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7호 양창훈⁄ 2022.02.03 11:48:19
설 연휴가 끝난 3일부터 각종 선물 세트 판매글이 중고장터에 줄줄이 올라오고 있다.
중고나라가 지난해 추석과 올 설 연휴 기간 주요 검색어를 분석한 결과로 햄, 홍삼, 식용유 등 선물 세트 관련된 키워드 검색량이 급증했다. 그런데 홍삼이나 비타민 선물 세트 등 건강기능식품을 중고로 판매하면 건강기능식품법을 위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중앙일보는 3일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선물 세트를 판매했다가 건강기능식품법 위반한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한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건강·기능식 판매 글을 올린 후 이용 정지당했다. 아동용 유산균 제품을 ‘무료 나눔’ 한다고 올린 글이 문제였는데, 이는 ‘의약품,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판매’ 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건강기능식품(건강·기능식)은 중고 판매뿐 아니라 무료 나눔도 불법이다.
건강기능식품법에 따르면, 등록된 사업자만 건강기능식품에 관해 온라인 판매를 할 수 있다. 건강·기능식 판매업을 하려면 관련 시설을 갖춘 후에 지방자치단체장에 영업 신고를 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 선의로 물품을 나누는 ‘무료 나눔’도 예외가 아니다. 현행 건강·기능식품법상 ‘불특정 다수에게 무상으로 (제품을) 제공하는 것’도 영업의 범위에 포함한다고 정의했다.
관련해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20~30대 주부들의 모임 ‘레몬 테라스’에서는 규제 취지에 공감하는 회원들이 “평소 엄마들끼리 설 전후로 선물 세트를 주고받는 경우가 있다. 건강기능식품도 자칫하면 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생활에 불편함을 주지 않는 규제라서, 현행 유지를 해도 될 듯싶다”, “건강·기능식 관련해서 어느 정도의 규제는 필요해 보이긴 한다. 성분과 관련해서 변형됐을 때는 일반인들이 어떻게 아느냐” 등의 의견을 남겼다.
반대 입장의 회원들은 “이해가 가긴 하지만, 무료 나눔도 문제 삼는 건 잘못됐다. 금전적 이익을 취득하는 것도 아닌데 왜 금지 하냐?”, “변형의 문제는 영화를 너무 많이 본 듯하다.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어떻게 변형하냐? 재판매하는 게 무슨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 “건기식과 비타민을 오남용하는 건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판매하는 건 왜 문제가 되느냐. 단순히 받은 선물을 판매해봤자 10만원 남짓일텐데, 이걸 막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 등 현행법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의견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