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개장한 남해고속도로 진주휴게소 로컬푸드 매장을 방문한 김학송 사장(맨앞). 사진 = 한국도로공사
(CNB저널 = 부산 강우권 기자)
- 취임 3년차인데 그 동안의 경영 성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대국민서비스 혁신은 ‘왜?’라는 물음표를 지워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장으로 취임하기 전 ‘고속도로주유소 기름 값은 왜 비쌀까’ ‘하이패스 단말기 가격은 왜 비쌀까’ ‘도공 직원들이 하는 휴게소 서비스 평가가 국민들의 시각과 같을까’ 등의 의문을 갖고 있었다. 이에 △ex-oil △하이패스 행복단말기 △국민등급 휴게소 등의 제도를 추진해 물음표를 하나씩 제거해 나가고 있다. 이에 따른 도공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도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직원들은 처음에는 어렵게만 느꼈지만 이 같은 물음표를 제거해 나가는 과정에서 국민들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일을 처리하는 방법을 배우고, ‘하면 된다’는 자심감도 얻게 됐다.
또한, ‘창조발전소’를 만들어 직원들이 업무나 제도개선 아이디어를 쉽게 낼 수 있도록 하고 우수한 아이디어를 제출한 직원들에게는 특별승진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가 주어질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대외적으로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부한다. 취임 이후 정부경영평가에서 같은 평가대상 공기업 군에서 최근 3년(2014, 2015, 2016년) 연속 최고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대국민 서비스 혁신성과를 인정받아 정부 3.0 평가(행정자치부)에서 64곳 공공기관 중 1위를 차지하기도 한다. 유관기관과의 협업을 통한 국민편익 증진에도 힘써 지난 2월에는 고속도로환승 정류장이 기획재정부로부터 협업우수과제로 선정됐으며 최근 국토경관디자인대전에서 국토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2014년부터 자산매각, 경영효율화, 수입증대 등 5개 분야에서 강력한 자구노력을 통한 부채 감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도공 최초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부채비율이 감소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부채 비율은 99.6%(2011년) → 97.1%(2012년) → 93.9%(2013년) → 91.6%(2014년) → 88.0%로 줄어들었다.”
-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 개선에 많은 투자를 했는데 성과는?
“휴게소 화장실은 내-외국인을 포함해 하루 평균 15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공간이다. 우리나라의 문화 수준을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로 꼽히는 장소다. 도로공사는 2016년을 ‘휴게소 화장실 시설개선의 해’로 지정하고 휴게소 운영업체와 합동으로 시설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8월 15일 현재 전국 93개 휴게소가 새 단장을 마쳤고, 연말까지 89개소 화장실의 리모델링을 추가로 완료할 계획이다.
2002년 월드컵을 대비해 시설을 개선한 후 15년 이상 경과돼 제2의 화장실 문화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화장실 시설개선을 추진하게 됐다. 대국민 설문조사를 통한 표준모델 개발, 전문가 태스크포스 등을 통해 △색깔로 구분하는 남녀 화장실 △사물인터넷 화장실 △휴지통 없는 화장실 △가족사랑 화장실 △에너지 절약형 변기 등 다양한 아이템을 도입했다.
또한, 새롭게 변화하는 휴게소 화장실에 TCQ(Total Culture Quality: 화장실 문화 품질인증. TCQ는 한국화장실협회에서 행정자치부 후원 아래 인증심사를 진행) 기준을 적용해 국내 최고의 화장실 문화 수준을 유지할 예정이다. 2016년 현재 전국 105개 화장실이 인증을 받았으며, 그중 휴게소 화장실은 13개소이다.
한편 각 휴게소별로 화장실을 차별화하기 위해 휴게소 고유 테마와 연계한 화장실 시설개선을 추진 중이다. △유명 아티스트 협업 △사물 인터넷(IoT) △어린왕자 △평창올림픽 △아폴로 우주선 △공간 속의 또 다른 공간 △500년 느티나무 등 다양한 테마 화장실이 조성되고 있다.
- 중부-영동 고속도로 개량 현황은?
“2018년 2월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주요 이동로인 중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는 통행량이 많은 도로임에도 노후돼 이용객들의 불편이 있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부터 총 186km에 달하는 중부-영동고속도로의 △노면 재포장 △중앙분리대와 가드레일 전면 개량 △노후된 방음판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전면적인 고속도로 리모델링을 통해 신설 고속도로 수준으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다.
