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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정 평론가의 더 갤러리 (85)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 “장욱진미술관 10년과 민복진 탄생 100년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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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18호 이문정 미술평론가, 연구소 리포에틱 대표⁄ 2022.02.25 09:26:34

(문화경제 = 이문정 미술평론가, 연구소 리포에틱 대표) 더 갤러리 이번 회는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과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을 방문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생태화가 장욱진을 팬데믹 시대에 만난다”
김수연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학예연구사


- 장욱진의 작업에서 자연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도시를 떠나 작업을 지속한 장욱진의 여정도 빼놓을 수 없다.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춰 전시 ‘꽃이 웃고, 작작 鵲鵲 새가 노래하고’(2021~2022)를 기획했는지 설명을 부탁한다. 최근 생태학적인 전시가 다수 있었고 시의적인 주제인 것은 확실하다. 또한, 자연에 대한 관조적 시선이 느껴지는 회화와 조각 위주로 작품을 선별한 이유는 무엇인가?

장욱진은 가족과 떨어져 자연 속에서 홀로 작업을 이어갔지만, 그의 그림을 보면 사람이나 동물 등 어떤 존재도 소외되지 않는다. 늘 사람, 자연, 새, 돼지, 닭 등 세상 만물이 조화를 이루어 사는 이상향이 담겨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팬데믹이 인간들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생태계가 무너져 발생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장욱진이 던지는 공존의 메시지는 오늘날에도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김병종, 김보희, 민병헌, 정현 작가도 오랫동안 애정 어린 시선으로 자연의 생명성, 강인함을 담아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생태를 주제로 하지만, 행동주의적인 메시지를 전하거나 집단적인 행동을 끌어내기보다 관람객들이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자연의 생명력, 강인함 그리고 공존의 메시지를 담은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코로나19 때문에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기획전 ‘꽃이 웃고, 작작 鵲鵲 새가 노래하고’ 전시 전경, 사진 제공 =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장욱진, ‘소’, 캔버스에 유채, 31.3 x 31.3cm, 1981, 사진 제공 =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기획전 ‘꽃이 웃고, 작작 鵲鵲 새가 노래하고’ 전시 전경, 사진 제공 =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장욱진, ‘흰 집(A White House)’, 캔버스에 유채, 29 x 24cm, 1984, 사진 제공 =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정현, ‘서 있는 사람’, 철도침목, 320 x 75 x 53cm, 2001~2021, 사진 제공 =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 방송에서 코로나19와 관련된 최재천 교수님의 말씀을 인상적으로 듣고 한동안 교수님께서 출연하신 프로그램들을 찾아보았었다. 전시 안내문에 “자연, 인간, 동식물이 공존하는 장욱진의 예술세계를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와 함께 생태적 관점에서 조망한다”고 적혀 있었는데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생태를 주제로 전시를 준비하면서 생태 분야의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기 위해 조사를 하다가 최재천 이화여자대학교 석좌교수가 장욱진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진행된 특강 ‘장욱진이 그린 세상 - 가족, 집, 나무, 새, 생태’에서 ‘생태화가 장욱진’이라는 주제로 강의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당시 최재천 교수님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장욱진이며, 장욱진의 그림에는 생태에서 중요한 생명들 사이의 관계와 공존에 대한 메시지가 담겨있다고 말씀해주셨다. 그래서 최재천 교수님께 장욱진을 어떤 점에서 생태화가로 보고 계신지 여쭤보고, 그런 주제가 잘 드러나는 작품을 선정해 달라고 요청드렸는데 흔쾌히 참여해주셨다. 또 ‘생태화가 장욱진’이라는 전시 글을 써주시고 영상 강연도 촬영하셨다. 최재천 교수님이 장욱진의 작품을 해석한 글에서 발췌한 내용을 ‘꽃이 웃고, 작작 鵲鵲 새가 노래하고’의 전시장 벽면에 적어두어 관람자들이 볼 수 있도록 했다.

 

민복진, ‘목가’, 브론즈, 48.5 x 50 x 18cm, 1971, 사진 제공 =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

조각가 민복진과 ‘온통 사랑의 시대’
우수진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 학예연구사


- 민복진은 한국 근현대 조각사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조각가이다. 전시 ‘민복진, 사랑의 시대’(2022)에서는 민복진이 작업을 통해 보여준 가족(인간) 간의 사랑, 조각에 대한 사랑 등에 초점을 맞췄다. 민복진이 이처럼 한결같이 사랑이란 주제를 다루게 된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로서 어느 부분에 가장 큰 감흥을 받았는지도 궁금하다.

민복진이 활발히 활동한 1960~1970년대 한국 구상 조각에서는 모자상, 가족상 등이 주류인 경향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민복진은 그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랐다기보다 개인사에서 비롯된 주제 의식으로 모자상, 가족상을 만들었다. 이러한 점이 동시대의 다른 작가들과는 차별점을 지닌다. 이 지점이 민복진이 50여 년 동안 사랑을 주제로 조각한 이유이자 그의 예술세계를 정의하는 데에 있어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이런 의미를 많은 분과 공유하고자 전시 주제를 ‘사랑의 시대’로 잡았다.
 

