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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큰손 MZ세대 ②] 현대백 ‘젊은 명품’ 전략 … “영앤리치 핀셋 케어”

젊은 세대 반영해 브랜드 입퇴점, 2030전용 VIP멤버십 ‘클럽YP’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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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94호 옥송이⁄ 2021.02.17 15:22:47

코로나19로 유통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명품만큼은 예외다.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명품 매출은 상승 곡선을 그렸고, 2030 세대의 명품소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에르메스, 샤넬을 안정권으로 두고 프라다, 구찌를 마지노선에 뒀던 4050 세대와 달리 MZ세대는 아메오(아미·메종마르지엘라·메종키츠네·오프화이트)도 명품으로 꼽는다. 유통업계는 젊은 명품을 소비하는 젊은 세대를 새로운 명품 큰손으로 보고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유통 빅3의 삼색 전략을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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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본점, MZ겨냥 젊은 럭셔리 강화

‘코시국(코로나 시국)’에도 명품은 고공행진 중이다. 심지어 가격이 올라도 명품 실적과 주가는 상승한다. 프랑스 명품브랜드 샤넬의 경우, 지난해 5월 단 하루 만에 일부 제품의 가격을 약 130만 원 올렸다. 그럼에도 매장 앞 대기 줄은 줄어들 기미가 없다.

국내 백화점 매출에서도 명품 비중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유통업계 매출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백화점 총매출 가운데 해외유명브랜드 비중은 28.9%를 차지했고, 12월에는 35.2%를 차지했다. 여성캐쥬얼, 잡화 등의 매출이 줄어든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이에 유통업계는 명품 비중을 늘리고 있는데, 특히 현대백화점은 ‘플렉스(FLEX. 과시)’ 문화를 주도하는 MZ세대를 인식해 매장을 구성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새로운 명품 소비층으로 떠오른 2~30대를 위해 입점 브랜드를 선정했다. 지하 2층 '더하우스 에이치'는 MZ세대가 선호하는 컨템퍼러리 브랜드만으로 꾸몄다. 사진 = 옥송이 기자 


대표적으로 손 본 곳이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이다. 지난 1985년 개점한 압구정본점은 당시 개발 중이던 강남 시장을 선점해 프리미엄 백화점으로 자리 잡았다. 세계 명품 3대장 격인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는 물론 전통명품으로 분류되는 브랜드들이 입점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작정하고 ‘젊은 변화’를 택했다.

새로운 명품 소비층으로 떠오른 20~30대를 잡기 위해 입점 브랜드에 변화를 줬다. 지하 2층은 층 MZ세대가 선호하는 컨템퍼러리 패션 브랜드로만 구성한 라이프스타일 전문관 ‘더하우스 에이치’로 개편했다. 또한, 매장 사이의 벽을 없애 층 전체가 마치 초대형 편집숍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했다. MZ세대가 선호하는 쇼핑 공간 형태로 꾸민 것이다.

기존 남성관이던 지상 4층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남성 라인 별도 매장을 한데 모아 ‘멘즈 럭셔리관’으로 꾸몄다. ‘까날리’ ‘폴스미스’ ‘랑방옴므’ 등의 브랜드가 빠지고, 젊은 남성층이 좋아하는 ‘구찌 멘즈’, ‘발렌시아가 멘즈’ ‘랄프로렌 퍼플라벨’ ‘로로피아나 멘즈’ 등이 입점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4층을 젊은 남성층을 위한 '멘즈 럭셔리관'으로 꾸몄다. 사진은 프라다워모 매장. 사진 =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멘즈 럭셔리관은 오픈 이후 지난해 7~12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4% 늘었다”며 “올해는 ‘프라다 워모’ 매장을 시작으로 상반기 내 이탈리아 명품브랜드 ‘돌체앤가바나 멘즈’를 비롯해 해외 명품브랜드 2, 3개를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명품 늘리니 매출도 늘어 … ‘1조 클럽’된 현대판교점

