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8호 강동원⁄ 2021.09.06 18:09:41
국내 게임사와 중국 게임사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셧다운제 확대, 판호 발급 감소 등 자국 게임 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자 중국 게임사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한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다.
6일 구글 플레이에 따르면 오후 2시 기준 최고 매출 순위 1~10위 중 국내 게임사 출시작은 7개, 중국 게임사 출시작은 3개다. 지난해 같은 기간 최고 매출 순위에 이름을 올린 중국 게임이 2개였던 만큼, 이들이 약진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눈길을 끄는 점은 중국 게임사 미호요의 ‘원신’이 최고 매출 3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올해로 출시 1주년을 맞은 원신은 오픈 월드 방식의 신작으로 PC·모바일·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며 유저들의 시선을 모았다.
특히, 원신은 대규모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진행하며 지난달 26일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2(블소2)’를 앞지르는 저력을 보였다. 블소2는 역대 최다 사전 예약자(746만 명)와 이른바 '오픈 효과'를 누리는 출시 2주 차에도 불구하고 원신에 밀리며 체면을 구겼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내 게임업계가 ‘게임 셧다운제’ 폐지 등 규제에서 완화되는 상황에서도 수익성에만 집중하며 ‘제자리걸음’을 걷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과도한 과금 요소와 획일화된 콘텐츠로 국내 게임 기피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 이유다.
실제로 국내 게임사는 과도한 과금 요소, 확률형 아이템 등으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엔씨소프트의 블소2는 출시 직후 ‘영기·뽑기’ 등 과금 요소들이 공개되며 유저들의 불만이 이어지자 공개 사과와 함께 해당 시스템을 개편하기도 했다.
넥슨은 올해 초 ‘마비노기·메이플스토리’ 등 자사 대표게임에서 확률조작 논란이 불거지며 트럭시위 등 홍역을 치렀으며 넷마블 역시 2018년 확률형 아이템 획득 확률을 부풀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이에 국내 게임 유저들은 “중국 게임의 과금 요소가 국산 게임보다 덜하다”, “똑같은 게임에 모델링만 덧입힌 국산 게임보다 해외 게임 하는 것이 더 낫다”, “경쟁만 유도하는 시스템이 아닌 즐기기 위한 게임을 찾다 보니 해외 게임을 하게 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게임이 양산형이라는 것은 이제 옛말”이라며 “국내 게임사들이 수익성에만 급급하는 모습을 보이며 오히려 국산 게임이 양산형으로 평가받는 시대가 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