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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KB금융 꺽고 ‘리딩뱅크’ 탈환… 조용병 ‘One 신한’ 통했다

신한, 오렌지라이프 인수로 ‘수성’ vs KB, 롯데캐피탈 인수로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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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28호 정의식⁄ 2019.02.19 17:24:23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018년 9월 3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창립 17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신한금융

지난해 4대 금융그룹이 모두 호실적을 기록해 연간 순이익 규모가 10조 원을 돌파한 가운데, 선두 2강인 신한금융과 KB금융의 경쟁에서 신한금융이 승리자가 됐다. KB금융은 3분기까지 우세한 실적을 보였지만, 4분기에 일회성 비용 증가로 실적이 줄어 1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신한금융에 내주게 됐다. 업계에서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내세운 ‘원 신한’ 전략으로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 성공한 것이 리딩뱅크 탈환의 핵심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4대 금융그룹 모두 호실적… 이자 이익 ‘효자’

KB금융, 신한금융, 우리은행, 하나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2018년 연간 순이익 규모가 10조 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 합계는 10조 4850억 원으로 2017년보다 약 7.2%(7059억 원) 늘어났다. 4대 금융그룹의 연간 실적이 1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먼저, 신한금융은 2018년에 약 3조 1567억 원의 당기순이익(연결기준)을 기록했다. 2017년보다 8.2%(2379억 원) 늘어나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KB금융은 같은 기간 3조 68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년 연속 3조 원을 돌파했지만, 2017년보다는 7.3% 줄어든 실적이었다.

신한금융의 2013년 이후 당기순이익 추이. 단위: 10억원. 사진 = 신한금융

하나금융도 지난해 2조 240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17년 대비 10.0% 증가했으며, 2005년 하나금융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이다.

우리은행(연결)의 당기순이익은 2조 192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5%나 급증해 4대 금융그룹 중 2018년에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인 기업이 됐다. 이는 2006년 2조 29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이후 최대의 실적으로, 2006년 당시 출자전환 주식 매각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 포함됐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셈이다.

이처럼 4대 금융그룹이 모두 막대한 이익을 실현한 것은 이자 이익의 호조 덕분으로 분석됐다. 4대 금융그룹의 지난해 이자 이익은 28조 7734억 원으로 전년보다 약 9.0%(2조 3722억 원)나 늘었다. 여기에다 비(非)이자 이익인 수수료 수익도 7조 5267억 원으로 9.8% 늘어 호실적에 일조했다.

신한금융, 1년 만에 리딩뱅크 탈환 성공

업계의 주된 관심사였던 리딩뱅크 경쟁은 신한금융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2017년 KB금융은 약 3조 311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9년 간 이어졌던 신한금융의 리딩뱅크 지위를 빼앗았지만, 올해는 3조 원에 턱걸이한 3조 689억 원의 당기순이익에 그쳤다.

반면, 신한금융은 2017년에 2조 9188억 원을 기록, 3조 원 클럽에 아슬아슬하게 못미쳤던 것과 달리 올해는 3조 1567억 원으로 여유있게 3조 원 클럽에 진입하며 불과 1년 만에 리딩뱅크 지위를 탈환했다.

KB금융 연간 당기순이익 변동 추이. 단위: 10억원. 사진 = KB금융

리딩뱅크 경쟁의 향방을 나눈 핵심 요인은 4대 금융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4대 시중은행의 실적이었다.

4대 주요 시중은행의 2018년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14.8% 늘어난 8조 4782억 원이었는데, 이 중 신한은행의 당기순이익이 2조 279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KB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 2243억 원으로 2위에 그쳤다. 이어 KEB하나은행이 2조 928억 원으로 3위를, 우리은행(개별)이 1조 8821억 원으로 4위를 차지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2017년 당기순이익 1조 7110억 원보다 무려 33.2%(5680억 원)나 늘어난 실적을 보여, 같은 기간 2.3%(496억 원) 성장에 그친 KB국민은행을 압도했다. 은행 간 경쟁에서 앞서야 리딩뱅크 경쟁에서도 승리한다는 법칙이 올해도 이어진 것.

우리은행(개별)도 무려 34.5%(4830억 원)이나 당기순이익을 늘려 –0.5%(-107억 원)의 증감을 보인 KEB하나은행과의 격차를 크게 줄였다. 2017년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 격차는 7044억 원에 달했지만, 2018년에는 그 차이가 2107억 원에 불과하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1월 2일 KB국민은행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2019년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리딩뱅크 경쟁을 판가름 낸 또 하나의 요인은 1회성 비용의 유무였다.

