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올라온 ‘손해보험업종’으로 분류되는 유가증권·기타법인에 등록된 11개 업체의 단일 기준 3분기 누적 실적을 비교했다. 전반적으로 영업수익(매출)이 증가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하락했다.
분석 결과 11개 사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7.89% 감소했다. 덩치는 커졌지만 실속이 없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영업이익률은 2.11%포인트(P) 감소했다. 생명보험사들의 영업이익률은 보험료수익과 운용자산수익률이 하락할 때 영향을 크게 받는다.
삼성생명 영업익 3분의 2 ↓, 한화생명 ‘적자전환’
삼성생명은 3분기 누적 단일 기준 영업실적에서 지난해 대비 0.06% 증가한 21조 606억 원의 수익을 내며 11개 사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다. 10.17% 증가한 한화생명(13조 7622억 원)과 11.48% 증가한 교보생명보험(10조 5229억 원), 7조 927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농협생명보험이 뒤를 이었다.
영업이익 순위는 매출 순위와 매우 다른 양상을 보였다. 삼성생명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분의 2가 빠진 6224억 원을 기록하면서 2위로 내려앉았고, 매출 2위인 한화생명은 적자를 기록했다. 대신 교보생명보험이 8060억 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고, 3위는 2918억 원을 기록한 오렌지라이프가 차지했다.
삼성생명의 영업이익 감소는 오는 2022년 도입 예정인 IFRS17을 앞두고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으로의 체질 개선 작업에 나선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생명은 저금리 기조와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주식 손상차손 등 투자이익 감소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생명은 작년 동기(630억 원) 대비 116.04% 증가한 136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11개 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뒤를 이어 동양생명이 70.19% 오른 1411억 원의 이익을 냈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전체 평균 2.11%P(포인트) 감소한 3.17%를 기록했다. 삼성생명은 평균치를 훌쩍 넘은 6.12%P의 감소세를 보였다. 한화생명(적자전환)과 신한생명보험(-0.06%P), 오렌지라이프(-1.47%P), 케이디비생명보험(-0.01%P), DB생명보험(-0.49%P)은 평균을 밑도는 감소세를 보였다.
자동차,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급등과 사업비 지출 확대로 보험영업손실이 확대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순이익 면에서는 빅3 중 교보생명을 제외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생명은 48.39% 감소한 8192억 원을, 한화생명은 59.95% 감소한 1543억 원을 보였다.
반면, 케이디비생명과 동양생명, 흥국생명은 작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이익을 거뒀다. 케이디비생명보험은 지난해 같은 기간(515억 원) 대비 354.94% 상승한 1089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동양생명은 작년 646억 원에서 177.89% 상승한 1797억 원의 수익을 벌었다. 흥국생명보험은 515억 원에서 11.44% 상승한 1089억 원을 거뒀다.
보험업계 성장세 둔화 지속
보험업계는 영업수익(매출)을 비롯한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감소세를 띄고 있다. 실적이 감소세로 접어든 이유는 보험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진입한 데다 금리 하락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을 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료율 인상에 대해서도 정부와 당국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당분간 수익 개선은 힘들 전망이다.
특히 저성장과 생산가능인구 감소, 가계소득 정체와 저축성 보험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 등이 맞물려 수익 창출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연구원은 올해 수입보험료가 202조 7000억 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작년 수입보험료 202조 6000억 원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율은 0%에 가깝다. 생명보험업계에선 보장성 보험의 증가세 둔화, 저축성 보험의 감소세 지속, 해지(해약) 증가 등을 보험업계 성장 지체의 주원인으로 보고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명보험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저성장과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수요가 정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생명 보험사들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보장성 상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으며 특히 건강보험 신상품 출시와 판매가 증가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