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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신대륙' 메타버스 뛰어드는 이통업계 … '글로벌 시장 선점' 특명

SKT 전담조직 설치하고 KT·LGU+는 연합 결성 … “2025년 315조 시장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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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03호 윤지원⁄ 2021.06.28 09:31:41

SK텔레콤 홍보 모델이 지난 4월 서울 코엑스(COEX)에서 열린 '월드 IT쇼 2021' SK텔레콤 전시 부스에서 VR 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 SK텔레콤)


국내 이동통신업계가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메타버스 바람’에 올라타고 있다.

6월 25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최근 메타버스(Metaverse) 사업 전담조직을 구성하고 국내외 관련 업체들과 협력 관계를 맺는 등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에 초월·변형·후속 등의 의미를 가진 접두사 ‘메타’(meta-)가 붙은 합성어로, ‘현실 이상의 현실’, ‘현실을 초월해 변형된 현실’의 세계라는 개념이다. 현실 세계는 아닌데 현실 세계와 구분되는 경계가 없고, 주로 디지털 기술로 구현된 비(非) 물질적인 세계라는 점에서 가상의 세계인데 많은 요소가 현실에 기반을 둔 가상세계를 말한다.

다자간 동시접속 게임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 다양한 형태로 제공되는 디지털 가상세계 메타버스에서 사용자들은 아바타의 모습으로 참여하여 상호 소통하고, 놀이, 업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한다. 또 사용자들은 메타버스 안에서 거래되는 다양한 콘텐츠의 생산, 확대에도 직접 참여하는 경제 활동을 하고, 이렇게 발생하는 재화는 현실의 화폐로 교환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으로 인한 비자발적 비대면 시대를 맞게 된 후 이러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더욱 빠르게 성장하게 되었고, 이에 국내 이통사들도 플랫폼 구축 및 각종 콘텐츠를 선보이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국내 최고 수준의 버추얼 프로덕션 전문 스튜디오인 ‘비브스튜디오스’와 협력해 메타버스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사진은 전진수 SKT 메타버스CO장(왼쪽)과 김세규 비브스튜디오스 대표가 협력 계약 체결 후 기념 촬영하는 모습. (사진 = SK텔레콤)


SKT, 전담사업조직 구성하고 고도화 추진

먼저 SK텔레콤은 오는 11월 1일부로 사업회사인 SK텔레콤(존속회사)와 투자회사인 SKT신설투자(가칭, 신설회사)로 인적분할하면서 존속회사에서 적극적으로 고도화를 추진할 주요 신규 서비스의 하나로 메타버스 사업을 꼽았다. 그러면서 지난해 혼합현실(MR, Mixed Reality) 관련 산업 담당 조직으로 신설한 ‘MR서비스 CO(컴퍼니)’의 명칭도 올해 4월 ‘메타벅스 CO’로 변경했다.

조직 명칭 변경 과정에서도 보듯 SK텔레콤의 메타버스 사업은 MR 기술 중심의 콘텐츠 서비스 위주로 진행되어왔다. SK텔레콤은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과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기술을 활용하는 대표 5G 콘텐츠 서비스로 ‘점프VR’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엔 가상 모임 공간인 ‘버추얼 밋업’(Virtual Meetup)을 공개했다.

현재 ‘점프VR’ 플랫폼 내에서 ‘버추얼 밋업’ 기반의 소셜월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SK텔레콤은 2013년부터 ‘버추얼 소셜 월드’(Virtual Social World)라는 이름으로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에 투자해왔다.

소셜월드에서 사용자는 실제 현실을 대신할 3차원 가상 공간을 구성, 각자가 개성 있게 꾸민 아바타로 동시에 최대 120명까지 모여 컨퍼런스, 강의, 모임 등을 가질 수 있다.
 

SK텔레콤 '점프VR 소셜월드'에서 진행된 순천향대학교 2021년 신입생 입학식. (사진 = SK텔레콤)
SK텔레콤-순천향대학교 신입생 입학식에 아바타로 참석한 모습. (사진 = SK텔레콤)


지난 3월에는 순천향대학교와 협력해 점프VR 소셜월드에 메타버스 대학 캠퍼스를 구현했고, 이곳에서 2021년 신입생 입학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순천향대 본교 대운동장을 메타버스 맵으로 구현하고, 57개 학과 2500명의 신입생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150여 개의 소셜월드 방을 개설했다. 신입생들은 순천향대가 사전에 지급한 VR헤드셋을 착용하고, SKT가 제공한 아바타 코스튬 ‘과잠’(학과별 단체 점퍼)을 착용한 아바타로 입장하여 생생한 메타버스 입학식을 경험했다.

