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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시장 덮친 코로나 … 채용박람회·필기시험도 ‘언택트’

KB국민은행·IBK기업은행 ‘비대면’ 채용박람회, 삼성그룹 ‘온라인’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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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77호 옥송이⁄ 2020.05.23 08:37:5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굳게 닫혔던 채용시장의 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단, 예년과는 방식이 다르다. 한 장소에 모이지 않는다. 채용박람회도, 기업 필기시험도 온라인을 무대로 펼쳐진다. 비대면 채용 풍경을 살펴본다.

얼어붙은 취업 시장, ‘비대면’이 묘수로

‘PC·마이크·카메라 등 전자 기기 상태를 확인한 뒤, 화면 배경을 정돈한다. 외모와 복장은 깔끔하게. 시작 전에는 카메라를 보고 말해보면서 발성과 시선·발음을 연습해본다’

자칫 가수 오디션이나 아나운서 카메라 테스트 준비 과정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해당 내용은 일반 구직 사이트에 올라온 ‘면접 준비 방법’으로, 평소 카메라 앞에 설 일 없는 직군의 지원조차 촬영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최근 온라인을 무대로 비대면 면접, 채용 과정이 늘어났기 때문. 코로나19가 바꾼 채용 풍경 중 하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채용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지난 3일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집계에 따르면, 공공 취업 지원 포털 ‘워크넷’을 통한 기업의 신규 구인 규모는 14만 4886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만 6928명(24.5%) 감소했다. 반면 구직자의 수는 작년 동월 대비 1626건 늘어난 38만 1980건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4월까지의 실직자 규모는 200만 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경기 부진 속에서 코로나19발 고용 충격이 더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온라인’ 무대로 펼쳐지는 채용박람회·대기업 필기시험

취업 한파가 심각해지자, 상황 개선을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은행권이 대표적이다.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온라인에서 채용박람회를 개최한다. 대규모 공간에서 대다수 인원이 구직자와 기업 인사담당자의 형태로 접촉하는 것이 채용박람회의 기본 공식이지만, 전염병 감염을 우려해 온라인으로 진행하되 참여 기업과 구직자의 규모는 유지했다.

KB국민은행은 오는 6월 1일부터 12일까지 KB국민은행의 일자리 정보제공 플랫폼인 KB굿잡 사이트를 통해 ‘2020 KB굿잡 우수기업 온라인 취업박람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 취업준비생이 'KB굿잡' 앱을 활용해 구직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 = 옥송이 기자 


‘KB굿잡’은 지난 2011년 시작한 KB국민은행의 대표적인 사회공헌사업으로, 청년구직자의 고용 활성화와 중소 중견기업의 구인난 해소가 목적이다. 해당 일자리 연결 프로젝트는 매년 2회씩 진행돼 총 16회의 현장 취업박람회가 개최됐다. 올해는 6월 1일부터 2일까지 이틀간의 일정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정부주도 ‘생활 속 거리두기’에 동참하기 위해 비대면 방식으로 최종결정했다는 것이 사 측 설명이다.

KB국민은행 측은 “이번 ‘KB굿잡 취업박람회’는 참여 기업 수를 늘렸다”며 “기존 200여 개에서 300여 개 기업으로 규모를 확대했지만, 참여 혜택은 동일하게 제공한다. 기업의 인력난 해소를 적극 지원하기 위한 취지”라고 밝혔다.

참여 기업은 KB국민은행에 신규대출 신청 시 최대 1.3%p 범위 내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KB굿잡 금리우대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고, 해당 박람회를 통해 정규직원을 채용하면 1인당 100만 원(기업당 최대 100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구직자들은 취업 전문 컨설턴트를 통한 온라인 취업컨설팅, 직업 심리검사, 취업 관련 동영상 등 다양한 온라인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사진 =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은 산업부, 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함께 우수 중견기업의 인재 채용을 위한 ‘2020 중견기업 온라인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했다. 지난 18일 온라인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7월 7일까지 3주간 이어진다.

이번 박람회는 월드클래스 300, 일자리 으뜸기업, 세계일류상품 선정기업, 상장기업 등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우수 중견·중소기업 34개 사가 참가해 300여 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박람회의 특징은 면접 등 전 과정이 비대면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구직자는 박람회 홈페이지에서 참가 기업 정보, 취업 준비 팁 등 다양한 정보를 얻고, 이력서 제출 후 영상기반 채용플랫폼 앱을 활용해 면접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구직자의 이력서와 면접 영상을 보고 1차 합격자를 결정한 다음 앱을 통해 실시간 심층 면접을 할 수 있다.

본격적인 비대면 채용 과정은 대기업을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12일 올 상반기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GSAT가 도입된 1996년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이번 비대면 필기시험은 오는 30~31일 치러진다.
 

사진 = ‘2020 중견기업 온라인 일자리 박람회’ 홈페이지 캡쳐 


응시자는 집에서 PC를 활용해 온라인 GSAT 시험을 진행하고, 동시에 스마트폰으로 모니터링 시스템에 접속해 본인과 PC모니터를 촬영한다. 감독관은 원격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시험을 감독한다.

채용 과정 ‘언택트’ 찬성·반대 극명하지만 … “점차 늘 것”

채용 과정에서 언택트가 늘어나고 있지만 구직자들 사이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전염병 감염을 방지하고 시간 및 비용을 절감할 수 있지만, ‘대면 채용’의 장점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 A씨(25)는 “비대면 채용은 처음 겪는 상황이라 혼란스럽다. 특히 대화를 통해 오가는 미소나 표정 등의 비언어적 요소를 활용할 수 없어 아쉽다”며 “또 그동안 준비해온 것을 100% 보여주지 못할까 걱정된다. 또, 대기업의 비대면 필기시험의 경우 부정행위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언택트 채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16~19일 기업 인사담당자 331명을 대상으로 ‘언택트 채용’을 주제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 중 69.2%가 ‘도입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사진 = 인크루트 


도입 찬성 이유로는 △현 상황에 맞춰 감염 우려를 낮출 수 있기 때문(31.9%) △채용절차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어서(27.5%) △새로운 채용 방식 도입의 전환점이 될 것(23.1%) △기존 채용 과정 중 온라인 방식으로 대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절차들이 있음(17.1%) 등을 꼽았다.

한 기업 관계자는 “절차상 제약은 있겠지만 채용을 안 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화상 면접, 온라인 필기시험 등 언택트를 최대한 활용해 회사에 적합한 인재를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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