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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르노삼성, OEM 수입차 판매부진 만성화…타개책 없나?

양사 9종 1~4월 누적 총 판매량이 코란도보다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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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38호 윤지원⁄ 2019.05.20 09:36:47

쉐보레와 르노삼성이 해외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해서 수입해 들여오는 수입차가 국내 시장에서 계속되는 판매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OEM 수입차는 국내 시장에 부족한 신차 라인업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이지만, 물류 및 보관 비용으로 인해 상승하는 가격 등 불리한 여건으로 동급 국산 경쟁 모델들에 비해 판매가 저조해 업체의 고민이 커져가는 상황이다.
 

쉐보레의 이쿼녹스(왼쪽)와 르노삼성의 QM3. (사진 = 각 사)


한국지엠 쉐보레와 르노삼성이 국내 시장에서 판매하는 OEM 수입차는 현재 총 9종이다. 쉐보레는 이쿼녹스, 임팔라, 카마로, 볼트EV(전기차)와 볼트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5종이고, 르노삼성은 QM3, 클리오, 트위지, 마스터 등 4종이다.

그런데 이들 OEM 수입차의 국내 판매 실적이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쉐보레와 르노삼성의 OEM 수입차 국내 판매량은 총 4279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9% 증가했는데 이는 쉐보레가 이전에 물량 부족을 겪었던 볼트EV의 수입 규모를 늘린 데서 온 결과에 지나지 않아 그다지 고무적인 수치가 아니다.

절대적인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적다. 두 회사의 OEM 수입차 9종의 4개월 누적 총 판매량이 쌍용차 코란도 단 한 모델의 실적(1~4월 누적 4483대)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다. 수입차 브랜드와 비교하면 벤츠의 E클래스는 단독으로 이들의 2.7배 이상(누적 1만 1531대) 팔렸다.

 

쉐보레 OEM 수입차 4월 판매량

차종

4월 판매량

(대)

3월 판매량

(대)

전월대비

(%)

작년4월

(대)

전년대비

(%)

1~4월누적

(대)

볼트EV

452

650

-30.5

322

+40.4

1102

이쿼녹스

197

150

+31.3

0

-

632

임팔라

64

55

+16.4

110

-41.8

122

카마로

24

13

+84.6

16

+50.0

78

볼트PHEV

0

0

-

37

-

10

 

쉐보레: 볼트EV·이쿼녹스 기세 꺾여

쉐보레는 1~4월 총 1944대의 OEM 수입차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63.9% 늘어난 판매량이다.

이 기간 판매량 증가를 견인한 것은 1102대를 판매한 볼트EV였다. 볼트EV는 2017년과 2018년 국내 2세대 순수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계약 개시일 완판 기록을 2년 연속으로 달성했다. 이에 쉐보레는 올해 볼트EV 수입 물량을 7000대 규모로 늘렸다.

하지만 아직까지 볼트EV는 예전 같은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쟁 차종인 현대차 코나EV와 기아차 니로EV는 공급 물량 부족으로 장기 대기자까지 발생하면서도 4월 한 달 각각 4730대와 2953대를 기록한 반면 볼트EV의 4월 월간 판매 대수는 3월(650대)보다 30.5%나 줄어든 452대에 그쳤다.

아쉬운 것은 지난해 6월 국내 출시하면서 큰 기대를 모았던 중형SUV 이쿼녹스의 판매량이다. 이쿼녹스는 북미 시장에서 높은 판매율을 기록한 성공적인 모델로 기존의 캡티바를 점차 대신할 것으로 주목받으며 지난해 국내에서 총 1718대 판매됐다.
 

지난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진행된 국내 대표 친환경자동차 전시회인 ‘EV 트렌드 코리아 2019’에 마련된 쉐보레 볼트EV(Bolt EV) 전시장. (사진 = 쉐보레)
쉐보레 이쿼녹스. (사진 = 쉐보레)


쉐보레는 12월 이쿼녹스의 연식변경 제품을 다섯 달 만에 출시하고 가격도 인하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내내 150대 미만의 월 판매량에 머물었고, 4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31.3% 증가했음에도 200대에 못 미치는 197대를 기록했다(1~4월 누적 632대).

동급의 국산 경쟁 모델은 현대차 싼타페, 기아차 쏘렌토, 르노삼성 QM6 등이다. 이중 가장 잘 팔린 싼타페는 4월 한 달 동안에만 6759대를 판매했다. 이쿼녹스가 4개월 내내 기록한 것보다도 열 배 이상 많다.

현대차 그랜저의 대항마로 꼽혔던 임팔라도 누적 122대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임팔라는 2015년 출시 초기 한 달 동안 4000대가 계약되면서 기대를 높였고, 충분한 실적이 나오면 국내에서 생산하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 맞지 않는다는 평가와 함께 가격 경쟁력에서도 밀리면서 월 두 자릿수 판매에 그치는 저조한 성적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 2월에는 미국 디트로이트공장 폐쇄설과 함께 단종 수순을 밟는다는 전망까지 제기됐었으나 GM이 일부 생산공장 가동을 2020년 1월까지 연장하면서 임팔라의 국내 판매도 이어지게 됐다.