6월 14일에는 국내 최고 수준의 버추얼 프로덕션 전문 스튜디오 비브스튜디오스(ViveStudios)와 사업 협력 및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바브스튜디오스는 지난해 선보인 VR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로 많은 시청자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며 화제가 됐던 실감형 콘텐츠 제작사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SK텔레콤은 더욱 실감나는 메타버스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KT·LGU+, 연합 참여로 주도권 넘본다

KT와 LG유플러스는 국내외 기업들과의 연합을 맺는 동시에 정부와의 민관협의체에도 참여하는 연합 투트랙 전략으로 메타버스 주도권 경쟁에 나서고 있다.

KT는 지난 6월 2일 대한민국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을 위해 관련 ICT 기업들과 '메타버스 원팀'을 결성했다.

메타버스 원팀은 KT 외에도 VR과 AR, MR 관련 사업을 하는 딜루션, 버넥트, 코아소프트, 위지윅스튜디오, 스마일게이트스토브 등 9개 기업과 국내 VR·AR 기업 연합체인 한국VR·AR산업협회가 참여한다.

KT는 메타버스 원팀 참여 기업들과 논의를 통해 메타버스 생태계 확대와 기술 발전, 서비스 및 콘텐츠 발굴에 나서며, 구체적인 전략은 향후 밝힐 계획이다.
 

KT는 '제페토'에 버추얼 야구장을 오픈하고, KBO 프로야구 구단 KT WIZ의 내야수 황재균 선수를 초청한 버추얼 팬미팅을 가졌다. (사진 = KT)

 

LG유플러스 관계자들이 우주를 배경으로 한 스튜디오에서 U+VR의 신규 콘텐츠를 감상하고 있다. (사진 =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출범한 글로벌 5G 콘텐츠 연합체인 ‘글로벌 XR 콘텐츠 통신사 얼라이언스’, 통칭 ‘XR얼라이언스’의 초대 의장사를 맡고 있다.

XR얼라이언스는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 테크놀러지, 캐나다·일본·중국의 이동통신사 벨 캐나다, KDDI, 차이나텔레콤, 캐나다·프랑스의 실감 콘텐츠 제작사 펠릭스 앤 폴 스튜디오, 아틀라스 파이브 등의 참여하에 출범했고, 최근 버라이즌·오렌지·청화텔레콤, 트리거가 합류하며 총 7개 지역 10개 사업자가 참여하고 있다.

XR얼라이언스는 먼저 360도 3D로 촬영한 우주 공간을 VR로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지난해 10월과 올해 5월 각각 공개했고, 현재 두 번째 프로젝트의 기획에 돌입했다. 차기 콘텐츠는 세계 유명 공연, 동화, 애니메이션 영역을 다룰 것으로 검토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메타버스로 대표되는 VR과 AR 콘텐츠를 균형 있게 선보이며 XR 산업의 고른 성장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또 정부와 민간이 함께 주도하는 협의체인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도 참여한다. 민간이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주도하면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체계를 통해 메타버스 산업 생태계 발전을 이끄는 구조다. 얼라이언스에는 이통 3사 외에도 현대자동차, 네이버랩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CJ ENM, 지상파 방송국 등 기업 17곳과 한국VR·AR산업협회 등 유관 기관 등 30곳이 참여한다.
 

1996년 1월 국내 출간된 후 절판됐던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가 문학세계사에 의해 남명성의 번역으로 재출간된다. (사진 = 문학세계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2018년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한 장면. (사진 = 워너브러더스)


2021년 이통 3사의 메타버스 강조 “왜?”

국내 이통사들이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 서비스 상용화를 시작한 것도, 5G에 특화된 VR과 AR 콘텐츠를 경쟁적으로 제공해온 지도 이미 2년이 넘었다. 그런데도 2021년 상반기에 ‘메타버스’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먼저 메타버스에 관해 좀 더 알아보자면, 메타버스는 1992년 출간된 닐 스티븐슨의 사이버 펑크 SF 소설 ‘스노 크래시’에서 처음 사용된 단어로, 작품 속에서 주인공의 아바타가 활약하는 가상세계의 이름이다. 현실 세계의 주인공은 빚더미에 짓눌린 피자 배달부이지만 메타버스의 아바타는 뛰어난 검객이자 영웅이다. 메타버스 안에서 퍼지는 마약이 실제 현실의 사용자의 뇌에 치명적 손상을 일으킨다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다.

2011년 어니스트 클라인의 소설이자 2018년 동명의 개봉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도 ‘스노 크래시’의 설정과 닮아있다. 이 작품에서는 2045년을 배경으로 거의 모든 지구인이 ‘오아시스’라는 이름의 가상세계에 빠져있고, 주인공 역시 현실에선 보잘것없으나 오아시스 내 아바타는 톱 클래스의 유명 게임 플레이어인 것으로 그려진다. 이 작품의 ‘오아시스’ 역시 메타버스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메타버스는 ‘스노 크래시’의 메타버스나 ‘레디 플레이어 원’의 오아시스처럼 고도의 디지털 VR 기술로 치밀하게 구현되어 현실만큼 생생하게 오감(五感)에 작용하는 최첨단의 가상세계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큰 범주를 의미하기도 한다.
 

