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자율주행-고령운전 돕는 안전장비 '봇물'

영유아 차내 방치 막고, 탑승자 간 충돌 막는 장비들 속속 개발

  •  

cnbnews 제652호 윤지원⁄ 2019.09.26 08:02:09

현대자동차그룹이 개발한 센터 사이드 에어백 테스트 장면. (사진 = 현대자동차그룹)

지난 100여 년 간 이어져 온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자동차 기술 및 ICT(정보통신기술)의 발달 및 산업 간의 융합, 그리고 사회의 구조 및 트렌드 변화에도 영향을 받은 결과다.

이러한 변화의 지속과 함께 자동차 안전과 관련된 이슈도 계속 달라지고 있다.

예컨대 이동통신 기술은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커넥티드 카 서비스 등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에 따른 사고의 증가로 인해 관련 제도를 개정하게 했다. 차량 충돌 사고와 관련한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수준이 높아지면서 안전벨트 착용 의무화나 에어백과 관련한 제도도 꾸준히 개정되고 있다.

최근 가장 대표적인 안전 이슈 변화의 예는 자율주행기술의 발달 및 자율주행의 실질적인 상용화 단계가 다가오는 데에 따른 것으로, 자동차 업계뿐 아니라 인류는 지난 100년간 경험해 본 적 없는 새로운 차원의 안전 문제에 직면해 이에 대비한 기술 및 제도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됐다.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건이 지난 10년 사이 2.5배 증가했다. 사진은 본문 내용과 무관함. (사진 = 연합뉴스)


늘어나는 고령 운전자 사고

여러 자동차 안전 이슈 가운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는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고령자의 운전으로 인한 사고 비중이 늘어나는 것을 경험하고 있고,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로 고령 운전자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운전면허 소지자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는 2009년 118만 4941명에서 지난해 307만 650명으로 10년 사이 2.6배 증가했다.

고령자가 가해자인 교통사고도 그만큼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 건수는 전년 대비 3229건, 부상자 수는 4842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사이 전체 사고 건은 2014년 2만 274건에서 지난해 3만 11건으로 48% 증가했다. 2009년에는 1만 1998건이었으니 10년 새 2.5배 늘어난 셈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고령 운전자는 돌발 상황 발생 시 반응속도가 젊은 운전자에 비해 느리다. 또한, 고령 운전자 사고는 사망자 유발 사고가 상대적으로 높은데 그 가운데 69%가 운전 미숙이나 전방 주시 태만 등 안전 의무 불이행에 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부터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75세 이상 운전자의 면허 갱신 주기를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2시간의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하도록 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2016년부터 고령 버스운전자에 대한 자격 유지 검사를 실시해왔고 올해 2월부터는 택시업종으로 그 대상을 확대했다.

서울시, 부산시, 경기도 등 각 지방자치단체는 면허 자진 반납 제도 등을 시행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일정액의 현금이 들어있는 교통카드 등을 제공하거나 지역 내 상업시설 할인혜택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진 반납을 유도하는 것.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8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신텍스(SINTEX)에서 ‘제 4회 시니어 교통안전 골든벨’을 개최하고, 다양한 시니어 맞춤형 교통안전교육을 진행했다. (사진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 시니어 안전운전교육 진행

완성차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매년 고령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맞춤형 안전운전 및 보행교육 ‘교통안전 베테랑 교실’을 실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2016년부터 도로교통공단,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실시하는 이 교육은 안전운전 교육 ▲안전보행 교육 ▲운전능력 자가진단 ▲교통사고 발생 시 대처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전국 119개의 노인복지관에서 약 8000여 명이 수료했고, 도서산간지역 고령자를 위해 교통안전교육 특화버스를 제작, 도로교통공단에 제공해 약 1만 2000명에게 교통 혜택을 제공했다.

지난 18일에는 이 프로그램의 우수 수료자 400명을 대상으로 경기도 화성시 ‘신텍스’에서 ‘시니어 교통사고 예방과 교통안전’이라는 주제로 서바이벌 형식의 퀴즈대회 ‘시니어 교통안전 골든벨’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울러 르노삼성자동차는 2010년부터 한국소비자원이 주관하는 ‘찾아가는 소비자 피해 예방 교육 및 이동상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정보에 취약한 고령자, 다문화 가정 등 전국 각 소외지역 사회배려계층을 대상으로 한 소비자교육, 법률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르노삼성차는 이와 함께 차량 무상 점검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현대자동차 신형 싼타페 후석 승객 알림(ROA) 관련 CF. (사진 = 광고 화면 캡처)


아이들 다 내린 것 확인하셨나요?

지난해에는 어린이가 차량 내에 방치되었다가 질식사하는 사고가 다수 발생하며 관련 법제도가 개정된 바 있다.

