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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삭’ 싫은 은행 ②] “은행 앱에 비금융 O2O까지” … 생활편리로 승부수

신한은행, ‘SOL’에 비금융-대면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 속속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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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03호 옥송이⁄ 2021.06.25 09:27:47

‘앱삭’은 MZ세대 사이에서 앱을 삭제한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스마트폰 사용량은 늘어났지만, 앱 잔존율은 떨어진다는 통계에 비례하는 신조어인 셈이다. 디지털전환을 가속화 하는 은행들도 피할 수 없는 바람. 앱삭을 면하기 위해 개편과 업데이트에 집중하는 은행권 사례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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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로 옮겨온 지갑

지갑의 기능은 본디 돈이나 신분증을 보관하는 것이다. 가죽이나 천 등의 소재는 부수적인 선택사항일 뿐, 앞으로는 재질이 더욱 중요하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과 기술이 연결된 핀테크 시대, 지갑이 디지털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른바 전자지갑이다.

전자지갑은 스마트폰에 신용카드나 화폐, 쿠폰을 담아두고 결제·관리할 수 있는 전자지불 시스템이다. 필요할 때마다 실제 지갑처럼 대금을 결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인데, 시중은행 가운데 신한은행의 ‘SOL지갑’이 대표적이다.
 

쏠지갑 메인 화면. 사진 = 쏠(SOL) 갈무리 


이 지갑은 신한은행의 통합 애플리케이션 쏠(SOL)에 내재돼 있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접속 첫 화면 상단에 작게 보이는 지갑 아이콘이 쏠 지갑이다. 명색이 전자지갑이니만큼 간편결제는 기본 중의 기본. 사용자는 쏠지갑을 꺼내 자체 구축한 쏠페이 또는 제로페이로 결제하면 된다.

이 전자지갑의 진짜 매력은 전자문서 카테고리에 있다. 정부24와 연결돼있어 주민등록등본초본을 비롯해 각종 전자증명서를 이 플랫폼 안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발급한 증명서는 각종 금융기관이나 민간기업에 전자문서 형태로 제출 가능하다.

은행 관계자는 “전자증명서는 본인만이 접근 가능한 클라우드 기반 자기정보저장소에 암호화된 상태로 보관돼 스마트폰 분실 시에도 정보 유출 우려가 없으며, 블록체인 보안기술을 적용해 위변조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부터는 ‘정부24 예방접종증명서’를 활용해 코로나19 백신 증명도 이 지갑 하나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백신 수급이 점차 원활해지면서, 백신 접종 증명의 필요성도 중요해짐에 따른 조치다.
 

코로나19 예방접종 증명 화면. 사진 = 신한은행 


이 은행 관계자는 “SOL지갑은 금융자산, 전자문서, 모바일 신분증 등을 관리하고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향후 모바일학생증, 정부24 전자증명서 신청, 디지털 서류함, 전자서명인증 등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추가해 개인 맞춤형 지갑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 ‘THE NEXT’ … “성공적 DT가 목표”

신한은행 앱에는 전자지갑 외에도 다양한 기능이 탑재돼 있다. 공통점은 생활밀착형 콘텐츠라는 점이다. 구태여 설명하지 않는다면 은행 앱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운 전기차 조회 서비스도 그중 하나다.

쏠 내 마련된 해당 플랫폼에서는 사용자의 거주지만 입력하면 지자체별로 다른 전기차 보조금을 포함해 각종 차종의 가격을 비교해볼 수 있다. 또한, 제조사의 할인 정보를 포함한 최저 가격과 주행가능거리, A/S 정보, 사용자 리뷰도 확인가능하다.

은행 앱이라는 틀을 깨고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하는 배경에는 강력한 디지털 전환을 주문한 진옥동 신한은행장의 의지가 작용했다. 진 행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성공 여부에 조직의 명운이 달렸다”며 “신한이라는 브랜드가 온오프라인을 아울러 시장을 압도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과감한 도전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신한은행 앱에는 쏠지갑 외에 다양한 기능이 탑재돼 있다. 전기차 조회도 가능하다. 쏠 내 마련된 해당 플랫폼에서는 전기차 가격, 주행가능거리, A/S 정보, 사용자 리뷰, 적재공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쏠(SOL) 갈무리 


이에 신한은행은 미래형 디지털 뱅킹 시스템인 ‘THE NEXT’ 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하고 있다. 총 42개월간 진행하는 이 프로젝트의 예산은 약 3000억 원에 달한다. 핵심은 영업점-쏠-고객상담센터 등 모든 채널의 금융서비스가 유연하게 연결되는 디지털 혁신으로, 쉽고 간편한 업무처리가 가능하도록 단말 표준화와 UI/UX 개선도 추진한다. 직관적인 앱을 애용하는 MZ세대를 고려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MZ세대를 고려한 디지털화는 더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비대면 채널 쏠의 클라우드 서버 증설, AI 기반 초개인화 자산관리 플랫폼 구축, 신한 공통 DT를 위한 통합개발 등을 추진했다. 또한, 이번 달 입찰공고를 낸 ‘AI챗봇 오로라 개인화 서비스 확장’의 경우, 챗봇의 주요 이용 고객인 MZ세대에 맞춘 FUN 콘텐츠 발굴이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오로라와 쏠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관련 UI와 UX도 재설계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THE NEXT 사업을 통해 디지털에 최적화된 미래 은행의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며 “ 고객 중심의 디지털 뱅킹 시스템 전환을 통해 전 은행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속도와 품질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O2O추진단, 비금융 신사업 이끈다

한편, 이 은행의 디지털 전환은 색다르게 흘러갈 전망이다. 비금융 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했는데 행보가 남다르다.

이번 달 신설된 ‘O2O추진단’의 첫 사업은 ‘음식 주문 중계플랫폼 구축’이다. 소비자의 음식 주문이 비대면이라면, 음식 배달은 대면으로 O2O(Online to Offline)에 맞아 떨어지는 1호 과제인 셈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O2O추진단은 향후 인력, 시스템, 인프라 등 완벽히 분리된 CIB(Company In Bank)를 목표로 한다”며 “아직 신생 조직으로, 음식 배달 서비스 외에 새로운 프로젝트는 정해진 바 없다. 비금융 분야 사업 추진은 은행법 등 관련 규제가 있어 어려움이 따르지만, 혁신적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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