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림동에 위치한 산수문화는 황세준 작가의 개인전 ‘오리행 행행’을 10월 25일~11월 15일 연다.
'오리행 행행'. 이 독특한 전시 제목은 출품작 중 하나인 ‘오리행_천변’에서 유래했다.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이에 대해 ‘오리의 생태는 모르지만 오리의 이미지가 양면적’이라며 주책과 우아함, 어수룩한 걸음과 날렵한 유영 등을 예로 든다. 이 양면성은 많이 알아갈수록 우스꽝스러워지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우리의 모습을 닮았다. 작가는 ‘오리가 어디로 가고 무얼 하는지 생각하며 우리의 삶도 설화적으로 그려보고 싶었다’고 의도를 설명했다. ‘행행’은 간다(行)와 한다(行)는 뜻의 말을 의태어처럼 쓴 것이다. 전시 제목이 말해주듯이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그의 회화는 마치 지금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으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는 것처럼 보인다.
황세준은 일상에서 마주친 장면과 그에 대한 사유를 캔버스에 담아낸다. 그가 포착한 풍경은 정겨우면서도 낯설고, 기괴하면서도 친숙하면서, 멋지고도 하찮은 서울의 다층적인 면모를 환기시킨다. 어디선가 보았음직한 평범함 속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중요한 사건이나 기억이 떠오르게 된다. 작가는 이에 대해 작가노트에서 “일상적인 것(곳)에서 낯선 것을 경유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경로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초여름', '꽃길', '안녕에 대하여', '오늘도 무사히', '근근불식' 등 그림 10여 점은 그 문학적인 제목처럼 애틋하고 무상한 도시생활자의 감수성을 자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