지난 4월 새롭게 시행된 관련 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어린이 운송용 승합차는 운행 종료 후 운전자나 통학교사가 자동차 뒤쪽에 설치된 어린이 하차장치를 조작하거나 동작 감지 및 열 감지 센서 등을 활용해 하차하지 않은 어린이를 확인하도록 하는 어린이 하차장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또한, 좌석 규격이나 좌석 간 거리 등도 사고 시 부상 위험을 낮추기 위해 어린이 체형을 고려해 기준도 새롭게 도입됐다.

차량 내 영유아 방치 사고를 막기 위한 ‘후석승객알림’(ROA: Rear Occupant Alert) 시스템도 도입됐다. 현대자동차의 신형 싼타페에는 초음파 센서로 영유아, 반려동물 등 뒷좌석 동승자 유무를 감지해 운전자가 차량에서 내릴 때 클러스터 경고 및 경고음을 발생시키는 ROA 시스템이 적용됐다.

2006년에는 볼보가 차량 내부에서 감지되는 심장 박동이나 동작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센서 및 경보장치 등을 개발해 소개한 적이 있다. 그런데 당시 이 기술은 차량 내에 강도나 납치를 노리고 괴한이 숨어있는 경우를 대비한 기술로 소개됐다. 지나치게 특수한 상황에 대비한 것으로 수요가 적고 상용화되지 않으면서 그동안 쓸모 없는 기술로 여겨지기도 했으나, 이처럼 ‘방치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기술이 부활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차량 측면 충돌에 의해 운전자의 몸이 심하게 휘청이면서 심각한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 (사진 = 현대기아자동차)


사고시 '사람끼리' 충돌도 위험하다는데

한편, 자동차 충돌 사고와 차내에서 파편 및 탑승자간 충돌에 따른 2차 피해에 관한 데이터와 연구 결과 등이 누적되면서 글로벌 완성차에 대한 안전 평가 기준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의 신차 안전성 평가 프로그램인 ‘유로 NCAP’에서는 2020년부터 자동차 측면 충돌에 대한 안전성을 새로운 평가 항목으로 포함할 예정이다. 국내 KNCAP도 2022년 이 같은 평가 항목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자동차 제조사 협회(ACEA, European Automobile Manufacturers' Association)의 통계에 따르면 차량 측면 충돌 사고 시 탑승자끼리의 충돌이나 내장재 또는 파편의 충격으로 인한 2차 피해 비율이 약 45%에 이른다. 특히 탑승자의 머리끼리 충돌할 경우 심각한 손상을 입게 된다.

이를 대비해 차량에 장착하는 보호 장치가 센터 사이드 에어백이다. 센터 사이드 에어백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장착되며, 측면 충격이 감지되었을 때 전개되어 두 승객 간 충돌에 의한 부상 등을 막아준다.

센터 사이드 에어백은 2009년 토요타가 차량 2열(뒷좌석) 센터에서 전개되는 에어백 기술을 선보인 바 있다. 또 GM도 2011년에 개발해 2013년형 쉐보레 트래버스, 뷰익 엔클레이브 같은 대형 SUV 위주로 장착하기 시작했다.
 

현대·기아차가 개발한 센터 사이드 에어백은 운전석과 조수석 승객 사이의 신체 충돌을 막아주고, 운전자 혼자 탑승한 경우에도 보조석 쪽의 측면 충돌로부터 운전자를 보호하는 기술이다.


현대·기아차, 에어백 경량화로 미래 안전 이슈 선점

현대·기아차도 자체 센터 사이드 에어백을 개발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특히 현대·기아차는 이번에 자체 개발한 센터 사이드 에어백은 기존의 안전 기준을 충족시키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작고 가벼운 형태라고 덧붙였다.

센터 사이드 에어백은 탑승자의 하중을 지지하면서 펼쳐진 형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에어백을 감싸며 잡아주는 ‘테더’(Tether)라는 끈 모양의 부품이 필요한데, 현대·기아차는 이를 간결화하는 기술을 개발해 타사 제품 대비 약 50% 중량 절감을 이뤄냈다는 것. 이에 따라 장치의 크기와 중량이 줄어들면서 이를 장착할 수 있는 범위 역시 상대적으로 얇은 좌석 시트를 비롯해 다양한 차종으로 넓어지게 됐다.

특히 이러한 장점은 미래 첨단 자동차 시대에 에어백의 활용성을 한 단계 높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자율주행이 일상이 되는 시대의 자동차는 1열의 좌석이 반드시 전방을 주시할 필요가 없어 좌석의 모양 및 배치가 자유롭게 바뀔 수 있다. 이런 시대에는 활용도가 높은 에어백의 소형화, 경량화 기술이 더 환영받게 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센터 사이드 에어백 기술 개발은 다양한 사고 상황에서 탑승자 안전을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라며 “고객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사고 상황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함으로써 안전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센터 사이드 에어백을 앞으로 출시될 신차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관련태그
CNB  씨앤비  시앤비  CNB뉴스  씨앤비뉴스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