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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가 스마트폰 뜨는 3가지 이유

온라인 활성화·성능 상향 평준화·화웨이 사태 … 5G 활성화 영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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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43호 이동근⁄ 2019.06.29 22:48:57

30~50만원대 중저가 스마트폰이 뜨고 있다. 첨단 기술로 중무장한 100만원이 넘는 5G 최신형 스마트폰이 언론에 집중되고 있지만,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도 무시하지 못한다는 것이 업계의 시선이다. 실제로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의 두 축인 삼성전자, LG전자에서는 연이어 중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다. 바뀐 환경과 제조사들의 속내를 살펴보았다.

 

현재 언론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마트폰은 2개다. 삼성전자 ‘갤럭시S10’과 LG전자 ‘V50씽큐’ 두가 지다. 이에 더해 아직 출시 전이지만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이 주목받고 있다. 이미 갤럭시S10 5G가 100만대, LG V50 씽큐가 30만대 판매를 각각 돌파했다.

하지만 의외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아직은 큰 시장이라고 볼 수 없지만 실속형 제품을 원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중저가 스마트폰에 개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자급제·온라인 활성화, 중저가 폰 판매 ↑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유통망의 변화다. 과거에는 오프라인 매장이 주된 판매처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유통망이 활성화 되고 있는 데, 이 시장에서 중저가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오픈마켓 11번가와 네이버에서 1000대 한정으로 ‘갤럭시 A30’을 판매한데 이어 6월에는 자사 홈페이지와 옥션, 위메프, 11번가 등의 오픈마켓에서 3000대 한정으로 ‘A50’을 판매해 높은 호응을 받았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촐시한 ‘갤럭시 A9 Pro’. 이 제품은 삼성전자 홈페이지와 전국 디지털프라자, 백화점, 하이마트, 전자랜드 등에서 자급제 폰으로 판매 됐는데, 트리플 카메라는 물론, 6GB 램·128GB 내장 메모리에 갤럭시 스마트폰 최초로 ‘인피니티-O(Infinity-O)’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지만, 갤럭시S라인에 비하면 가격은 60만원이 안되는 일종의 중가 제품이었다. (제공 = 삼성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출시된 고가 라인 제품인 ‘갤럭시S10’, ‘S10 5G’와 ‘V50 씽큐’ 등도 각각 자급제폰으로 출시했지만 중저가폰 만큼의 판매고는 올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저가 제품들의 인기는 공시지원금이 없는 선택약정할인을 선택하는 자급제 폰을 원하는 ‘실속형’ 소비자들에게서 두드러진다. 이들은 24개월 약정만 하면 선택 요금제에서 25%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다, 이통사에서 구매할 때 부담하는 할부 이자도 내지 않는 등 장기적으로 보면 훨씬 저렴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약정에 묶여서 스마트폰을 바꾸지 못하는 어려움도 피할 수 있다. 공시지원금을 받고 폰을 구입할 경우 사용하다 분실, 혹은 고장이 났을 경우 폰을 바꿀 때 더이상 공시지원금을 받지 못한다. 하지만 선택약정을 하게 되면 폰을 바꾼 뒤 계약만 이어가면 된다. 소위 ‘노예계약’ 부담이 없는 것이다.

자급제폰의 경우 통신사에 얽메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인기 요인이다. 유심카드만 바꿔가면서 새 폰을 사용할 수 있어서다.

정부가 자급제 폰을 장려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일부 의원들은 단말기 자급제를 법으로 강제하는 단말기완전자급제 도입을 주장한 바 있으며, 정부는 법으로 정하기보다 기존 자급제를 활성화하자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정부에서 강제로 자급제 폰 확대를 강요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아직 관련 제도의 변화는 아직 없었다. 하지만 제조사들이 어느 정도 정부의 반응을 살피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된 질문에 “정부에서 장려나 압박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책에) 맞춰 가겠다는 것은 사실”이라며 “자급제 폰이 기존에 비해 많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에서 ‘실속형’을 표방하며 지난 2월 출시한 스마트폰 ‘LG Q9 one’. 구글의 순정 운영체제(OS) 인증 프로그램인 ‘안드로이드 원’ 인증을 받아 구글에서 정기적인 보안 서비스를 지원 받을 수 있으며, 미국 국방부가 인정하는 군사 표준규격에서 낙하, 고온/저온, 고습 등 14개 항목을 통과했다는 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가격은 60만원이 조금 안됐다. (사진 : LG전자)


저렴해도 ‘대화면·트리플카메라’ 탑재

두번째는 중저가폰의 ‘상향 평준화다’. 과거 중저가 스마트폰이 외면 받던 이유는 성능이 고가 스마트폰에 비해 많이 떨어져서였다. 심한 경우 최신형 중저가 스마트폰이 수년 전 출시된 고가 스마트폰 보다 성능이 떨어져 ‘버벅거리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출시된 중저가폰에 사용되는 중저가 라인업의 CPU는 1~2년전 출시된 고가폰과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데다, 오히려 안드로이드 OS 버전은 더 높아 꽤 쾌적한 사용성을 제공한다. 사용되는 앱들도 대부분 굳이 고가폰이 아니더라도 사용하는데 무리가 없다. 소위 ‘가성비’가 높다.

