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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에 투영된 현대인의 불완전한 삶 … 전병택 개인전, 문화공간 이목서 27일까지

선택의 가치와 목적에 대해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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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연수⁄ 2016.11.15 17:28:47

▲전병태그 'Card tower - Owl(카드타워 - 부엉이)'. 캔버스에 오일, 193.9 x 112.1cm. 2016.


광진구 자양동의 문화공간 이목은 현대인의 삶을 카드 게임으로 비유해 표현하는 작가 전병택의 개인전을 연다.


전병택은 현대인들의 삶을 게임용 카드로 재현한다. 스페이드, 다이아, 하트, 클로버에 들어 있는 의미와 수, 조형방식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들을 펼쳐낸다.


작가는 “52장인 카드의 수는 조커를 더해 365”임을 밝힌다. 52주인 1년 단위와, 365일 숫자가 교묘하게 접목됐다. 이것이 카드를 예술 표현의 주요 소재로 선택하게 된 이유이며, 인간이 정한 시간의 표준에서 벗어나 살 수 없는 삶을 의미하기도 한다.


평론가 홍경한은 “전병택의 작품에 표현된 카드가 쌓아올려진 구조와 캐릭터는 더 직접적인 이야기를 전달한다”고 설명한다. 첫번째로 ‘쌓아 올린 카드’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니는데, 하나는 매사에 불안한 인간들의 모습이다. 일정한 프레임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벗어날 구멍 없이 일상을 소화하고 있는 우리의 초상이라는 것, 그리고 그것은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두 번째는 계급과 욕망의 문제다. 그의 카드에는 숱한 경쟁을 뚫으며 상위로 오르려는 욕망과 엄연히 존재하는 계급, 신분의 관점이 드러난다. 카드에 그려진 그림에 나타나는 계급은 중세시대나 왕정시대를 가리키는 듯 보이지만, 그것이 현재의 계급문화와 하등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시대적 정의는 무의미하다.


한편, 작품에 종종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자본주의 매체의 표상이자 가공된 존재들이다. 배트맨, 뽀로로, 아이언 맨, 피에로, 톰과 제리, 엘리스 등 이 캐릭터들은 실체가 아니지만 미디어를 통해 널리 전파된 탓에 관람자들의 긍정적인 시선도 한 몸에 받는다.


하지만 드러남이 전부는 아니다. 그 내부엔 작가가 전하고픈 메시지가 놓여 있다. 그건 바로 우리 시대가 필요로 하는 현실과 이상의 거리감을 말해주는 두 얼굴로서의 캐릭터다.


작가 자신이 바라는 희망적인 세상을 투과시키는 수단으로서의 캐릭터들은 실제로 현실감이 없다. 만화 속 주인공이거나 만들어진 영웅들, 이상화된 대상이고 상황을 예시하는 존재다. 그러나 이들이 앉아 있는 곳은 다분히 현실적인 공간이다. 아니, 보다 정확히는 현실을 대리하는 카드에 앉아 있다.


홍경한은 “전병택의 그림을 통해 ‘성공이라는 욕망의 실현, 계급사회 최상위로의 진입, 과거와 다른 미래를 위한 모든 것들 앞에서 우린 어떤 카드를 내놓을 것인가?’에 대한 자문자답의 기회가 된다”며, “분명한 것은 내 앞에 다가올 미래는 단수가 아니라 복수라는 사실이며, 선택의 수와 행동의 수, 결과의 수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 것이 삶이다. 전병택의 그림들은 이 지점을 우회적으로 관통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전시는 27일까지. 


▲전병택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문화공간 이목의 전시장 일부.(사진=문화공간 이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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