3분기까지 순항하던 KB금융은 4분기에 희망퇴직금으로 2860억 원을 지출하며 비용이 급증했다. 이외에 충당금 등 전입액이 6736억 원으로 전년보다 1254억 원(22.9%)이나 늘었다. 특히 4분기 충당금 전입액이 2458억 원으로 갑자기 늘었다. 1년 전 같은 기간의 충당금 전입액은 683억 원에 그쳤다.

반면, 타 금융그룹은 충당금 등 전입액의 영향이 크지 않았다. 신한금융은 수치상 전년 대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지만 2017년 신한카드의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대손충당금 환입액 3639억 원을 고려하면 오히려 1696억 원(18.7%) 감소했다. 우리은행과 하나금융도 충당금 등 전입액이 전년 대비 4555억 원(58.0%), 3773억 원(44.8%)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KB금융만 충당금이 크게 늘어난 것을 두고 2020년 11월 임기가 종료되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2019년에 좋은 실적을 보이기 위해 미리 충당금을 쌓아놓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충당금이 늘어나면 그해 실적이 줄어들게 되므로, 그 다음해에 상대적으로 실적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조용병 회장 ‘원 신한’ 전략, 비이자 이익 증대에 기여

이번 신한금융의 리딩뱅크 탈환과 관련해 또 하나의 중요한 차별점은 ‘비이자 이익’의 증대다.

2018년에 4대 시중은행의 이자 이익이 모두 늘었지만, 비이자 이익이 늘어난 곳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뿐이었고, 특히 신한은행의 비이자 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5조 5860억 원의 이자 이익을 기록했다. 2017년의 4조 9921억 원보다 약 11.90%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비이자 이익은 2017년의 7907억 원에서 11.62% 늘어난 8826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KB국민은행은 이자 이익이 6조 1007억 원으로 2017년의 5조 5647억 원보다 9.63% 늘어나는 동안, 비이자이익은 2017년의 8655억 원에서 13.03% 줄어든 7527억 원에 그쳤다.

 

이런 차이가 만들어진 것을 두고 신한금융 측은 “‘원 신한(One Shinhan)’ 협업체계라는 신한만의 차별성이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원 신한’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강조해온 경영전략이다.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신한캐피탈, 제주은행, 신한저축은행 등 핵심 7개사의 결속력을 강화해 하나의 금융그룹으로서 가치를 높이겠다는 것.

구체적으로는 지난 2017년 7월 지주, 은행, 금투, 생보, 캐피탈 등 5개 계열사 자산운용 인력들로 GIB 사업부문이 구성돼 다양한 투자사업에서 성과를 거뒀다. 아직은 초기단계지만, 신한금융의 비은행 부문 수익성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이 나온다.

서울 중구 오렌지라이프 본사. 사진 = 연합뉴스 

그렇다면 2019년의 리딩뱅크 경쟁은 어떤 양상으로 진행될까? 업계에서는 M&A(인수합병)가 1위 탈환의 핵심 키워드라고 지목하는 분위기다.

우선, 신한금융은 지난해 9월 인수한 오렌지라이프의 실적이 올해부터 반영돼 1위 수성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오렌지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은 3113억 원으로 신한금융의 지분율 59.15%를 반영하면, 약 1841억 원의 실적 증대가 예상된다. 이미 벌어진 KB금융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되는 셈.

이에 맞설 KB금융의 승부수 역시 M&A다. 가장 우선적인 M&A 후보회사는 최근 롯데그룹이 매물로 내놓은 롯데캐피탈이다. 지난 12일 마감된 롯데캐피탈 인수 예비입찰에 KB금융과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7개 사가 인수 후보자로 참여했다.

국내 캐피탈 업계 4위인 롯데캐피탈을 인수해 KB캐피탈과 합칠 경우, KB캐피탈은 캐피탈 업계 2위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롯데그룹이 이후 롯데캐피탈의 매각을 잠정 보류하면서 롯데캐피탈 M&A의 성사는 조금 멀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캐피탈 외에도 생명보험사, 증권사, 카드사 등 비은행 부문의 인수를 통해 몸집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며 “신한금융과 KB금융은 리딩뱅크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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