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다 못할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 원앤제이 갤러리, 이정 개인전
▲이정, 'No More(노 모어)'. C타입 프린트, 152 x 191cm, 2016.
북촌의 원앤제이갤러리는 작가 이정의 6번째 개인전 'No More(노 모어)'를 연다.
작가 이정은 모호한 풍경 이미지를 배경으로 삶의 과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진부한 텍스트(언어의 복합체)를 시각화 한 사진 작업들로 알려져 있다. 이번 개인전은 프랑스의 소설가 마르그리트 뒤라스(Marguerite Duras)의 마지막 일기 ‘이게 다예요’를 모티브로 한다. 이정을 대변하는 '아포리아(Apria)' 연작 중 ‘Hold me tight'를 포함한 신작과 설치 작품까지 약 9점이 선보인다.
작가는 이전 작업에서 사진 속 텍스트가 가진 의미를 통해 표현해 왔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작가만의 언어를 다룬다. 이전까지 사진 속 텍스트가 의미하는 것들을 통해 표현하고, 발전시켜 왔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이정 작가만의 언어, 그녀만의 언어를 다루고자 했다.
이정은 작가노트를 통해 “지난 10년간 텍스트에 관한 작업을 진행해 오며 자연스럽게 나만의 언어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됐다”며, “말하고 쓰고 싶은 욕망 자체를 나만의 언어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한다. 그는 바다에 다다른 막막함을 가는 철사를 구부려 텍스트로 만들어 표현한다. 작가는 “뒤라스에게 글쓰기가 그랬듯이, 꿋꿋이 서 있는 말들은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고 밝힌다. 전시는 9월 30일까지.
김연수 breezeme@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