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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들, ‘舊실손 가격 올리며 新실손 유도’ 이유는?

의료 이용량 증가 원인 지목 … 3분기 누적 영업이익 크게 줄자 더 적극적으로 나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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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66-667호 이될순⁄ 2020.01.23 08:53:33

보험사들이 기존 실손보험 소비자들을 새로운 유형의 상품으로 유도하고 있다. 기존 보험의 가격을 올리고, 새 유형의 가격을 할인하는 행사까지 동원할 정도다. 이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는 배경에는 지난해 보험사들의 영업이익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10명 중 9명 이상이 기존 보험 가입자이고, 새 유형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 많은 가입자를 유인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손보사들 “新실손으로 전환해 주세요”

최근 보험사들이 2017년 4월 이전에 판매한 실손보험료 가격을 9.9% 올리는 대신 신실손보험의 보험료를 9.9% 낮췄다. 각각 약 10%를 올리고 내린 셈인데, 이는 상당한 편차다. 이 같은 가격 조정은 이전 가입자들에게 상당한 불만을 일으킬 수 있는 결정이지만, 업계에서는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는 하소연이 나온다.

실손보험은 판매 시기와 담보 구성에 따라 2009년 10월 이전에 판매된 소위 ‘구실손보험’(이하 ‘구실손’)과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에 판매된 ‘표준화 실손’, 2017년 4월 이후에 판매된 소위 ‘신실손보험’(이하 ‘신실손’)으로 구분된다.

신실손은 보험료가 다른 상품에 비해 최대 35% 저렴하다. 대신 소비자의 자기부담금이 20%에 달하고, 보험사들이 과잉진료가 많다고 지적하는 도수치료, 비급여 MRI, 비급여주사 등을 특약으로 분리했다. 특약의 경우 자기부담금이 약 30%이 이른다. 즉, 평소 내는 비용이 줄어드는 대신, 실제 수령할 수 있는 보험금이 적다. 참고로 신실손이 등장하기 전 중간과정인 표준화실손 상품의 경우 자기부담금이 약 10% 정도다.

자기부담금은 환자가 병원에 갔을 때 나오는 진료비 중 환자가 직접 부담하는 금액을 뜻한다. 즉, 진료비가 100만 원일 경우 자기부담금이 30%면 보험사는 70만 원을, 환자는 30만 원을 내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돈을 좀 더 내더라도 구실손·표준화 실손이 유리하다고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치료비는 수십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하기 때문에 평소 보험금을 좀 더 내더라도 신실손으로 전환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따라서 신실손이 등장한 지 약 3년이 가까워 옴에도 전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실손보험 가입자의 92.6%가 구실손·표준화실손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손보사 평균 영업이익 31.5%↓

보험사들이 신실손 가격을 인하해 가면서 소비자를 유도하는 이유는 자기부담금이 없는 구실손이 의료이용량을 늘린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히 의술의 발달에 따라 비급여 진료가 늘면서 소비자들이 질병에 걸렸을 때 실손보험을 믿고 ‘무제한’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한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구실손이 손해율을 높인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상반기 실손보험 손해율이 129.1%에 달했다는 것이다.

보험연구원은 2019년 상반기 실손의료보험 손해액이 전년 동기 대비(4조 2700억 원) 20%가량 증가한 5조 1200억 원을 기록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어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 지속될 경우 40세가 60세(70세)에 부담해야 할 보험료는 7배(17배)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보험사들의 주장대로 손해율이 100%가 넘는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실적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CNB저널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올라온 8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해상보험·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NH농협손해보험·흥국화재·롯데손해보험)의 지난해 1~3분기 누적 영업실적을 분석한 결과 평균 영업이익금은 전년 동기 대비 31.5% 하락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한 곳은 NH농협이 유일했는데, 이 회사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원래 매우 낮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 대비 1.8%포인트(P) 하락한 3.1%에 그쳤다. 특히 상위사인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이 각각 2.79%P, 1.49%P, 1.85%P 떨어진 각각 4.6%, 2.8%, 3.7%를 기록했다. 심리적 안정선인 5%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구실손)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적립보험료를 비축해 두기 위한 방법을 강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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