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99호 윤하나⁄ 2016.08.22 18:16:37
아이패드 카메라로 비춘 우리 얼굴이 소리가 되거나, 미국 유명 록밴드의 앨범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해 영상으로 보이고, 어쿠스틱 음악과 피아노 연주곡 등이 3D 프린팅 조각이 되는 등 시각과 청각이 서로 변환되는 이색적인 전시가 열린다.
서울디자인재단은 DDP 갤러리 문에서 ‘소리의 시각화 + 시각의 소리화’전을 8월 20일~9월 18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컴퓨터, 스마트폰, 아이패드 등 우리에게 친숙한 21세기 뉴미디어를 활용한 청각을 시각으로, 시각을 청각으로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전시는 청각을 시각화한 작품 5개와 시각을 청각화한 작품 5개 등 총 10개 작품으로 구성됐다. 각각의 작품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해 색, 형태, 움직임 등의 시각 언어 요소를 소리로 변환하거나 소리의 파장과 높낮이를 시각적인 데이터로 변환한 뒤 다양한 미디어에 적용한 것들이다.
이번 전시에는 픽사(Pixar)에서 ‘도리를 찾아서’ ‘인사이드 아웃’ 등 다수 애니메이션 작품의 캐릭터 개발 및 게임 작업에 참여한 애니메이터 에릭 오를 비롯해 뉴욕의 구겐하임 펠로우*에 선정된 미디어 아티스트 죠지 리그레디 등 국내외 미디어 아티스트 13명이 참여했다.
*구겐하임 펠로우 : 매년 자연과학, 시각예술, 영화, 음악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보인 연구자를 선정해 지원하는 프로그램.
‘시각의 소리화 + 소리의 시각화’ 전은 독립 큐레이터들의 양성과 지원을 위해 기획된 ‘DDP 오픈 큐레이팅’의 4번째 전시로, 국내에서 보기 드문 ‘비주얼 뮤직(Visual Music)' 장르를 소개한다. 비주얼 뮤직은 시각적 상상을 음악적 구조로 표현하는 예술을 일컫는 말로, 소리나 음악을 시각적으로 재현하는 방법이나 장치를 말한다.
지난 4월 DDP 오픈 큐레이팅 공모에 선발된 전시 큐레이터 한윤정(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은 뉴미디어 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 서거 10주기를 맞아 국내 관람객에게 뉴미디어와 과학기술이 결합한 뉴미디어 아트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이기 위해 전시를 기획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7월 9일~11월 6일(4개월간) 진행되는 ‘밤에 여는 미술관’으로 운영되며 DDP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주 6일간 야간 전시(낮 1시~밤 10시)를 운영한다.
오픈 큐레이팅 전시를 총괄하는 서울디자인재단 이근 대표이사는 “예술과 과학기술이 결합한 실험적인 전시를 통해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유명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소리, 시각, 상호작용에 관한 새로운 예술적 아이디어를 경험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