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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 시대 속 ‘고금리 적금’, 실익 따져봤더니

KB국민은행 ‘이마트 국민적금’, 10% 금리로 파격 행보 … "실질 잘 따져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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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01호 옥송이

지난 5월 2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0.5%의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부터 여덟 번째 동결이다. 사실상 제로금리가 이어지면서, 시중은행 상품에 대한 관심도는 하락하는 추세다. 그러나 최근 대대적으로 ‘고금리’를 내세운 적금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끈다. 제로금리 시대 속 고금리 상품, 정말 실익이 클까?

연 10% 금리, 들어보셨나요

대학생의 24%, 직장인의 40%. 구인·구직 플랫폼 ‘알바천국’과 ‘사람인’이 각각 대학생 1750명과 직장인 18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암호화폐 투자 비율이다. 대학생의 경우 아르바이트 소득으로 비용을 마련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직장인 사이에서는 30대의 참여 비율이 가장 높았다.

20·30대 젊은 층일수록 암호화폐를 비롯해 주식 등 다양한 투자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은데, 저축만으로 자산을 늘리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 은행의 적금 금리는 0~1%에 머물러 있다. 이처럼 시중은행의 저축성 상품이 젊은 고객들의 수요를 잡지 못하는 가운데, KB국민은행이 이마트와 손잡고 고금리 적금을 선보였다.

‘이마트 국민 적금’은 무려 10% 금리의 ‘한정판’ 상품이다. 지난 4월 19일부터 28일까지 10일간 사전 응모를 통해 10만 명을 선정하고, 추첨에 당첨된 고객은 개별적으로 전송된 링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마트와 KB국민은행은 쇼핑과 금융을 연계한 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했으나, 실제 고금리를 적용받기 위해선 조건이 제법 까다롭다.
 

KB국민은행의 '이마트 국민 적금'은 10만 명에 한해 최대 10%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사진 = 옥송이 기자 


월 납입액 10만 원이 최대 … 120만 원 쇼핑 조건은 오프라인만 해당

상품설명서에 따르면 기본 이율은 연 0.7%이며, 나머지 우대이율로 최종 10% 금리를 채우는 식이다.

일단, 적금 신규 날짜부터 만기일까지 이마트에서 연간 120만 원 이상 쇼핑해야 한다. 구매할 때는 반드시 본인 명의 신세계 포인트로 적립해야 하며,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 141개 점에서 쇼핑한 내역만 인정된다. 트레이더스나 외부 전문점, 임대매장, 온라인몰 등은 쇼핑 실적에 잡히지 않는다.

이 같은 쇼핑 조건을 충족해야만 우대이율 가운데 가장 큰 비율인 8%포인트의 이율이 제공된다. 적금 개설 이후 매월 정액 납입하면, 고객은 월마다 5000원권 할인쿠폰을 받아 최대 6만 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역시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에서 일정 금액 이상 구매했을 시 적금 금리를 높여주고, 매월 이마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을 제공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10% 고금리를 향한 우대이율 조건은 아직 더 있다. 오픈뱅킹으로 다른 은행 계좌를 등록하고,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해야 0.3%포인트의 이율이 붙으며, 첫 거래인 경우에만 연간 1%포인트가 제공된다.
 

사진 = KB국민은행 


적금 신규일을 포함해 이전 6개월 동안 KB국민은행에 고객 정보를 최초로 등록한 경우만 해당 이율을 받을 수 있다. 이를테면, 5월 3일에 적금을 개설하면 지난해 11월 3일에서 5월 3일 사이에 고객 정보를 최초 등록해야 한다. 즉, 기존 고객들은 받을 수 없는 이율이다.

이 같은 조건을 다 맞췄다 한들 손에 쥘 수 있는 이자는 많지 않다. 월 납입액과 기간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한 달 최대 10만 원씩 열두 달을 납입하면 세전 6만 5000원, 이자소득세를 적용하고 나면 최종 5만 4990원을 받게 된다.

고금리 상품, 실익 여부 따져봐야

고금리를 내세운 시중은행 및 저축은행의 상품은 전반적으로 구성이 비슷하다.

납입 한도가 적거나, 마케팅 동의·오픈뱅킹 사용·제휴 카드 발급이나 카드 사용 내역 충족 등의 조건이 붙는다. 상당수 고금리 상품이 신규고객 유치를 위한 ‘미끼상품’이란 지적이 나오는 만큼 제대로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회비용을 생각해 봐야 하겠지만, 만일 가입하려는 고금리 상품의 조건을 모두 충족할 수 있다면 손해 볼 게 전혀 없다. 그러나 자세히 비교해 보지 않으면 기대만큼의 효용을 거둘 수 없으니 잘 비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같은 고금리 상품들은 금융사와 유통 및 통신사의 협업으로 탄생한 경우가 많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저금리 상황에서 고금리 상품을 통해 고객의 이목을 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규고객 창출에 유리하다. 또한, 함께 맞손을 잡은 업체도 금융사와 고객 군이 겹치지 않아 마케팅 효과가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종 간 협업은 주요 타깃 층이 겹치지 않을 때 시너지가 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고객 유입에서 끝날 게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 역시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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