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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 빚 내 투자하는 ‘개미’ 관리 나선다

키움·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 리스크 관리 … ‘반대매매’ 증가에 경계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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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77호 이될순⁄ 2020.06.03 17:30:35

올 3월, 은행권 가계대출이 역대 최대로 늘어나자 한국은행은 “신용대출이 많이 늘어난 데에는 주식 하락장에 상승을 기대하고 들어가는 개미 투자자가 증가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소위 ‘빚투개미’(빚을 지면서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대박을 노린 투자자들이 자기 돈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가 늘고 있어서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9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조 9276억 원으로 올해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 2일(9조 2071억 원) 대비 15.7% 증가한 수치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을 살 목적으로 증권사로부터 빌린 자금을 뜻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늘어날수록 빚을 내서 주식에 빚내서 투자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증권사는 이들을 관리하기 위해 신용융자 보증금의 현금 비중을 높이거나 담보유지비율을 변경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키움·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 리스크 관리 나선다

키움증권은 ‘키움형 대용’의 보증금 내 현금 비율을 7%에서 10%로 상향했다. 또 보유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는 비율인 대용 비율과 보증금 대비 빌릴 수 있는 비율인 융자비율을 각각 3%씩 낮췄다.

예를 들어 키움형 대용 계좌에 현금 1만 원과 대용증권(현금 대신 사용할 수 있도록 한국거래소가 별도로 지정한 증권) 100만 원을 보유하고 있다면 기존엔 보증금률 45%에 해당하는 종목의 경우 14만원[(현금1+대용5.428)/45%]을 주문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10만원[(현금1+대용3.5)/45%]만 주문할 수 있다.

융자비율이 3% 낮춰진 만큼 신용주문이 가능한 금액이 감소하면서 신용융자거래를 통한 주식거래를 일부 억제할 수 있다.

 

'키움형 대용' 대용비율이 변경됐다. 보증금 내 현금 비율을 7%에서 10%로 상향했다. 또 보유 주식을 담보로 돈을 빌릴 수 있는 비율인 대용 비율과 보증금 대비 빌릴 수 있는 비율인 융자비율을 각각 3%씩 낮췄다. (사진=키움증권 홈페이지 캡처)


삼성증권은 29일부터 신용거래핵심설명서 약관을 금융투자협회가 제공한 표준 투자사례 형식으로 변경한다. 신용거래약관과 설명서 개정을 통해 신용거래의 구체적인 조건을 명시했다. 투자자들의 신용거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미래에셋대우는 3월 신용대출 종목별 담보유지비율을 변경했다. 금융위원회 시장안정조치방안에 따라 E군은 160%에서 140%로, F군은 165%에서 140%로 낮췄다. 담보유지비율이 낮아지는 것은 반대매매 기준이 완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담보유지비율은 가진 돈을 빌린 돈으로 나눈 것을 뜻한다. 담보유지비율이 140% 아래로 떨어지면 반대매매 대상이 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증권사가 반대매매 비율을 낮추는 것은 투자자 보호를 위한 것”이라며 “주가가 급락해 총투자금이 낮아지면 담보유지비율이 떨어지게 된다. 투자자는 총투자금을 높이기 위해 현금을 추가로 납입하거나 주식을 매도해야한다. 하지만 담보유지비율을 낮춰주면 현금을 추가로 납입하거나 주식을 매도하지 않아도 주식 매수가 유지되기 때문에 투자안정화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3월 신용대출 종목별 담보유지비율을 변경했다. 금융위원회 시장안정조치방안에 따라 E군은 160%에서 140%로, F군은 165%에서 140%로 낮췄다. (사진=미래에셋대우 홈페이지 캡처)


반대매매 속출, 증시 낙폭 ‘위험’

증권사들이 투자자 관리에 나선 이유는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 빚을 내 투자한 사람들의 반대매매(증권사에서 빌린 돈이나 신용융자금으로 매입한 주식을 약정한 만기기간 내에 갚지 못할 경우 강제로 일괄매도 하는 것)가 속출하게 돼서다.

반대매매가 늘면 손해를 보는 투자자도 증가하지만, 국내 증시의 낙폭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증권업계가 경계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참고로 지난달 29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중 반대매매금액은 147억 원으로 전일 129억 원보다 12% 올랐다.

전문가들은 계획성 있는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마이너스통장과 같은 빚을 지고 투자하는 것은 시장이 좋을 때도 권하지 않는다”며 “변동성이 커지면서 한탕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리스크가 커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누구나 고수익을 노리고 투자하지만 잃는 사람이 더 많다”며 “섣불리 투자해서는 위험하다. 특히 빚을 내 투자했을 때 제때 갚지 못하는 경우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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