총 4553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민간 자본을 활용한 새로운 재원조달 방식(시공사가 먼저 투입한 공사 자금을 나중에 도공의 예산을 사용해서 되갚아주는 방식으로 국민들은 기존의 통행료로 안전하고 쾌적하게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을 최초로 도입해 평창 동계올림픽 이전에 노후시설 개선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사업 구간 내 교통사고 사상자가 연 35% 감소하고 10년간 사고 비용이 380억 원 가량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63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함은 물론 해당 구간의 안전과 경관이 크게 개선돼 평창올림픽을 맞아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국가 이미지를 크게 향상시키는 효과도 기대된다.”
▲하남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 문을 연 청년창업 매장을 둘러보고 있는 김학송 사장. 사진 = 한국도로공사
- 서울-세종고속도로는 기존의 고속도로와 어떤 점에서 다른지?
“서울-세종고속도로는 고속도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는 ‘스마트 하이웨이’로 건설된다. 스마트 하이웨이는 첨단 IT통신-자동차-도로 기술이 융-복합된 안전하고 편안한 지능형 고속도로로서 스마트 하이웨이에서는 차량끼리, 그리고 차량과 도로 시설물 간 대화하며 서로 안전 정보를 교환할 수 있어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 도로에는 △스마트 톨링 시스템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 △무인자동차의 자율주행 서비스 등의 기술이 구현된다. 간단히 말하면 △안전한 도로 △조용한 도로 △기술 집약도로로 요약 설명할 수 있다.
고속도로 전 구간에 조명식 표지판을 설치해 시인성을 향상시키고 기상악화에 대비한 자동 염수 분사 장치와 안개 대비 교통안전 시설, 주행 속도 증가에 따른 고성능 방호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배수성 포장과 터널 내 포장 처리 공법 적용으로 고속주행 시에도 소음이 줄어들고 빗길 교통사고도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강을 횡단하는 최대 경간장(350m 이상) 교량인 고덕대교가 건설돼 서울-세종고속도로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며 사장교 건설 기술 자립화를 통한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세종고속도로가 건설되면 기존 경부선 및 중부선의 혼잡 구간이 약 60% 감소되고, 이 구간의 통행 속도는 약 시속 10km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부터 세종까지의 통행 시간이 평일 108분, 주말 129분에서 70분 대로 단축되고, 수도권과 세종-충청권 연계 강화로 균형 발전이 촉진될 것이다. 나아가 연간 약 8400억 원의 사회적 편익과 6만 6000여 명의 일자리 창출 및 약 11조 원의 생산 유발이 기대된다.”
- 청년창업휴게소를 통한 일자리 창출은?
“개인적으로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국민들에게 최고의 복지라고 생각한다. 이에 고속도로 인프라 등을 활용해 다양한 연령층을 위한 일자리 만들기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2014년부터 新휴게문화 조성을 위한 ‘청년 창업매장’ 제도를 통해 만 20세 이상 35세 이하 청년들에게 고속도로 휴게소를 창업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청년창업매장은 아이디어를 갖고는 있지만 자금 여력이 부족한 청년들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창업할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이다.
창업이 쉽지 않은 청년들에게 제2, 제3의 이병철(삼성 창업주), 정주영(현대 창업주)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어 추진한 제도다. 2014년 29개 매장에서 지난해 72개 휴게소의 115개 청년창업매장으로 대폭 확대 조성되었으며, 청년 306명에게 창업 기회를 제공했다.
청년창업가들에게는 매장 및 인테리어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초기 임대료를 면제해주는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으며 우수한 매장은 최장 2년간 직접 운영하게 해준다.”
- 해외 사업의 성과와 향후 계획은?
“현재 한국도로공사는 베트남, 탄자니아, 페루 등 15개국에서 도로건설 시공감리, 기술 컨설팅, 사업 평가 등 17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해외 사업모델을 가지고 도로교통 분야 해외 건설수주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2014년 도공이 수주한 방글라데시 파드마대교 감리사업(513억 원)과 알제리 동서고속도로 영업시설 감리사업(202억 원)은 해외 핵심역량 사업수주의 좋은 예라 할 수 있고, 파드마대교 감리사업은 513억 원 규모로 국내 기업이 수주한 최대 규모의 해외 도로 감리 용역이다.