물론 고사양 게임은 중저가 스마트폰으로 즐기기 어렵다는 단점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고사양 게임 보다는 더 단순한 목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굳이 100만원 이상을 쓰거나 2~3년씩 한 기기에 묶이기를 싫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소비자가 직접 체감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안드로이드의 버전업이 이뤄지면서 최근 출시되는 중저가 스마트폰의 성능이 상향화 됐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참고로 구글 측은 최신 버전인 ‘오레오’(8.0)를 출시하면서 이전 버전인 ‘누가’(7.0) 보다 앱 로딩 속도가 2배 빨라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론적이지만 고가 스마트폰을 2년 넘게 쓰는 것보다 중저가 스마트폰을 1년마다 교체하는 것이 더 ‘스마트’한 사용자 경험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중요시 하는 기능, 특히 카메라나 화면 크기 등이 고가폰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다는 점도 장점이다. 최근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삼성페이, LG페이도 중저가 스마트폰에 포함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 A50. 중저가 스마트폰 특유의 ‘벽돌’ 이미지는 거의 없다. 트리플카메라와 상단을 꽉 채운 인피니티-U 디스플레이가 눈에 띈다. (출처 = 삼성전자)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 A50’의 경우 베젤을 최소화한 대화면 인피니티-U 디스플레이를 적용했으며, 내장형 지문센서 기능인 ‘온스크린 지문 인식’, 삼성페이 등의 기능을 담은 것은 물론 2500만 화소의 센서를 포함한 트리플 카메라가 달렸다.

또 LG전자가 최근 출시한 ‘LG X6’도 1600만 화소의 센서를 포함한 트리플 카메라가 달렸다. 여기에 6.26인치 화면에 중앙 상단 카메라 부위를 물방울 모양으로 감싼 ‘뉴 세컨드 스크린’으로 화면을 제외한 베젤을 최소화 했을 뿐 아니라 LG페이도 적용했다. 32비트 고해상도 음원도 손실 없이 재생하는 ‘하이파이 쿼드 DAC(Digital to Analog Converter)’를 적용해 차별화까지 시도했다.

 

30만원대 가격에도 트리플카메라를 장착했다는 점을 내세운 ‘LG X6’. 저가라고 해서 성능까지 저렴하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 = LG전자)


위 두 제품은 가격이 각각 47만원대, 35만원대로 고가형 스마트폰에 비하면 매우 저렴할 뿐 아니라 고가 제품들의 상징인 대화면에 변형 물방울 디스플레이까지 적용돼 있다.

배터리도 장점이다. 최신 스마트폰은 방수·방진 기능 등 여러 이유로 배터리가 일체형으로 설계되다 보니 사용자 입장에서는 아무리 좋은 폰이더라도 1~2년 뒤에는 사용 중 금방 방전되는 경우가 많아 불편을 호소하게 된다.

반면 중저가폰에 많이 포함되는 CPU는 배터리 소모율이 낮은 CPU가 사용되다보니 사용 시간은 오히려 길다. 아예 제조사에서는 ‘오래가는 배터리’를 장점으로 내세운 중저가 폰을 시판하기도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필수 기능들이 상향돼 삼성페이도 A50에 들어가는 등 구매에 긍정적인 요인이 있을 것”이라며 “카메라나 디스플레이 등 기본 필수 기능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도 “높은 안정성과 뛰어난 성능을 바탕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답했다.

화웨이 사태 틈탄 글로벌 시장 진출 ‘첨병’으로

 

최근 열린 아시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19 상하이'의 화웨이 전시장. (출처 = 연합뉴스)



마지막은 미국·중국의 대립으로 인해 벌어진 ‘화웨이 사태’다. 원래 중저가 제품 시장에서 인기를 끌던 화웨이 제품들이 국제 시장에서 퇴출되거나 축소되다보니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삼성·LG 측에서 중저가 제품들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전략은 글로벌 시장을 주타깃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자료를 보면, 지난해 출하된 400달러(약 47만원) 이하 스마트폰은 10억100만대로 전체 출하량(14억3100만대)의 70%를 차지했으며, 200~300달러(23만~35만원) 스마트폰도 20%를 기록했다.

800달러(약 90만원) 이상 고가 스마트폰은 전체 출하량의 10%에 불과했고, 1000달러(약 110만원) 이상 스마트폰은 5%가 채 되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의 경우 아직 5G가 가능한 곳이 많지 않아 고가 라인이 아닌 중저가 제품으로 시장을 뚫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점도 ‘화웨이 사태’ 이후 중저가 제품에 삼성·LG가 공을 들이는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현재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장으로 평가 받고 있는 인도에서 ‘갤럭시 A10s’, ‘A20s’, ‘A30s’, ‘A70s’ 등 기존 갤럭시A 시리즈 제품명에 s를 붙인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미국에서는 갤럭시A10의 파생모델인 ‘갤럭시A10e’도 출시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만~30만원대의 X4와 X6를 잇달아 출시한 LG전자 역시 스타일러스 펜을 장착한 보급형 스마트폰인 ‘스타일로5’를 북미에 출시하며 글로벌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제품의 전작으로 지난해 6월 출시된 스타일로4는 6.2인치 풀HD 디스플레이에, 후면에는 1300만화소 카메라, 전면에는 500만화소 카메라를 탑재했지만 고가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약 4분의 1에 불과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끈 바 있다.

또 초저가 라인인 ‘W시리즈’도 인도시장을 대상으로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저가이면서도 카메라 3개, 지문인식 센서, 물방울 노치 디스플레이 등을 담은 이 제품은 2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변수는 5G 시장, 좋든 나쁘든 영향 줄 듯

변수는 중저가 5G 제품의 출시 여부다. 아직 이동통신사들의 5G 서비스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굳이 5G로 이동하지 않으려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 국내에서 고가 스마트폰 매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5G가 완벽하게 서비스 될 때 쯤이면 중저가 5G 스마트폰들의 제품 출시도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5G 통신 모듈은 많이 출시되지 않아 고가 제품만이 시장에 출시됐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중저가 5폰들이 시장에 출시되면 5G로 넘어가길 고민했던 소비자들이 다수 중저가 5G폰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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