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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코로나19 특수 전망에 ‘표정관리’

이용 시간 증가 추세 … 넷마블·앤씨, 매출 증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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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73호 이동근⁄ 2020.04.04 07:59:19

게임업계가 코로나19 특수를 두고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권장에 따라 외출을 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실내에서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감에 따른 매출 증가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만, 사회 분위기상 매출 증가를 반기기는 어려운 분위기여서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자택근무나 나눠서 출근하기 등 원활한 근무가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도 장애요소로 꼽힌다.

게임업계 ‘코로나19’ 특수 누리나 … WHO도 입장 변화

 

지난 3월 3일 글로벌 출시한 넷마블 모바일 RPG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게임업계가 코로나19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아직 뚜렷한 주가 움직임이 눈에 띄는 것은 아니지만 엔씨소프트의 경우 3월 19일 50만 40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3월 31일에는 65만 2000원까지 올랐고, 넷마블은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지난달 외국인이 868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다른 게임주가도 요동 폭이 심상치 않다.

이같은 조짐이 나타나는 이유는 유저들의 게임 이용 시간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이용시간이 늘어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코로나19 때문인데, 학생들은 개학이 연기되면서 게임을 잡고 있는 시간이 늘었고,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 때문에 집안에서 온라인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업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심리를 게임으로 해소하고자 한다는 분석도 있다.

게임유저들의 사용 시간 증가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모바일 앱 분석 통계를 제공하는 업체인 앱 애니에 따르면, 2월 전 세계 하루 모바일 이용 시간이 전년 대비 전체적으로 상승했고, 국내 2월 평균 게임 다운로드 수도 전월 대비 25%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분석업체인 센서타워도 2월 전세계 모바일게임 다운로드 수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으며, 국내 모바일게임 다운로드도 전년 동기 대비 10.9% 늘었다고 밝혔다.

게임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입장변화도 눈에 띈다. 지난해 5월, ‘게임이용장애’라는 국제질병코드를 부여하며 게임에 부정적인 낙인을 찍었던 WHO는 지난달 31일, 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면서는 게임을 추천하고 나선 바 있다. 이 캠페인에는 넷마블의 북미 자회사인 카밤과 잼시티를 비롯해 18개의 회사가 참여한다.

WHO의 입장 변화와 관련,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병주고 약주는 것 같다”면서도 “코로나19 사태 뒤에도 같은 입장일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넷마블·NC소프트 매출 증가, 넥슨은 감소

 

 

구글플레이 기준 국내 매출 1위 장기집권 중인 엔씨소프트 ‘리니지2M’


실제로 상당수 게임업체들은 매출도 증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넷마블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3%, 엔씨소프트는 약 90%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 전반적인 어려움을 감안하면 매우 좋은 성과다.

구글플레이 기준 ‘리니지2M’과 ‘리니지M’로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1, 2위를 장기 집권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경우 코로나19 특수를 가장 톡톡히 챙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리니지2M'의 2월 일평균 매출액은 45억원으로 1월(41억원) 보다 11.2% 증가해 증권가 전망을 훨씬 뛰어넘었다.

넷마블도 글로벌 출시된 ‘일곱개의 대죄 : 그랜드 크로스’와 신작 ‘A3:스틸얼라이브’가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A3의 경우 주간접속자 수만은 리니지M2에 근접했으며, 칠대죄는 3월 31일 기준 북미 앱스토어에서 매출순위 6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싱가포르 등 글로벌 19개 주요 시장에서도 매출 순위 Top 10에 재진입하는 성과를 냈다.

다만 넥슨의 경우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에서는 지난해 11월 출시 직후 ‘V4’가 모바일게임 매출 2위를 달성했고, 최근에도 매출 10위권 안에 머물며 모바일 매출을 견인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코로나19 ‘고위험 사업장’으로 분류된 PC방 매출이 감소했고, 중국에서 ‘던전앤파이터’의 매출이 크게 줄었으며, 야심작인 던파 모바일의 중국 출시도 2분기로 넘어가면서 전체적인 매출은 약 13%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게임 매출 2위에까지 오르며 넥슨의 모바일 분야 캐시카우가 된 ‘V4’


“장기적으로 지켜 봐야” 게임업계 ‘표정 관리’

다만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업계는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업체 관계자들은 “크게 변동은 체감하지 못한다”거나 “코로나19로 인해 ‘집콕’ 인구가 늘어나면서 게임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매출액 증가 등 특별한 체감 경기 상승 효과는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처럼 말을 아끼는 이유는 전세계적으로 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인한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표정관리’를 해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매출 증가 기대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게임업체들은 유저들이 지갑을 열어야 하는데, 경기가 어려워지면 게임 이용 시간은 늘어날지 몰라도 매출 증가가 계속 이어지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불안감을 내비치는 업계 관계자도 있었다.

내적 요인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직원들이 밀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재택근무나 순환 근무제를 통해 업무를 진행 중이어서 신규 매출 창출을 위한 새로운 업데이트에 장애요소가 되고 있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전경. 사진 = 엔씨소프트


다만 IT업계 특성상 재택근무에 큰 장애는 없다고 설명하는 업체도 있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재택 근무 시에도 안정적으로 업무가 가능한 협업툴 및 시스템 등이 마련되어 있으며, 부서별로 출근·재택인원을 나누어 순환 근무제를 운영하여 필수적인 업무를 원활히 수행 중”이라고 답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는 특수한 상황으로 체감 경기 상승효과를 대놓고 홍보하는 곳은 거의 없다. 국내는 PC방 매출에 기대는 부분이 큰 PC부분의 매출 감소도 있다”며 “매출 분석 결과가 나와 봐야 하겠지만, 눈치 보이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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