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는 남녀 대립 문제가 가장 첨예한 업계에 속한다. 게임의 이용자가 사회적 공정 이슈에 민감한 젊은 층에 속하다 보니 문제 제기도 많은 편인데다, 주 타깃이 남성이다 보니 귀여운 미소녀가 많이 등장하는 게임들도 많아 여성 보다는 남성 친화적인 문화가 형성된 상태에서 문제가 될 요소가 많기도 하다.
실제로 남성혐오적 성향을 지닌 일러스트레이터가 게임 제작에 참여했다는 소문이 퍼지자 유저들의 항의로 인해 일러스트레이터가 회사를 더나는 일이 벌어지는 곳이 이 업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업계에서 여성 직원들의 대우는 어떨까.
문화경제에서 15개 상장 게임사(게임빌, 네오위즈, 넥슨지티, 넷마블, 데브시스터즈, 선데이토즈, 액토즈소프트, 엔씨소프트, 엔에이치엔, 엠게임, 위메이드, 웹젠,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펄어비스, 한빛소프트)의 상반기 남녀 고용과 임금 현황을 들여다 본 결과 아쉽게도 여성에 대한 처우는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우선 남성과 여성의 채용 비율이 상당한 차이가 났다. 남성 대비 여성 직원 고용 비율이 48.1%로 남성 2명을 고용할 때 여성은 1명을 고용하는데 그쳤다.
여성 비율이 가장 높은 회사는 데브시스터즈로 83.5%였고, 액토즈소프트(81.3%), 위메이드(72.95)가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회사는 엠게임으로 12.9%였고, 넥슨지티(16.4%), 네오위즈(76.6%)가 뒤를 이었다. 상위사 중에는 넷마블이 61.0%, 엔씨소프트는 47.4%였으며, 최근 상장으로 이슈가 됐던 카카오게임즈는 57.1%였다.
직원의 만족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평균근속연수는 업계 평균 92.1%였다. 여성의 고용 비율이 낮은 것에 비해 나쁘지 않은 수치다. 여성이 남성 대비 높은 회사는 엠게임(113.8%), 넷마블(107.1%), 한빛소프트(105.9%). 엔에이치엔(105.0%), 카카오게임즈(102.9%)였으며, 데브시스터지는 동일했다. 평균근속연수가 남성 대비 적은 곳은 웹젠(71.4%), 네오위즈(76.6%), 선데이토즈(78.1%) 순이었다.
가장 민감한 연평균 급여액을 보면 여성이 받는 평균 급여는 남성 대비 70.5%였다. 남성 대비 여성의 평균 급여가 가장 높은 곳은 엠게임으로 91.9%였다. 다만 이 회사는 여성의 고용인원수가 12.9%에 불과했다.
이어 액토즈소프트가 91.4%로 뒤를 이었다. 이 회사는 여성의 비율도 81.3%로 매우 높은 편이다. 즉, 남성과 비교해 여성 대우가 나쁘지 않은 편에 속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카카오게임즈(89.0%), 넥슨지티(85.5%), 엔에이치엔(83.5%) 등이 뒤를 이었다.
남성 대비 여성의 평균 급여가 가장 낮은 곳은 선데이토즈로 64.6%에 불과했다. 이어 펄어비스(67.4%), 엔씨소프트(68.5%) 등이 뒤를 이었다.
업계 임원의 여성 비율은 매우 낮았다. 15개사의 여성 임원 비율은 등기임원 중 6.4%, 미등기임원(미등기 임원 현황이 공개된 회사만 조사) 중에는 11.0%에 불과했다. 여성 임원이 10명 중 1명도 안되는 수준이다.
등기 여성 임원 비중이 가장 높은 회사은 웹젠으로 6명 중 2명(50.0%), 이어 한빛소프트가 5명 중 1명이었으며, 넷마블, 엔씨소프트, 액토즈소프트는 7명 중 1명의 여성 임원이 있었다. 나머지 회사들은 여성 등기 임원이 한 명도 없었다.
미등기 여성 임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엔에이치엔으로 47명 중 8명(20.5%)였다. 이어 엔씨소프트(11.9%), 넷마블(7.7%)가 뒤를 이었다. 게임빌, 데브시스터즈, 선데이토즈, 위메이드, 컴투스 등은 여성 미등기 임원이 0명 이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업계의 여성 처우가 타 업계에 비해 유난히 낮은 편은 아니다. 오히려 게임업계는 여성 대우가 좋은 편이다. 넥슨,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들은 사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도 운영하는 등 오히려 여성 직원에 대한 대우가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물론 게임업계 전반적 분위기가 ‘남초’ 분위기를 띄는 만큼 남성 직원들이 많고, 더 오래 일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제는 사회 분위기가 여성도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늘고 있고, 업계에 대한 평가도 좋아지는 만큼 ‘여성이 일하기 좋은 업계’가 돼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