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8호 김민주⁄ 2022.02.16 11:50:37
샤넬이 리셀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얼마 전까지 샤넬은 오픈런 경쟁으로 주목받았다. 샤넬 백이나 샤넬 제품은 항상 수요가 많았으며,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것'으로 취급받아 왔다.
리셀 시장에서 샤넬 제품은 웃돈을 얹어 몇백만 원 이상 뛴 가격으로 올라오곤 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원가보다 절하된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샤넬 대표 제품인 ‘클래식 미디움 플랩백’의 리셀 가격이 100만 원에서 200만 원 넘게 떨어졌다. 지난달만 해도 해당 제품은 리셀 가격이 1400만 원까지 뛰었지만 최근엔 300만 원이나 하락한 11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 이 제품의 정가는 1124만 원으로 정가보다도 낮은 가격에 팔려 프리미엄가가 소멸된 것이다.
리셀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격을 붙여 팔던 샤넬 제품을 이제는 정가 수준에 팔거나 가격을 깎아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샤넬은 매번 한정된 수량만 제품을 풀었고, 소비자들 중에서도 오픈런 성공 등을 통해 한정된 일부만 샤넬 제품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이렇게 매장 직접 구매가 어럽다 보니 샤넬 제품 리셀 시장이 형성되고, 대리 구매가 늘었다. 재판매업자들이 제품을 몇 개씩 사들이기 시작한 후 리셀 시장에서 샤넬 제품은 더욱 활발하게 거래됐고 샤넬 제품을 구매만 한 뒤 바로 판매하는 이른바 ‘되팔이’ 물량이 꾸준히 풀렸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업체 관계자들은 “매장에서 샤넬 제품을 팔면 다음 날 리셀 시장에 나오는 제품 물량이 많게는 70~80%에 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리셀가 하락 현상에 대해 샤넬 이미지가 추락한 탓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샤넬 오픈런 현상이 대두되고, 오픈런을 위해 길게 줄 선 사람들의 사진이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면서 샤넬 이미지가 실추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백화점이 오픈하자마자 뛰어가는 ‘좀비런’, 길에서 매장 오픈을 기다리는 ‘노숙런’이라는 용어까지 생겼다.
이러한 이미지 추락에도 불구하고, 향후 샤넬 리셀 시장은 여전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각종 맘 카페나 임신, 출산 등 정보를 공유하는 카페에서 ‘샤넬 리셀하고 싶은데 어디서 해야 되나요?’, ‘요즘 샤넬 리셀 추천 안 드려요ㅠ’, ‘샤넬 오픈런 갈까요? 리셀로 구매할까요?’, ‘리셀로 구입해도 나중에 팔 수 있겠죠?’ 등의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한편 리셀업자들이 구매를 독식하자 샤넬 측은 매장 운영 방식을 바꾸기도 했다. 샤넬은 작년 7월부터 ‘판매유보고객’ 제도를 도입했다. 판매유보고객이란 △매장을 과도하게 반복적으로 방문하거나 △상품을 지나치게 많이 사들이거나 △다량 매집 고객에게 본인 명의를 사용하도록 허락한 고객을 말한다. 샤넬은 그동안 구매 수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리셀업자의 구매를 막아 왔지만, 지난해부터는 아예 판매유보고객을 지정해 그들에게는 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문화경제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