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디저트 메뉴인 맥플러리와 맥카페 쉐이크. 미국 맥도날드가 '안 좋은' 성분을 뺀 신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 = 맥도날드USA 홈페이지)
미국 맥도날드가 '안 좋은' 성분을 제외한 친환경 음료로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한국맥도날드는 이와 관련해 아무런 움직임도 없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지난 달 미국의 대표적인 햄버거 체인 맥도날드는 아이스크림콘과 쉐이크에 인공조미료, 인공색소, 방부제를 완전히 빼겠다고 발표했다. 맥도날드 아이스크림콘은 작년에 6800만 개가 팔릴 정도로 인기 있다. 쉐이크에 들어가는 토핑에서도 인공조미료, 인공색소, 방부제를 뺄 것이며, 쉐이크용 시럽에선 유해성 논란이 있는 액상과당(HFCS)을 뺄 것이라고 맥도날드 측은 발표했다. 액상과당은 설탕보다 구조가 단순하고 소화흡수가 빨라 고혈압은 물론 혈관성 질환, 지방간, 복부 팽만감(배에 가스가 찬 느낌), 발기 부전 등에 영향을 주는 것을 알려져 있다.
논란이 있던 첨가물을 뺀 새로운 맥도날드 아이스크림콘과 쉐이크는 작년 가을에 미국 맥도날드 일부 점포에서 처음 도입된 뒤 인기에 힘입어 미 전역 1만 4000여개 맥도날드 매장에 거의 도입을 마쳤다고 맥도날드 측은 밝혔다.
디저트뿐 아니라 맥도날드의 식사류에서도 친환경 원료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 맥도날드는 작년에 치킨 너겟에 들어가는 인공조미료를 제거한 뒤 치킨 너겟의 판매가 늘었다고 알렸다. 또 맥머핀에는 '진짜 버터'를 넣기 시작했다고 알려졌다. "정크 푸드"라는 오명을 쓴 패스트푸드 체인이 건강식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모양새다.
'식품첨가물의 왕국'인 미국이지만…
미국은 식품첨가물의 나라다. 한국보다 식품첨가물의 사용 빈도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맥도날드처럼 인공 식품 첨가물을 추방하고 친환경 재료를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치킨 전문 체인점인 보스턴마켓은 올해초 무(無)항생제, 무MSG, 무(無)글루텐 미국산 치킨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햄버거 체인인 웬디즈는 이미 무MSG, 무(無)인공조미료, 무(無)방부제, 무(無)인공색소 제품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이 허가된 식품첨가물이라 인체에 무해하지만, 친환경 재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가는 현상에 착안해 식품업체들이 대처에 나서고 있는 현상이다.
한국 맥도날드도 친환경 먹거리로의 변화에 나서고 있다. 단적인 예가 바로 한국 맥도날드 조주연 사장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처장 표창을 받은 일이다. 조 사장은 트랜스지방 제로화 달성, 프렌치 프라이의 나트륨 함량을 최대 20% 감량, 샐러드 론칭 등을 호평받아 이 표창을 받았다. 한국맥도날드는 5월 이틀간 식품 안전의 날 행사에 참여해 안전 먹거리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한국맥도날드는 재료의 신선함과 깨끗함을 강조한다. 미국 본사의 아이스크림콘 개선 조치에 대해 한국맥도날드는 현재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사진 = 한국 맥도날드 홈페이지 캡처)
반면 아이스크림 부분에서는 미국 맥도날드 본사와 한국맥도날드가 많이 다르다. 맥도날드 본사는 아이스크림에서 인공조미료, 인공색소, 방부제 ‘추방’을 선언했지만 한국맥도날드는 인공색소와 방부제를 제외하고는 인공조미료를 일부 첨가하고 있다. 미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사용이 허가된 성분이므로 그 자체에 시비를 걸 수는 없으나, 한국 소비자 입장에선 ‘한국맥도날드와 미국 맥도날드는 왜 다른가?’라고 불만을 제기할 만한 대목이다.
한국맥도날드는 자체 홈페이지에서 햄버거와 샐러드 등에서 고품질 재료를 사용하려는 노력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아이스크림콘 등에 대한 언급은 없다. 미국 본사의 움직임에 대해 문의하자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고객의 건강을 위해 고품질 식재료를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미국 본사가 지향하는 방향을 따르고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발 프랜차이즈의 '좋은 재료 쓰기' 트렌드, 태평양 건너올까?
각종 식품첨가물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시중에 유통되는 식품첨가물은 검증이 된 것이므로 안전하다”고 밝혔다.
최근 프랜차이즈 등을 통해 다량 공급되는 식품에 대해선 소비자들의 안전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알레르기 유발 식품에 대한 표시를 의무화하는 ‘알레르기 유발식품 표시제’가 한국에서 시행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식약처는 5월 30일부터 점포수가 100개 이상인 프랜차이즈에 대해 알레르기 유발식품 표시를 의무화했다. 이에 따르면 해당 영업장은 제품에 사용되는 알레르기 유발 원재료를 소비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눈에 띄게 표시해야 한다. 온라인이나 전화로 주문을 받는 경우에도 홈페이지나 배달 시 제공되는 리플렛, 스티커 등에 알레르기 유발 원재료 명을 표시해야 한다.
미국에서 시작된 음식 프랜차이즈의 친환경 재료 바람이 한국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바다 건너 사정'에만 그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