상, 1968.(사진=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회)

부산비엔날레는 9월 3일~11월 30일 89일 동안 부산시립미술관과 F1963(고려제강 수영공장)에서 열린다. 22개국 118명(팀)이 참여해 328점의 작품을 출품한다. 올해는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이 공론장’을 주제로, 전시(프로젝트 1, 프로젝트 2)와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프로젝트 3)이 서로 어우러진다.


윤재갑 전시 감독을 필두로, 한·중·일 각국의 전문 큐레이터가 전시를 준비한다. 한국의 김찬동, 중국의 구어 샤오옌, 일본의 J-team(사와라기 노이), 타테하타 아키라, 우에다 유조는 각국에서 태동한 당대 실험미술을 프로젝트 1에서 선보인다.


프로젝트 1은 90년대 이전의 한·중·일의 아방가르드 미술을, 프로젝트 2는 90년 이후에 대두한 글로벌 비엔날레 시스템을 다룬다. 프로젝트 3은 다양한 종교, 인종, 국적의 예술인들과 학자들이 모여 이 둘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학술프로그램과 세미나로 구성된다. 윤재갑 전시 감독은 “전시와 특별 전시 그리고 부대 행사로 나뉘던 기존의 비엔날레 전시 구성에서 벗어나려 했다”며 “어느 하나만 주요 전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프로젝트가 가진 특성에 고루 주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미래의 언어를 미디어 작품으로
미디어시티서울 2016


▲에두아르도나바로, '홀스 돈 라이(Horses Don't Lie)'. 시간 기반 퍼포먼스, 2013. Alec Oxenford 개인소장(사진=Indicefoto)

서울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는 2000년 ‘미디어시티’라는 명칭으로 시작해 2년마다 열려 왔다. ‘미디어시티서울 2016’은 9월 1일~11월 20일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과 남서울생활미술관, 북서울미술관, 난지창작스튜디오 등에서 열린다. 아르코미술관 관장 출신의 아트디렉터 백지숙이 예술감독을 맡았다.


이번 비엔날레는 ‘네리리 키르르 하라라(NERIRI KIRURU HARARA)’를 주제로 열린다. 일본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의 시 ‘이십억 광년의 고독’에 나오는 상상 속 화성인의 말에서 가져온 콘셉트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언어, 또는 미지의 것으로 남아있는 과거 또는 현재의 언어를 표현하려는 ‘미디어시티서울 2016’의 기획 방향을 담았다.


김희천, 이미래 등 젊은 작가부터 최고령 참여 작가인 한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와 문화권의 작가들을 초대해 동시대 미술의 경향을 조망한다. 유럽 9개국, 아시아 5개국, 남미 3개국, 북미 2개국, 아프리카 2개국, 중동 2개국, 오세아니아 1개국 등 24개국에서 61명·팀이 참여한다.


▲우슬라 메이어, 'GONDA'. 16mm HD전환, 28분. 2012.(사진=미디어시티서울 2016)

2002년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휴고 보스 상을 수상하고, 퐁피두센터 등에서 전시를 가진 피에르 위그를 비롯해 2016년 상파울루 비엔날레 참여작가 에두아르도 나바로 등이 참여한다. 벨기에 출신 영화감독 고(故) 샹탈 아커만, 뉴욕현대미술관 등에서 단독상영 및 전시를 해온 벤 러셀, 2016년 마니페스타 11에 참여한 마르게리트 위모 등의 작품도 볼 수 있다.


또한 이번 미디어시티서울 2016은 신작 30여 점을 초대해 작품의 신선도와 밀도를 높이고, 예년에 비해 젊은 작가와 여성작가의 참여 비율을 높인 특징이 있다. 그리고 아프리카와 중남미의 작가들을 주목한다. 1차, 2차 공식 트레일러를 제작한 차재민, 레바논에서 활동하는 무니라 알 솔과 아흐마드 호세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디네오 스샤 보파페, 케망 와레훌레레, 앙골라의 작가 콜렉티브 나스티비셔스, 브라질에서 활동하는 조나타스 지 안드라지, 신시아 마르셀 등이 초대돼 동시대 미술의 경향을 조망한다.


야외 주(主)무대의 조각 축제
창원조각비엔날레


▲밈모 팔라디노의 조각이 야외에 설치된 모습.(사진=창원문화재단)

창원조각비엔날레는 9월 22일~10월 23일 용지호수공원, 성산아트홀, 문신미술관 등에서 열린다. 창원조각비엔날레는 창원시가 주최하고, 창원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행사다. 올해는 ‘억조창생(億造創生)’을 주제로, 국내외 작가 100여 명·팀이 참여한다. 억조창생은 ‘수많은 백성’이라는 뜻의 억조창생(億兆蒼生)의 한자를 바꿔 ‘수많은 사물에 생명을 부여한다’는 뜻을 담았다. 사물에 예술가의 혼을 불어넣어 관람자로 하여금 예술적 상상력과 영감을 주겠다는 목표다.