해외도로 투자사업 분야에서는, 도공의 고속도로 투자, 운영실적 및 노하우를 토대로 SK건설 등과의 민관협력을 견인해 지난 3월 카자흐스탄 알마티 순환도로사업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우리 공사 최초의 해외도로 운영-유지관리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향후 한국도로공사는 해외 도로부문 활동무대를 아시아지역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 등으로 확대 추진함으로써 치열한 국제경쟁입찰 시장에서 경쟁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새 단장 한 망향휴게소 화장실의 깔끔하고 고급스런 모습. 사진 = 한국도로공사
- 고속도로 교통사고가 3년 연속 감소되는 성과는 어떻게 달성했는지요?
“지난해 사망자는 2014년 253명에서 12%(30명) 줄어든 223명으로 집계되었다. 같은 기간 고속도로를 제외한 전국 도로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5% 감소에 그쳤고 과거 10년간 연평균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율이 4%인 점을 비춰볼 때 2013년 23%에 이어 지난해 12%나 감소한 것은 도공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고 생각한다.
졸음사고를 줄이기 위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경부선 등에 푸드트럭, 화장실 등을 갖춘 도심형 졸음쉼터인 ‘행복드림쉼터’를 15곳에 설치했으며, 일반형 졸음쉼터도 31곳에 추가 설치해 모두 190개 졸음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봄철에는 운전자들이 졸음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졸음은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쉬어가야 할 현상이다 △졸음운전의 종착역은 이 세상이 아니다 등과 같은 감성에 호소하거나 다소 직설적인 문구를 담은 현수막을 고속도로 2800여 곳에 설치하기도 했다.
뒷좌석 안전띠 미착용으로 인한 2차 피해로 동승자 사망률이 7배나 증가하고 2014년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이 17%에 그치는 점을 감안해 공중파와 케이블 등 주요 방송사, 영화관, 고속도로휴게소와 지자체 미디어보드 등을 통해 뒷좌석 안전띠 착용의 위험성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TV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보냈다. 자체 개발한 안전띠 체험장치 10대를 전국 주요 박람회에 전시해 11만 명이 안전띠의 중요성을 체험하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탑승자 중 1명이라도 안전띠를 매지 않은 차량은 고속도로 진입을 불허하고 6월 한 달 동안 고속도로 모든 톨게이트와 주요 휴게소, 주유소에서 전 좌석 안전띠 착용 및 화물차 졸음사고 방지를 위한 대대적인 교통사고 예방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또한 대형 인명사고 유발 위험이 높은 화물차 및 버스 사고예방을 위해 CCTV를 활용한 교통법규 자동적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교통안전 유관기관과 협력을 통해 속도제한장치 불법개조차량 단속 및 디지털운행기록 분석으로 위험운전횟수가 많은 구간의 안전시설을 집중개선하고 있다.”
- 행복드림쉼터 설치 배경은?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취임 이후 졸음쉼터를 전국적으로 대폭 확대해 현재 190곳의 졸음쉼터가 설치-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졸음사고 발생건수와 졸음사고 사망자는 설치 전에 비해 각각 28%와 55%가 감소했다. 올해도 14곳에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7곳, 서해안고속도로 2곳 등 모두 9곳에 톨게이트 여유 부지를 활용해 푸드트럭과 편의점 등의 편의시설을 갖춘 도심형 졸음쉼터를 설치하고 ‘행복드림쉼터’라 이름 붙였다. 서울외곽선은 교통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도심부를 통과하고 있어 휴게시설을 지을 충분한 공간이 부족했다. 수차례 직원들과 머리를 맞댄 끝에 찾아낸 곳이 톨게이트 여유부지이다. 하이패스 이용률 증가로 발생된 여유 차로와 사무실 공간, 주차장 부지 등을 활용해 휴게시설을 추가 설치하게 된 것이다.
서울외곽선의 7곳 모두 푸드트럭과 화장실이 설치되었고 서울외곽선 내측의 구리남양주와 김포 톨게이트에는 편의점 및 커피전문점도 운영하고 있다. 푸드트럭 운영자는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 중 선발했으며 푸드트럭은 도로공사가 제공하고 임대료도 초기 6개월 동안 면제를 해주는 등 창업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줘 조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푸드트럭은 전국 15곳 졸음쉼터에서 운영되고 있다.”
부산 = 강우권 기자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