9.4%. 지난해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매출 상승 폭이다. 전염병에 대한 공포감으로 인해 다중 집객 이용시설인 백화점 업계 역시 매장 매출 하락을 맛봤으나, 해당 지점은 전국 백화점 60여 개 매장 가운데 가장 큰 매출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유는 명품 유치를 통한 고급화 전략에 있다. 판교점은 서울 강남 백화점에 버금가는 명품 라인업을 갖췄다. 지난해만 발망, 톰브라운, 미우미우, 피아제, 알렉산더 맥퀸 등 온라인에서 만나기 힘든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켰다. 그 결과 판교점 매출은 1조 74억 원을 기록하면서 개점 5년 만에 연 매출 1조 클럽에 등극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사진 = 현대백화점 


현대 측은 판교점의 명품 라인업을 더욱 보강할 계획이다. 관계자는 “영국 패션브랜드 ‘버버리’ 등 10여 개 글로벌 유명브랜드를 유치할 예정”이라며 “3대 명품 중 하나인 에르메스도 매장 개점을 검토 중이다. 명품 시계 ‘롤렉스’도 입점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리뉴얼도 단계적으로 진행하는데 특히 초점을 맞춘 건 ‘영앤리치’로 불리는 젊은 부유층이다. 2030 전용 VIP라운지와 럭셔리 남성 전문관을 선보일 예정이다. 판교점을 비롯해 현대백화점의 명품 매출 분야에서 신장률이 큰 MZ세대를 고려해서다. 현대백화점의 연령대별 명품 매출 신장률을 살펴보면 지난 2017년에는 20대 27.5%, 30대가 16.3%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각각 37.7%, 28.1의 신장률을 기록하며 대폭 상승했다.

멤버십 제도로 충성고객 확보

현대백화점은 한발 더 나아가 영앤리치를 위한 ‘핀셋 케어’에 나선다. 20~30대 전용 VIP 멤버십 ‘클럽 YP’를 통해 혜택을 부여하고, 이들을 특별 관리하겠다는 계산이다.

클럽 YP는 젊음을 뜻하는 ‘영(Young)’의 앞글자와 우수고객을 뜻하는 ‘VIP’의 마지막 글자를 따 조합한 것으로, 1983년생(한국 나이 39세) 이하 고객 중 직전 연도 현대백화점카드로 2000만 원 이상을 구매한 고객을 선별해 결정된다. 구매 실적이 없어도 인플루언서 등 유명인이나 기부 우수자, 봉사활동 우수자 등 내부 심사를 거쳐 클럽 YP로 선정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20~30대 VIP 멤버십 '클럽 YP'를 도입했다. 사진 = 현대백화점 


해당 멤버십 가입자는 정상 상품 구입 시 5% 할인과 전 점포 3시간 무료 주차, 기념일 선물 등 기존 VIP 멤버십의 혜택 외에 차별화된 서비스가 제공된다. 2030 고객만을 위한 명품 브랜드 구매 혜택도 별도로 제공된다. 현대백화점카드로 명품 구매 시 6개월 무이자 서비스(연 12회)를 이용할 수 있으며, 명품에 한해 현대백화점그룹 통합 멤버십 ‘H포인트’ 적립률을 두 배 높여 0.2% 적립해준다.

현대백화점이 20·30대를 대상으로 VIP 멤버십을 도입하기로 한 것은 이들의 소비력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현대백화점 전체 VIP 가운데 3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7년은 15%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21%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명품 매출에서 20대와 3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 2017년에 각각 4.8%와 17.4%였지만, 지난해 각각 7.8%와 21.4%로 늘었다.

양명성 현대백화점 영업전략담당은 “기존 VIP 멤버십 프로그램으로는 늘어나는 20·30 VIP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판단해 전용 멤버십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됐다”며 “클럽 YP를 국내 영 앤 리치를 대표하는 멤버십으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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