총감독은 호주 시드니대학 명예교수인 윤진섭이 맡았다. 윤 총감독은 브리핑을 통해 “국내 유일의 조각비엔날레인 창원조각비엔날레가 열리는 창원은 문신, 김종영, 박종배, 박석원, 김영원 등 뛰어난 조각가들을 배출한 곳”이라며 “거장들의 정신을 기리고, 더 나아가서는 국내외 수준 높은 현대 조각 작품을 선별해 관객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비엔날레와 같이 야외전시와 실내전시를 동시에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용지호수공원이 주(主)무대로 활용된다. 이탈리아 출신 노벨로 피노티, 밈모 팔라디노,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 등 해외 작가들이 참여한다. 그리고 사실주의 조각의 독자적인 개념을 정립한 김영원을 비롯해 박은선, 이재효, 이일호, 신한철, 한진섭, 김승영, 박원주, 이경호, 윤진섭, 홍지윤, 한효석 등 국내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까지 총 30여 명의 조각 작품이 일시 및 영구적으로 설치된다.


성산아트홀은 정교하고 사실적인 조각부터 대형설치 작품까지 현대조각의 변천과 양상을 확인할 수 있는 국내외 현대작가의 작품 60여 점을 전시한다. 또한, 이탈리아에서 열린 국제 조각공모전에 당선된 작가 6인의 특별 전시가 문신미술관에서 열린다.


개막축제에는 창원조각비엔날레를 위해 기획된 퍼포먼스 아트, 사운드아트, 공중곡예, 마술쇼, 무용 등이 9월 22일 용지호수공원에서 펼쳐진다. 또한, 관객과 소통하는 비엔날레를 위해 다양한 부대행사가 행사 기간 동안 진행된다. 국내외 현대조각의 흐름을 심도 깊게 살펴보기 위해 경남도립미술관에서 국제학술심포지엄도 열린다.


시대흐름 찾는 주전시와 특별전시
대구사진비엔날레


▲대구사진비엔날레는 9월 29일~11월 3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봉산문화회관, 봉산문화거리 일대 등에서 펼쳐진다.(사진=대구사진비엔날레 조직위원회)

대구사진비엔날레는 9월 29일~11월 3일 대구문화예술회관, 봉산문화회관, 봉산문화거리 일대 등에서 펼쳐진다.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하는 이 비엔날레는 아시아의 참신성과 실험성, 시간(역사)과 공간, 그리고 환경에 주안점을 둔다. 주제는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로, 주전시와 특별전시 1~2를 선보인다.


21세기에 국경은 의미가 없다. 자유로이 국경을 넘나드는 사람들의 행보와 정보의 거대한 흐름은 거침없다. 따라서 아시아 국가들은 문화적 밀접과 복잡한 역사의 상호관계성을 가진다. 올해 비엔날레는 이 점에 주목한다. 거대한 에너지의 흐름에 휩싸여 다변하고 있는 아시아의 정세가 인간에 끼치는 영향을 바라보는 것.


대구사진 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측은 “주전시를 중의적으로 ‘급격한 흐름’과 ‘개인의 표현’을 내포한 ‘아시안 익스프레스’로 명명했다. 주전시를 통해 우리는 나라는 존재의 발현을 새로이 느끼게 될 것이며, 각자의 아티스트들이 이를 어떻게 풀어내는지 엿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전시 ‘아시안 익스프레스’는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20세기 후반 특급열차처럼 급격한 변화를 겪는 아시아의 상황과 환경에 대한 실험적 작품들을 선보인다. 일본의 나오야 요시카와가 예술감독, 그리고 김이삭(한국), 마나부 토리하라(일본), 지옹 주(중국)가 큐레이터를 맡는다.


특별전 1 ‘사진 속의 나 - 포트레이트와 셀프 포트레이트의 현재’는 개인으로서의 ‘나’를 뛰어넘어 집단이나, 집단의 대변인으로서 ‘나’를 사회에 이야기한다. 삶의 증명, 미의 증명, 다층간의 공유를 위한 셀프 포트레이트 사진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특별전 2 ‘일이관지(一以貫之: 하나의 이치로써 모든 것을 꿰뚫는다)’는 사진 문화가 번영한 대구와 영남지역 출신의 작가들을 포함해, 한국에서 자신의 신념을 갖고 스스로의 사진세계를 표현하는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한다.


이밖에 세계 사진무대에 진출하기 위한 신진작가를 지원하는 ‘포트폴리오 리뷰’, 비엔날레 발전 방향과 현대 사진의 담론을 논의하는 ‘국제사진심포지엄’, 만 40세 이하의 젊은 사진가들의 국제사진전 ‘2016 국제젊은사진가전’, 사진의 기본 원리를 배우는 ‘사진 체험 교실’, 커피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일상 모습을 찾는 ‘커피 사진 공모전’ 등 다양한 부대 행사 및 이벤트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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