민복진, ‘자장가’, 대리석, 85 x 30.5 x 24cm, 1992, 사진 제공 =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 

- 이번 전시에는 20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매우 많은 양이다. 작품 설치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작품의 뒷면까지 온전히 감상할 수 있도록 공간 구성을 했다. 조각은 사방에서 모두 감상이 가능해야 한다. 조각가 민복진이 숨겨놓은 작은 디테일까지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그리고 작품의 원형(prototype) 소품 60점을 전시하여 작품이 제작되는 과정을 상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2층 개방형 수장고 형태의 전시실에서는 아기와 엄마, 가족, 사랑을 주제로 한 조각의 다양한 형태를 비교 감상할 수 있도록 작품의 원형과 돌, 브론즈를 재료로 한 작품들을 설치했다.
 

민복진, ‘테라코타 원형’, 테라코타, 5.7 x 7 x 2.6cm, 연도 미상, 사진 제공 =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 

- 개인적으로 개방형 수장고의 형식을 띤 2층 전시장이 인상적이었는데 가장 높은 곳에 전시된 작품은 감상하는 데에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전시 위치가 바뀔 수도 있는가?

미술관 개관을 준비하면서 무엇보다 중점을 둔 것은 기증 작품에 비해 협소한 수장 공간을 해결하는 일이었다. 최종적으로 2층 전시실 층고 5m를 활용하여 전시대를 만들고 작품을 보관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는데, 전시대 맨 위의 칸은 아래에서 감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작품의 밑면을 보는 새로운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한다. 2층은 개관전 이후 상설 전시실로 활용된다. 앞으로 민복진의 삶과 예술을 주제별로 조망할 수 있는 상설 전시의 작품을 연 1회 정도 교체하여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양주의 두 미술혼은 장욱진과 민복진”
이계영 양주시립미술관 관장


- 장욱진과 민복진은 한국의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두 거장의 작품을 바탕으로 하기에 매우 풍성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지만, 역으로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올해 어떤 전시가 예정되어 있는지,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의 개관으로 양주시는 장욱진에 이어 한국을 대표하는 두 예술가의 미술관을 갖게 되었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올해 장욱진의 드로잉 개념을 현대적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청년작가를 발굴 지원하는 ‘뉴 드로잉 프로젝트’, 장욱진의 예술 정신과 동시대 미술과의 접점을 찾는 연례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은 민복진이 일관되게 주제로 삼은 사랑을 중심으로 그의 작업 세계 전반을 살펴보는 개관전 ‘민복진, 사랑의 시대’를 개최하고 하반기에 학술대회를 열 예정이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과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은 미술관의 역사와 공간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전시를 풀어내는 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지만, 한 명의 작가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한국미술사 속에 풀어내고 동시대 미술과 연결고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두 미술관의 공통된 과제이다.
 

민복진, ‘대화’, 돌, 63 x 33 x 24cm, 2004, 사진 제공 =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

- 전시를 통해 장욱진과 민복진의 예술세계를 보여주는 것 못지않게 이들에 관한 연구, 그리고 대중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된다. 관련해 미술관의 계획을 듣고 싶다.

장욱진과 민복진이 한국미술사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기도 하지만, 작가에 관한 연구는 전시 기획을 위한 기본 자료이자 미술관의 학예 역량을 강화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우선 미술관에서 그동안 진행해온 학술대회 외에도 구술채록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연구는 단시간에 성과를 보일 수 있는 일이 아니며 연구의 성격에 따라 예산의 뒷받침이 필요하기도 하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개관 10주년이나 민복진 탄생 100주년 등 의미 있는 시기에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줄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하려 한다.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의 교육 프로그램은 예전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다소 취약한 미술관의 입지 조건을 상쇄시켜왔다. 팬데믹으로 인해 작년에는 전면 비대면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지만, 어린이병원학교, 관내 지역아동센터와의 협력 등과 같은 사회공헌 예술교육 사업을 통해 공공미술관으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지만 올해는 작년에 비해 프로그램의 운영 횟수를 2.5배 이상 늘리려 한다.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은 전시실 내 공간을 활용해 북큐레이션 프로그램인 ‘룰라바이 라이브러리’를 운영한다. 올해는 미술관의 안착이 우선이므로 공간 활용에 대한 모색을 충분히 한 후 조각의 특징을 살린 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하려 한다.
 

민복진, ‘모자상’, 대리석, 40 x 28 x 20cm, 1980년대, 사진 제공 = 양주시립민복진미술관

-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777레지던스)는 전시장과 작업실의 분위기가 독특하다. 777레지던스의 올해 계획도 궁금하다.

우선 입주 작가들이 비평가에게 심도 높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도록 비평가 매칭 기회를 1회에서 최대 3회까지 늘렸다. 또 입주 작가 개인전 시기에 맞춰 진행되었던 비평가 매칭 프로그램의 시기를 앞당겨 작가들이 비평의 내용을 반영하여 전시를 준비할 수 있게 했다. 그밖에 입주 작가 단체전을 주제기획전으로 여는 등 작가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보완했다. 한편 입주 작가 상설전을 열어 팬데믹으로 오픈 스튜디오를 진행하지 못해도 작가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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