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행근 중국부자 칼럼] 부자 남편 싫다는 ‘미모 1위 쎈여자 사업가’ 판빙빙
(CNB저널 = 송행근 중국 문화경제 학자) “부자와 결혼할 생각이 없어요. 나는 부자니까요.(我没有想嫁入豪門, 我就是豪門!)”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말한 여성은 누구일까? 판빙빙이다. “부자와 결혼하고 싶지 않느냐”는 어느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다.
판빙빙(范冰冰、Bingbing Fan)은 중국 당대 최고의 여신이자 가수이고 기업가이다. 귀여운 외모와 빼어난 몸매 그리고 뛰어난 연기력으로 ‘중화권 바비인형’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2010년 베이징신문이 선정한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50명(50 most beautiful people in China)’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그녀는 1981년 9월 16일 산둥성 칭다오(靑島)에서 출생하여 옌타이(烟台)에서 성장했다. 아버지 판타우(范濤)는 해군 문화선전공작단 가수였다. 어머니 장천메이(張傳美)는 무용수로 활동하였고 옌타이 항만사무국의 간부를 지냈다. 그녀는 부모님의 지도 아래 피리와 피아노를 배웠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대해 남다른 흥취와 감각을 갖게 된 배경이다.
판빙빙은 상해 사범대학 부속 셰진(謝晉)텔레비전예술학교(上海師範大學附屬謝晉影視學校)를 졸업하였다. 1998년 ‘황제의 딸(還珠格格)’로 데뷔했다. 2004년 영화 ‘핸드폰(手機)’에서 주인공의 정부 역으로 주연을 맡으면서 대중영화백화상(大衆電影众百花獎)에서 여우 주연상을 받으면서 주연급으로 성장했다. 특히 2013년 제9회 화딩 어워드 여우 주연상, 2016년 제64회 산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 여우 주연상을 거머쥐면서 세계적인 배우로 부상했다.
판빙빙은 ‘바링허우’의 대표적인 부자 가운데 한 명이다. 걸어 다니는 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브스는 ‘2017년 세계 최고 수입 여배우 톱10’을 발표했다. 판빙빙은 1700만 달러(약 196억 원)의 수입을 올려 5위를 차지했다. 2016년에는 중국 연예인 가운데 약 2.44억 위안(약 400억 원)의 수입으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망(中国网)과 21세기인재신문(21世紀人才報)이 발표한 ‘2016 중국 80년대생 부호 순위’에서는 6위였다.
주요 수입원은 출연료이지만 사업도 잘해
어떻게 돈을 벌까? 판빙빙의 주요 수입원은 출연료, 모델료, 광고 수입, 행사 참석 등이다. 이외에 기업 운영과 주식 투자가 있다. 2014년 겨울 중국 대륙을 뜨겁게 달군 대하 사극 ‘무측천’에서 판빙빙은 주연을 맡았다. 총 출연료는 5274만 위안(약 90억 원)이었다. 2015년 개런티는 분당 6만 위안(약 1000만 원)이었다. 올해 발표된 ‘2017 중국 스타 수입 랭킹’에서 판빙빙은 2억 4400만 위안(약 414억 원)을 벌어 1위를 차지했다. 천문학적인 출연료가 부를 형성하는 중요 원천이다.
그녀의 광고 모델료는 30초당 100만 위안(약 1억7천만 원)을 넘는다. 지난해 그녀는 CF 편당 15억 원 상당의 출연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뉴스연합(新闻联播)에 따르면, 2015년 15초 당 평균 중국 연예인 광고료는 약 17만 위안(약 2900만 원)이다. 판빙빙매니지먼트는 판빙빙이 2010년에 찍은 광고만 50개가 넘는다고 발표했다. 현재 그녀는 세계적인 명품 루이비통과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로레알, 스위스 시계 브랜드 쇼파드 등의 광고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판빙빙은 기업가이다. 2006년 판빙빙매니지먼트(范冰冰工作室)을 설립했다. 판빙빙매니지먼트는 종합 연예 매니지먼트 기업으로, 연출, 영상 제작, 가수 배출, 광고 기획, 드라마 제작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녀가 설립한 아이메이선(爱美神) 영상문화 유한회사 대표이다. 이 회사는 드라마 제작을 전문으로 한다. 이후 중국 유명 영화사 탕더(唐德)필름에 매각했다. 단돈 3000만 위안의 자본금으로 설립하였지만, 탕더필름은 아이메이선 지분 51%를 7억 위안이 넘는 가격에 매입했다.
