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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행근 중국부자 칼럼] 중국은 안정된 정치로 부자 계속 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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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11호 송행근 중국 경제문화학자⁄ 2016.11.28 09:44:11

(CNB저널 = 송행근 중국 경제문화학자) 급속한 중국 경제성장의 결과는 중국 부자의 양산이다. 중국의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부자는 지구촌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작년 12월 8월 ‘중국판 포브스’로 불리는 후룬(胡潤)은 ‘중국 부유층 의료·양로 백서’(中国高净值人群医养白皮书)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중국의 백만장자는 134만 명, 억만장자는 8만 9000명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백만장자는 13만 명, 억만장자는 1만 1000명이 각각 증가한 것이다. 

중국에서 백만장자는 보유 재산이 1천만 위안(한화 16억 원) 이상인 부자, 억만장자는 1억 위안(166억 원) 이상인 갑부를 말한다. 중국 인구가 2014년 말 기준 13억 6800만 명임을 감안하면, 중국인 1000명 가운데 1명은 백만장자인 셈이다. 부자가 넘쳐나는 세상이 된 것이다. 

후룬연구원이 중국 부자의 순위와 특징 등 ‘부자 보고서’를 본격적으로 발표하기 시작한 때는 2010년이다. 당시에 억만장자는 5만 5000명이었다. 불과 6년 만에 억만장자가 3만 4000명이나 증가한 것이다. 특히 자산 10억 달러(약 1조 2000억 원)가 넘는 중국의 억만장자가 568명으로 나타나 사상 처음으로 미국(535명)을 추월했다. 지구촌에서 부자가 가장 많이 사는 나라 1위에 중국이 올랐다는 사실은 세계 경제의 중심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이동했고, 중국이 비록 사회주의 국가이기는 하지만 이제는 명실상부한 자본주의 국가로 변모되었음을 나타내는 증표이기도 하다. 

역시 경제는 정치…
등소평이 고른 지역에 부자들 많아

한 해가 저물어가는 현 시점에서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중국부자들에게 나타나는 특징은 뭘까? 첫째, 지역의 편중이다. 중국 내 백만장자들은 몇 군데 도시와 지역에 집중적으로 살고 있다. 부자들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은 광둥(廣東)성으로 24만 명에 달했다. 베이징은 23만 8000만 명, 상하이는 20만 5000명, 저장성은 16만 명으로 그 뒤를 따랐다. 1~4위권 4곳의 1000만 위안 이상 자산가는 총 84만 3000명으로 전체의 63%를 차지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덩샤오핑이 심천이나 광저우 등 광동성을 중심으로 개혁개방을 처음 시작하고 선부론(先富論)을 주창했던 결과가 억만장자가 가장 많이 사는 지역으로 고스란히 대입되어 현실화되었다는 점이다. 

▲중국 최고의 여성 부호인 천리화 푸화그룹 회장. 사진 = 위키피디아

셋째, 여성 부호의 약진이다. 올해 10월 후룬연구원이 발표한 ‘2016년 후룬 50대 중국 여성 부호’ 순위에 따르면, 중국 최고 여성 부호로 75세의 천리화(陳麗華) 푸화그룹 회장이 차지했다. 베이징의 ‘부동산 여왕’으로 불리는 그녀의 자산은 505억 위안으로 나타났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의 재벌 2세 양후이옌(楊惠姸)이 485억 위안으로 2위, 폭풍과기(暴風科技)의 저우췬페이(周群飛)가 450억 위안으로 3위를 차지했다. 최근 여성 부호의 약진은 중국 부자의 지형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 실제 후룬연구원이 발표한 ’2016 중국 100대 부호’에서 여성 비중은 지난해 21%에서 24%로 3%로 증가했다. 3%의 증가 폭이 적다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남성에 편중되었던 중국 부의 지도에서 중국 여성의 입지가 조금씩 확대되고 있음은 주목할 만하다.   

