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준의 '오리행 행행' 전시. (사진 = 산수문화)
서울 신림동에 위치한 산수문화는 황세준 작가의 개인전 ‘오리행 행행’을 10월 25일~11월 15일 연다.
'오리행 행행'. 이 독특한 전시 제목은 출품작 중 하나인 ‘오리행_천변’에서 유래했다.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이에 대해 ‘오리의 생태는 모르지만 오리의 이미지가 양면적’이라며 주책과 우아함, 어수룩한 걸음과 날렵한 유영 등을 예로 든다. 이 양면성은 많이 알아갈수록 우스꽝스러워지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우리의 모습을 닮았다. 작가는 ‘오리가 어디로 가고 무얼 하는지 생각하며 우리의 삶도 설화적으로 그려보고 싶었다’고 의도를 설명했다. ‘행행’은 간다(行)와 한다(行)는 뜻의 말을 의태어처럼 쓴 것이다. 전시 제목이 말해주듯이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그의 회화는 마치 지금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으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는 것처럼 보인다.
▲황세준, '꽃길'. 캔버스 위에 유채, 162 x 130cm. 2016. (사진 = 산수문화)
황세준은 일상에서 마주친 장면과 그에 대한 사유를 캔버스에 담아낸다. 그가 포착한 풍경은 정겨우면서도 낯설고, 기괴하면서도 친숙하면서, 멋지고도 하찮은 서울의 다층적인 면모를 환기시킨다. 어디선가 보았음직한 평범함 속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중요한 사건이나 기억이 떠오르게 된다. 작가는 이에 대해 작가노트에서 “일상적인 것(곳)에서 낯선 것을 경유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경로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표현한다.
'초여름', '꽃길', '안녕에 대하여', '오늘도 무사히', '근근불식' 등 그림 10여 점은 그 문학적인 제목처럼 애틋하고 무상한 도시생활자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황세준, '초여름'. 캔버스 위에 유채, 162 x 130cm. 2016. (사진 = 산수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