 

르노삼성 OEM 수입차 4월 판매량

차종

4월 판매량

(대)

3월 판매량

(대)

전월대비

(%)

작년4월

(대)

전년대비

(%)

1~4월누적

(대)

QM3

202

335

-39.7

516

-60.9

1057

마스터

153

196

-21.9

0

-

476

트위지

117

157

-25.5

192

-39.1

348

클리오

61

140

-56.4

51

-19.6

454

 

르노삼성: QM3의 바닥 모를 추락

같은 기간 르노삼성의 OEM 수입차 총 판매량은 2335대로 전년 2854대보다 18.2%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틈새시장을 노리고 들여온 소형차 르노 클리오와 상용차 르노 마스터의 판매 실적이 나쁘지 않았다. 특히 클리오는 지난해 연간 3500대 이상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는 국내 생산까지 시작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1~4월 전 차종이 월간 판매량 및 전년 대비 20% 이상의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과거 한동안 효자 노릇을 했던 QM3의 부진이 뼈아팠다.

QM3는 해외에서 캡처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소형 SUV 모델로, 스페인 공장에서 생산된 것을 들여온다. 2014년 국내 출시했을 때 연간 1만 8181대가 팔리면서 성공적인 데뷔 첫 해를 보냈다. 하지만 곧바로 쌍용차 티볼리, 현대차 코나, 기아차의 니로와 스토닉 등 소형 SUV 신차들이 쏟아져 나왔고, QM3는 이들과의 경쟁에서 밀렸다.

QM3의 1~4월 누적 판매량은 1057대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티볼리는 1만 3358대가 팔렸으니 8% 수준밖에 팔리지 않은 것. 심지어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QM3가 유일하게 우위를 유지했던 트랙스도 올해 선전을 이어가며 1~4월 누적 판매량 4030대로 증가, 순위 역전이 일어나고 말았다.

클리오도 올해 4월까지 누적 454대를 판매했다. 특히 4월 판매량이 전월(140대) 대비 반토막 이상 떨어진 61대에 그쳤는데, 전월대비 56.4% 감소율은 국산차 브랜드 전 모델 중 62.5% 떨어진 현대차 i40를 제외하곤 가장 큰 폭의 하락세였다.
 

르노삼성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사진 = 르노삼성)


판매 부진 원인과 해법은?

OEM 수입차의 국내 판매 부진은 여러 가지 원인 탓으로 분석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가격 경쟁력 부재를 꼽는다. 해외 공장에서 생산된 자동차를 국내로 가져오는 물류 및 보관비용이 더해져 동급 경쟁 모델 대비 비싼 가격으로 책정되기 때문이다.

이런 부가 비용이 차량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시장이 지금보다 몇 배는 더 커져야 하는데 자동차 내수 시장의 부진이 수년 째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기대는 무의미하다.

또한, 현지 공장에서 국내 시장에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최소 수 개월이다. 따라서 국내 소비자들의 니즈 변화에 신속하고 섬세하게 대응하고자 해도 이것이 때맞춰 제품에 반영되지 못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국내 트렌드에 맞춘 특별한 옵션을 적용하고자 해도 한국 시장 규모가 너무 작아 요구할 수 있는 한계가 뚜렷하다.
 

쉐보레 뉴 카마로SS. (사진 = 쉐보레)


사정이 이렇다보니 동종 국산 경쟁 모델과 비교해 가격은 높고 상품성은 떨어지는 등 가격 경쟁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기업 입장에서는 OEM 수입차를 포기하기 어렵다. 단점만큼 장점도 뚜렷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OEM 수입차는 라인업이 부족한 완성차 업체에서 신차 개발 비용의 막대한 부담 없이 소비자에게 다양한 라인업을 제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된다. 특히 볼트EV같은 순수 전기차나 카마로SS같은 고성능 스포츠카를 국내 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것은 브랜드에게 큰 강점이다.

또한 수입 초기의 QM3나 이쿼녹스처럼 해외 시장에서 이미 상품성이 검증된 모델을 들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실패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쉐보레가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서 올해 하반기 출시할 대형 SUV 트래버스(왼쪽)와 중형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선보였다. (사진 = 쉐보레)


올해 새로운 OEM 수입차 라인업 추가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쉐보레와 르노삼성은 저조한 OEM 수입차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또 다른 OEM 수입차를 고려하고 있다.

쉐보레는 올해 하반기 대형 SUV 트래버스와 중형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국내 출시하며 SUV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쉐보레 브랜드의 100년이 넘는 역사가 녹아 있는 브랜드의 대표 모델로 정통 아메리칸 라이프 스타일을 앞세워 SUV 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 일으킨다는 계획이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는 한국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의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역할 뿐 아니라, 쉐보레가 새로운 세그먼트에 진입해 새로운 고객들을 브랜드로 이끌어오는 전략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또한 카젬 사장이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서 2020년에 “더 흥미로운 SUV를 선보이고 라인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예고한 것을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쿼녹스를 보완할 수 있는 준대형 SUV 블레이저의 도입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마스터 버스. (사진 = 르노삼성)


한편, 르노삼성은 마스터의 버스 모델을 오는 6월 중 출시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은 서울모터쇼에서 르노 마스터 버스 15인승 모델을 공개하고, 해당 모델과 13인승 모델을 함께 국내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르노삼성 측은 “국내에 고정형 좌석을 갖춘 13인승 승합차는 경쟁 모델이 없어 중장거리 이동시 더 안락하고 수화물 운송도 용이한 마스터 버스 13인승이 고객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르노삼성 관계자는 소형SUV QM3의 판매량 회복을 위해 “앞으로 좀 더 적극적인 고객 접점 행사를 통해 판매량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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