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프로그램 '가족오락관'을 25년간 진행한 MC 허참(본명 이상룡)이 설날(1일) 별세했다. 향년 73세.
2일 방송가에 따르면 허참은 간암으로 투병 생활을 하던 중 세상을 떠났다.
2008년 대장 선종을 발견하고 수술을 받은 경험을 방송에서 밝힌 바 있다. 당시 발견된 선종은 간으로 침범하기 직전이었고, 다행히 수술로 떼어낸 이후에는 건강을 회복했다. 그는 수술 이후 직접 기른 채소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방송에서 전하기도 했다.
1949년 부산에서 태어난 허참은 종로 음악감상실 쉘브르에서 DJ로 활동하다가 1971년 TBC동양방송 '7대 가수쇼'를 통해 정식 데뷔했다. 이후 TBC, KBS, MBC등을 넘나들며 '쇼쇼쇼', '도전 주부가요스타', '가요청백전', '올스타 청백전' 등의 MC로 맹활약했다.
대표작은 KBS 예능 '가족오락관'으로 1984년 4월 첫회부터 2009년 4월 최종회까지 25년간 진행했다. 방송에서 양 팀의 점수를 확인하는 순간 "몇 대 몇~"이라고 외치는 허참의 멘트는 '가족오락관'의 상징이었다.
게스트로 나온 출연자들의 짓궂은 농담이나 어색한 발언들을 특유의 재치로 맞받아치며 방송을 편안한 분위기로 이끌어 큰 사랑을 받았고, 동시대에 활동했던 이상벽, 임백천, '뽀빠이' 이상용 등과 함께 '국민 MC', '명 MC'로 불렸다.
2005년에는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TV진행상, 2006년에는 KBS 연예대상 공로상을 받았다.
'가족오락관' 종영 후에는 SBS '트로트 팔도강산', KBS '도전 주부가요스타'·'트로트 팔도 강산', 경인방송 '8도 노래자랑', 엠넷 '골든 힛트송' 등 음악 프로그램을 주로 진행했다.
가수로서의 인생도 살았다. 1976년 음반 ‘왜 몰라주나’를 취입했으며, 2001년에는 설운도 작사/작곡의 트로트 '추억의 여자'를 받아 부르기 시작했고, 2007년 이 곡을 정식 발매했다. 2019년에도 신곡 '아내는 지금'을 선보인 바 있다.
최근에도 KBS '불후의 명곡- 전설의 명MC 특집',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등에 출연하는 등 종종 시청자들과 만나 왔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1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3일 오전 5시 20분이다.
< 문화경제 윤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