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 = 선명규 기자) 짓는다는 것은 투자의 개념이다. 쌓아올린 다음을 바라보는 기다림의 과정이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호반장학재단은 미래 인재를 짓는다. 지난 1999년부터 20년 가까이 교육이 필요한 학생들을 지원해왔다. ‘호반회 장학금’, ‘국제교류 장학금’이란 이름으로 약 7600명이 수학할 길을 열어줬다. 누적 장학금은 129억원 가량. 올해도 벌써 6억원을 들여 학생 100여명에게 공부할 기회를 제공했다. 배울 기회를 골재로 학생들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에는 훗날의 주역인 어린이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활동을 벌였다. 의식 고취를 위한 일차원적 문구 캠페인은 아니었다. 이 회사 임직원 봉사단인 ‘호반사랑나눔이’가 서울 서초구청에서 투명한 우산을 만들었는데, 이유가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4세 이하 어린이들의 교통사고가 가장 빈번한 시기는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철, 그중에서도 특히 저녁 무렵이다. 아무래도 시야가 어둡고 좁아져 운전자나 어린 보행자 모두 서로를 알아채기 어렵다. 하지만 우산이 비치면 어린이들이 쓰고 걸을 때 주위를 보다 폭넓게 살필 수 있다. 움직이는 차량을 식별하고 위험을 스스로 감지할 수 있게 된다.
보행자만 조심한다고 해서 사고율이 낮아지진 않을 것이다. ‘안전우산’ 만들기 봉사에 참여한 임직원과 그의 가족 140여명은 운전자의 방어운전을 돕는 장치도 심었다. 우산에 반사 스티커를 부착해 운전석에서도 쉽게 눈에 띄게 한 것. 이를 통해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안전 지수가 한층 올라간 셈이 됐다.
임직원 한몸 이뤄 ‘나눔’ 실천
‘호반사랑나눔이’의 활동영역은 넓다. 집수리 사업, 문화유산 보존, 소외계층을 위한 연탄나눔, 김장 담그기 등 분야나 성격의 경계 없이 움직이고 있다. 2010년부터 남한산성에서 환경정화, 야생동물 새집 달아주기, 야생동물 먹이주기 등을 진행 중이고, 2014년 서울대공원과 ‘1사(社)1사(舍)’ 협약을 맺은 뒤 동물원 보전과 활성화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방대한 활동량의 비결은 꾸준함이다. 지난 2009년부터 매달 정기적으로 찾아가는 봉사를 진행하고 있으니, 프로그램이 다채로워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10년간 쌓인 나눔 활동은 100회 이상. 여기에는 누적 참여 인원 9000명, 1만8000여 시간이란 흔적도 남아 있다.
긴 시간 지역사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기도 했다. ‘2018 서울특별시 자원봉사 유공표창(기업부문)’, 서울대공원이 지속적인 자원봉사를 높이 평가해 주는 감사패를 연이어 받았다.
화환 대신 받은 쌀, 지역에 기부
주업인 건설과 연계한 사업도 많다. 전문성과 의미를 결합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예컨대 호반건설은 분양할 때마다 화한 대신 쌀을 받는다. 그리고 해당 지역에 푼다. ‘사랑의 쌀’이란 이름을 달고서 기부를 한다. 지난해 이천 마장 호반베르디움 2차, 경산 진량선화지구 호반베르디움을 분양했을 때도 해당 시청에 받은 쌀을 전달했다. 지금까지 ‘사랑’으로 모아 지역사회에 전한 ‘쌀’만 1만165포대에 달한다.
보금자리가 필요한 이들을 돕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호반건설은 지난 2017년 (사)한국해비타트와 청년 및 신혼부부를 위한 사회주택 건축 후원 협약식을 갖고 건축비 18억원을 지원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CNB에 “봉사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나눔의 의미를 함께 깨닫는 일이 기업문화가 된 것 같다”며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