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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플랫폼 품는 유통가 ②] 아모레가 무신사와 손잡은 뜻은? “MZ 곁으로"

두 회사 이름 따 '뷰티·패션 합자조합' AP&M 결성 … "MZ 향한 디지털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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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99호 옥송이⁄ 2021.04.23 20:43:39

패션이 대기업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명품브랜드 입점 경쟁? 아니다. 불과 몇 년 전이라면 기업들이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을 보세, 혹은 신진 브랜드를 한데 모은 것이 이들의 시작점이다. 지금은 명실상부 패션 강자로 자리매김한 무신사, W컨셉, 지그재그, 에이블리 등의 패션 플랫폼이 최근 대기업들의 초관심사다. 함께 협업을 진행하거나 아예 해당 플랫폼을 인수하는 사례까지 등장했다. 전통 유통기업들은 왜 패션 플랫폼에 빠졌을까. 2편은 패션플랫폼 무신사와 패션-뷰티 합자조합을 설립한 아모레퍼시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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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유니콘, 전통 뷰티 강자를 만나다

‘희비 교차’. 지난해 국내 패션 산업을 함축할 수 있는 단어다.

기준은 물론 실적.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지난해 매출 1조 545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1% 감소한 수치로, 총 35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LF나 신세계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LF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매출은 각각 13%, 7% 감소했고, 한섬도 영업이익이 5% 줄어들었다.

기존 대형 의류업체들은 매출 감소를 겪으며 ‘비(悲)’를 맛봤지만, ‘희(喜)’의 달콤함을 맛본 업체들도 있다. ‘패션 플랫폼 사(社)’들이다. 전통 의류업체들보다 인지도 면에서는 생소할지라도, 실적만큼은 압도적인 성장세다. 대표적으로 패션 플랫폼 업체 무신사의 경우 지난해 매출 331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51% 증가한 수치다.

아모레퍼시픽과 무신사가 뷰티패션 합자조합을 설립했다. 사진 = 아모레퍼시픽 


각종 투자도 집중되고 있다. 무신사는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인 세콰이어캐피탈로부터 2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2조 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유니콘의 기준이 되는 기업가치 1조 원을 훌쩍 넘어서며 사실상 국내 열 번째 유니콘 기업이 됐다. 이처럼 국내 패션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며, 온라인 플랫폼 1인자로 꼽히는 무신사는 지난해 전통 뷰티기업인 아모레퍼시픽과 맞손을 잡았다.

100억 원 규모 투자 운용

아모레퍼시픽그룹과 무신사는 지난해 8월 합자조합을 결성했다.

조합의 이름은 양사의 이니셜을 딴 ‘AP&M 뷰티패션 합자조합’. 각기 다른 분야의 회사가 만났다고 해서 반드시 상업적 결과물이 목적은 아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투자를 통해 국내외 유망 초기 기업을 지원 및 육성함과 동시에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확보하는 것이 합자조합의 목표”라며 “100억 규모의 투자를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P&M 뷰티패션 합자조합이 투자하는 범위는 리테일, 다중 채널 네트워크(MCN, Multi Channel Network), 컨슈머 서비스 등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패션 및 뷰티와 연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향후 성장 가능성이 투자 전제 조건이다.

아모레 관계자는 “현재 합자조합은 다양한 브랜드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2월 투자를 시작한 ‘유어네임히얼’은 국내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라며 “투자 금액은 비공개”라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사옥. 사진 = 아모레퍼시픽 


이어 “해당 브랜드는 2030여성 고객을 중심으로 두터운 팬층을 쌓아온 브랜드로, 향후 패션&뷰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투자를 결정했다”며 “투자 유치를 계기로 타깃을 확대하고, 제품 라인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 유치 기업은 인플루언서 플랫폼이다. 해당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투자를 유치한 ‘레뷰코퍼레이션’은 고도화된 프로파일링 기술을 기반으로 브랜드와 적절한 인플루언서를 매칭하고 마케팅하는 플랫폼”이라며 “점차 성장하고 있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에 주목해 투자를 결정했고,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P&M 뷰티패션 합자조합의 MZ세대 탐구생활

그렇다면 패션 유니콘과 뷰티강자가 만나 초기 유망 기업에 선뜻 손을 내미는 이유가 뭘까.

MZ세대를 이해하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다. MZ세대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미래 사업을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양사는 시너지 창출을 위해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다양한 고객 경험을 공유하고, MZ세대를 겨냥한 디지털 사업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적 감소에서 벗어나기 위한 아모레의 체질개선으로도 분석된다. 코로나19의 영향 등으로 인해 뷰티 산업이 위축되면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4조 9301억 원의 매출과 150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5%, 영업이익은 69.8% 감소한 수치다. 아모레퍼시픽은 “오프라인 레거시를 내려놓겠다”며 디지털 판로 개척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온라인에 익숙한 MZ세대를 대상으로 사업을 펼치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아모레퍼시픽 NGI 디비전 이영진 상무는 “합자조합 결성을 통해 뷰티와 패션의 시너지를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MZ세대의 디지털 소비 트렌드에 대한 통찰력을 확보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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