셋째, 바링허우(80后)의 도약이다. 중국 창업 신화인 알리바바 마윈 회장은 “오늘날 중국의 청년이 ‘제조’에서 ‘창조’로 진화하고 있다”고 하면서 바링허우에 대한 가치를 깊이 인정했다. 후룬(胡潤)이 발표한 ‘1980년 이후 출생한 2016년 부자 리스트’에서 245억 위안(4조 1650억 원)의 재산으로 자수성가한 사람들 가운데 종합 IT 서비스 기업인 한딩위여우(漢鼎宇佑)인터넷의 왕치청(王麒誠), 우옌(吳艶) 부부가 1위를 차지했다. 1980년생인 왕치청과 우옌 부부의 자산은 245억 위안(4조 1650억 원)으로 나타났다. 세계 민간 드론 시장을 장악한 ‘드론의 대왕’, 다장(DJI)의 왕타오(汪滔)가 240억 위안으로 2위를 차지했다. 우버차이나를 인수해 세계의 주목을 받은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의 청웨이(程維)와 온라인교육업체인 하오웨이라이(好未來)의 창업주 장방신(張邦鑫)이 총자산 130억 위안으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왕타오 회장과 장방신 회장은 1980년 동갑내기이다. 가장 어린 나이에 억만장자가 된 바링허우는 1986년 출생으로 올해 30살에 불과한 후이량(匯量)테크의 돤웨이(段崴)였다. 그의 자산은 22억 위안(약 3766억 원)이었으며 18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넷째, 새로운 부자 유형의 탄생이다. 루퍼트 후거워프 후룬 발행인은 올해의 부자 트렌드는  “금융·투자와 과감한 리스크 테이킹(risk taking, 위험감수)”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 대표적 갑부는 바로 야오전화(姚振華·46세) 바오넝(寶能)투자그룹 회장이다. 최근 후룬연구원이 발표한 ‘2016년도 부동산 부호’ 명단에서 그는 완다(萬達)의 왕젠린(王建林), 알리바바 마윈(馬雲), 텐센트 마화텅(馬化騰)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지난해 야오전화 회장의 부자 순위는 204위에 불과했다. 

야오 회장은 1997년 선전에서 야채 도매업체 신바오강(新保康)실업을 창업했다. 2003년 4019만 위안으로 국유기업인 선예(深業)물류의 지분 25%를 매입했고 3년 뒤 기업분할로 거액을 챙기면서 적대적 M&A에 뛰어들었다. 이에 대해 후룬 발행인은 “중국 부호 성공 모델은 무역에서 제조업, 부동산에서 정보통신, 이제 자본시장으로 변화했다”며 “야오 회장은 자본시장의 대표적 인물”이라고 그 의의를 밝혔다. 바야흐로 중국에 본격적인 자본시장이 도래한 것이다. 

여자 부호 늘고, 철부지로만 알았던 
1980년대 이후 출생 신세대 거부 속속 등장

다섯째, 투자의 변화이다. 현재 중국의 백만장자들이 선호하는 재테크 방식은 저축과 신중한 투자 그리고 높은 비금융자산의 비중과 특정 투자방식 선호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당수가 가장 선호하는 재테크 방식은 저축과 부동산 그리고 보험이었다. 중국 부호들 중 98%가 자산의 일부를 저축하고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었으며 90%는 보험 상품에 가입했다. 특히 예술품에 투자하는 비율이 28%나 되어 아트테크에도 관심이 지대함을 나타냈다. 하지만 20%만이 사모펀드나 벤처투자에 나섰다. 부자들은 안전한 투자를 통해 부를 확대하는 방법을 선호하였다. 

▲신제품 드론을 설명하는 왕타오 회장(오른쪽). 철부지로만 알았던 중국의 바링허우 세대 부자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진 = DJI

특히 글로벌 자산 배분이 재테크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부호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해외 부동산 매입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번 달 10일 인민망은 후룬연구원과 비자 컨설팅 그룹이 자산 규모 150만 달러 이상의 중국 부호 134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80만 명이 3년 내 해외 부동산을 살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들이 가장 희망하는 이민 국가로는 역시 미국이었다.  

중국인 1000명 가운데 1명은 백만장자인 것이 2016년 중국의 현실이다. 앞으로 백만장자는 더 진화하고, 중국에는 부자들이 더욱 넘쳐날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미국 부자가 곧 세계 부자’라는 진리가 무색하게 되었다. 대신에 ‘중국 부자=세계 부자’라는 등식이 점차 확립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지구촌에서 중국 부자의 파워는 세계 경제를 세차게 주도할 것이며, 이에 따라 세계의 부자 지형은 요동칠 것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다소 혼란이 예상되지만, 1인 체제를 확고히 구축한 시진핑의 중국은 그 힘이 더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철없는 응석받이라는 인식 때문에 ‘소황제’로 불렸던 바링허우들이 명실상부한 기업인으로 거듭 태어나고 있기도 하다. 

(정리 =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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