미국 래퍼 트래비스 스콧은 인기 온라인 배틀 게임 '포트나이트' 속 '파티로얄' 모드에서 가상 콘서트를 진행하고, 신곡도 발표했다. 게임 제작사 에픽게임즈에 따르면 10분씩 5회 진행된 이 가상 라이브에 총 2700만 명의 사용자가 접속해 즐겼다. (사진 = 유튜브 영상 캡처)


코로나19로 메타버스 산업 급부상

‘메타버스: 디지털 지구, 뜨는 것들의 세상’의 저자인 강원대학교 산업공학과 김상균 교수는 자신의 브런치 글을 통해 메타버스에 대해 “스마트폰, 컴퓨터, 인터넷 등 디지털 미디어에 담긴 새로운 세상, 디지털화된 지구를 뜻합니다. 인간이 디지털 기술로 현실 세계를 초월해서 만들어낸 여러 세계를 메타버스라 합니다.”라고 설명한다. 온라인 게임, SNS, 플랫폼 서비스, 온라인 지도, 내비게이션 등을 통해 이미 일상에서 메타버스를 경험하고 있다는 의미다.

즉, 사용자 각자가 현실과 별개의 아이덴티티로 활동하며 두 주체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게 되는 현실 너머의 장(場)은 모두 메타버스의 범주 안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또 이러한 메타버스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존재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untact)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비대면이 일반적인 문화가 되면서 메타버스의 성장이 가속화됐고, 그 존재감이 커진 것으로 해석한다.

예컨대, 사용자가 아바타 및 아바타 공간을 꾸미고, 다른 사람과 교류하고, 아바타 의상이나 인테리어 가구 등 디지털 재화를 구매하는 대표적인 서비스로 2000년대 초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싸이월드’가 있다. 창립자 스스로 ‘스노 크래시’의 영향을 받아 개발했다는 게임 ‘세컨드 라이프’도 2003년에 출시되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이들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SNS나 다른 온라인 게임들에 밀려 지금은 잊혀지다시피 했다.
 

'로블록스' 제작사 로블록스는 지난 1월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사진 = 로블록스)
네이버Z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소개 이미지. (사진 = 구글플레이스토어)


그리고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급부상한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있다. 미국 게임 회사 로블록스의 게임 ‘로블록스’나 에픽게임즈의 온라인 배틀 게임 ‘포트나이트’, 네이버Z의 아바타 플랫폼 ‘제페토’ 등이 그것이다.

아바타와 공간 꾸미기를 기반으로 다양한 게임을 즐기는 ‘로블록스’는 주 사용자가 십대 청소년이다. 전염병 때문에 나가 놀지 못하는 아이들이 로블록스를 갖고 노는 시간이 급격히 늘었다. 2020년 한해 ‘로블록스’ 가입자는 전년 대비 3배 늘어났고, 현재 전 세계 가입자는 1억 5000만 명이 넘는다. 지난해 매출은 1조 원을 넘겼고, 지난 1분기에 사용자들이 게임 내에서 쓴 금액은 6억 6230만 달러(약 7395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61% 늘어났다.

이에 로블록스사는 지난 3월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상장 첫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82억 6000만 달러(한화 약 43조 3700억 원)에 달했다. 메타버스 성공시대가 열린 것이다.

사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2025년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관련 매출이 2800억 달러(약 31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등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사우디아람코, 테슬라, 버크셔헤더웨이를 제외한 7개 기업이 모두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점프 버추얼 밋업'을 활용해 메타버스에서 신입사원 채용 설명회를 진행했다. 사진은 SK텔레콤 모델이 메타버스 채용 설명회에 참가하는 모습을 재현한 모습. (사진 = SK텔레콤)


이통 3사, 국내 메타버스 시장 확장에 앞장

이런 현실에서 국내 ICT 산업을 이끄는 대기업인 이동통신 3사가 메타버스라는 키워드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통 3사는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뿐 아니라 5G 이동통신 서비스,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메타버스 콘텐츠 및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페이스북의 VR 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2’의 국내 유통권을 맡아 지난 2월 1차 물량, 3월 2차 물량까지 완판시키며 국내 메타버스 시장 확장에 앞장서고 있다. 오큘러스 퀘스트2는 출시 5개월만에 전 세계에서 500만 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진수 SK텔레콤 메타버스CO 장은 지난 6월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VR·AR 엑스포 2021’의 기조연설에서 이에 관해 언급하며 “VR, AR 시장이 올 것인지 아닌지 이야기는 매우 오래됐는데, 오큘러스 퀘스트2 흥행으로 콘텐츠 시장도 제대로 열리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태어날 때부터 휴대폰을 잡고 있다는 MZ 세대를 중심으로 가상세계를 받아들이는 수용도가 높다”면서 미래학자를 인용해 “2024년에는 2D의 인터넷 세상보다 3D 가상세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메타버스가 바꿀 미래상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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