주식 투자도 잘한다. 판빙빙은 지난 2011년 4월 291만 위안에 탕더필름 128만 9900주를 매입하며 10대 주주가 됐다. 지난해 탕더필름이 중국판 나스닥인 창업판에 상장하면서 판빙빙의 지분 가치도 뛰었다. 그녀의 지분은 258만 주, 지분 가치는 1억 7000만 위안에 달했다. 5년 사이 지분 가치가 58배로 치솟은 셈이다. 하지만 2015년 주가가 하락해 1억 2500만 위안(약 228억 원)의 손해를 보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지난 2013년 5월 15일(현지시간) 중화권 스타 판빙빙이 프랑스 칸영화제 레드카펫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판빙빙은 중국에서 전도유망하다는 와인 사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와인 사업은 중국 부자들이 관심을 갖는 주요 사업 분야의 하나이다. 그녀는 지난해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닝샤의 ‘청궁훙(成功紅)’ 와인업체의 소유주로부터 지분 6%를 315만 6000위안(약 5억 3000만 원)에 매입하며 3대 주주가 됐다. 현재 판빙빙이 투자한 이 업체는 중국 벤처 기업 전용 장외거래 시장인 신삼판(新三板) 상장을 준비 중이다. 청궁훙이 성공적으로 증시에 상장한다면 판빙빙이 얻게 될 수익도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은 판빙빙에게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 같다.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했기 때문이다. 먼저 판빙빙은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스타로 등극했다. 올해 6월말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이하 아카데미) 신규 회원이 되었다.
“과체중” 평가에 “어때, 난 예쁜데?” 당찬 응수
하지만 올해 7월초 탈세 의혹에 휩싸였다. 경제관찰신문(經濟觀察報)에 따르면 판빙빙은 지난해 8월 3000만 위안(약 49억 원)을 투자해 신장(新疆) 훠얼궈스(霍尔果斯)에 아이메이선(爱美神) 영상문화 유한회사를 설립했다. 훠얼궈스는 세수 혜택이 있는 자유무역 지구이다. 하지만 최근 많은 엔터테인먼트 사들이 과도한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이곳에 회사를 설립하고 있다고 밝혀져 논란이 커지고 있는 곳이다. 시진핑 정부는 취임 이후 수년째 적폐청산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적폐청산의 핵심은 공직자들의 뇌물 수수와 해외 재산 은닉 그리고 탈세이다. 이미지를 먹고살고, 그에 따라 시장가치가 정해지는 연예계의 생리 속에서 탈세 의혹은 판빙빙을 곤혹스럽게 만들 요인이 될지도 모른다.
판빙빙은 인간이 가장 염원하는 ‘미인’과 ‘부자’라는 두 가지를 갖춘 스타이다. 게다가 스스로 “어떤 일이든 직접 부딪쳐 성취해야 하고 일에 대한 의지력도 매우 강해 일면 남자다운 면도 있다“고 말할 만큼 모험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특히 담대함은 하늘을 찌른다. 그녀는 168cm에 57kg이다. 여배우 치고 과체중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몸무게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 나는 예쁘니까’라고 쿨하게 응수한다.
2016년 기준으로 중국 엔터테인먼트 시장 규모는 약 3800억 위안(약 68조 원)에 이른다. 천문학적 돈이 흐르는 중국 엔터테이먼트 시장이라 우리나라 한류 스타를 비롯해 세계적인 스타들이 너도나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 이미 그녀는 중국을 넘어 세계적인 배우로 군림하고 있다. 판빙빙의 시장가치 즉, ‘부의 미래’는 더욱 장밋빛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리 = 최영태 기자)
송행근 중국 문화경제 학자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