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9호 윤지원⁄ 2022.03.07 09:09:55
지난해 부울경 지역 4년제 대학들 중 취업률 1위를 기록한 창신대학교의 이원근 총장이 2022학년도 개강과 함께 두 번째 총장 임기를 시작했다. 이 총장은 2019년 7월 부영그룹이 재정기여자로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한 이후 2020학년도 3월에 취임하며 2년간의 임기를 지냈고, 이번에 총장직을 연임하게 됐다.
이원근 총장이 처음 창신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하던 시기는 코로나19의 대유행이 막 시작하던 시기다. 이 총장은 코로나19를 끌어안고 지내야 했던 임기 2년을 이렇게 회고했다.
“2020년 3월 2일. 코로나19로 인해 간부들만 참석한 가운데 간단히 취임식을 가진 후 학교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처리하느라 정신없이 달려오다 보니 벌써 2년 임기를 마무리하게 됐다. 지난 2년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일들을 처리해야 했고, 그러한 일들이 좌고우면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급박하게 몰아쳤는데, 다행히도 그간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적절히 잘 대처해 왔던 2년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교육부 평가를 뒤집다
이 총장을 기다리던 수많은 과제 중 첫째는 창신대학교를 재정지원제한대학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었다.
창신대학교는 2019년 9월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기본역량진단 신규평가에서 학자금대출제한대학으로 선정됐다. 부영그룹이 2020학번 신입생 전원을 우정 장학생으로 선발해 성적이나 소득분위 상관없이 1년 동안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하기로 하여 큰 타격은 없었고, 창신대는 교육부의 2주기 대학평가에서 제한대학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이 총장의 다음 할 일은 3주기 대학평가에서 재정지원대학으로 선정되는 것이었고, 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그는 “전국적으로 2주기 평가에서 재정지원제한에서 곧바로 재정지원대학으로 선정된 대학은 우리 창신대학교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2020년 보완평가에 대해 “전교직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한 결과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한 이 총장은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는 그야말로 전교직원이 총력을 기울인 결과 당당히 재정지원대학으로 선정되었다”고 밝혔다.
다음 한 일은 기타 주요 평가 통과다. 창신대는 작년 교육부의 간호교육 인증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완전 5년 인증을 획득했고, 교원양성 역량진단 평가에서도 유아교육과가 최우수(A) 등급으로 평가받아 교육부 장관의 표창까지 받았다. 또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대학기관인증평가에서 5년 인증도 받았다.
이 총장이 역점을 둔 또 다른 사업은 대학 경영과 교육시스템 고도화 및 교수학습방법과 교육 혁신이다.
이 총장은 “이를 위해 대학 전체 제반 규정 등을 일제 정비해 사립대학 최초로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등재하고 투명성과 공신력을 확보했다. 또 교원업적평가 규정 등 모든 교직원을 위한 객관적 성과 평가 제도를 정착해 구성원들의 화합과 역량 결집의 토대를 확고히 다졌다. 교육 분야 또한 마이크로 디그리 제도 도입 등 교양 및 전공교육 과정을 혁신 정비하고 학생참여형 수업 등 교수 학습방법을 개혁했다”면서 “이러한 성과로 인해 우리 창신대학교가 각종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위기 딛고 부울경 취업률 1위 달성
“공정 투명한 대학 운영이 가장 큰 강점”
창신대학교는 또 ‘학생제일 취업최강’을 모토로 평생 멘토제 강화, 맞춤형 취업교육 등으로 2020년 취업률 70.0%로 부울경 2위를, 2021년에는 71.4%로 부울경 공동 1위를 달성했는데, 경남권 대학교 중 유일하게 상향된 결과를 내며 주목받았다.
이러한 성과에 대해 이 총장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취업상황을 생각하면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우선 교학처를 교무처와 학생취창업처로 분리하여 취창업 지원 촉진을 위한 거버넌스를 갖추었다. 학생 취업을 위한 맞춤형 진로지도와 평생 멘토제를 통한 교수의 학생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졌으며, 학생창업을 활성화하여 얻은 결실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인 실례라며 “입학부터 졸업 후 취업 때까지 학생 개개인별 교수 멘토제, 취창업 관련 교과목 확대 신설 및 특강 실시, 소규모 학교의 장점을 살려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공의 경우 대면 수업 원칙 및 실험 실습 중심 교육, 부영 연계 트랙 등 현장 체험 실습 강화, CDR 기반 전공교육 과정 운영 등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도내 최고 취업률을 달성한 것과 별개로 이 총장이 꼽은 창신대학교의 자랑거리는 따로 있었다.
이 총장은 “창신대는 부정·비리·분규 없는 대학이라고 자랑하고 싶다”면서 “창신대학교 재단인 우정학원부터 모든 업무를 합법적이고 투명 공정하게 처리하고 있으며, 학교 또한 깨끗하고 공정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 대학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대학 분위기 덕분에 모든 교직원들이 화합할 수 있고,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으며, 구성원들의 역량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며 “이러한 저력이 지금의 창신대학교를 만들었고,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학교가 계속 노력해야 할 점도 언급했다. “작년에 당당히 재정지원대학으로 선정되면서 대학발전의 기반이 잡혔다고 본다. 그러나 갈수록 어려워지는 대학 상황에서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관리 운영 시스템의 고도화,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방법의 지속적 혁신, 교수들의 다양한 역량의 고도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구성원들이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 발전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의 작은 성취에 안주할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학의 위기’라는 환경에서 경쟁률 지속 상승
창신대학교는 2022학년도 수시모집에서 9.44: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부울경 사립대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경쟁률이 높았던 유일한 경남지역 대학이었다. ‘절체절명의 위기’였다고 언급한 2019년의 어려움을 극복한 것도 대단하지만, 인구 절벽, 등록금 동결 장기화 등 대학에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서 갈수록 경쟁률이 높아질 수 있던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전국적 상황이지만 지금 지방대, 특히 지방 중소규모 대학들은 신입생 확보를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들 말한다.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부울경 최고의 경쟁률을 달성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서 그는 세 가지 요인을 꼽았다.
“첫째, 부영그룹이라는 든든한 재단 덕분에 향후 더욱 치열해질 생존경쟁에서 부울경 사립대학들 중에 가장 지속가능성이 있는 대학이라는 지역 여론의 변화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이러한 여론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교육부가 실시한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간호학과의 간호교육인증평가, 유아교육과의 교원양성역량평가 및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대학기관인증평가 등을 모두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셋째, 지역 내 모든 고등학교 현장을 교수들이 발로 뛰면서 우리 창신대학교의 새로운 모습과 발전 가능성, 학생들의 진로 탐색 및 능력개발 프로그램, 학생들에게 주어지는 전국 최고 수준의 장학 및 복지 혜택 등을 진심을 다해 알렸기 때문이다. 학교가 작아서 학생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많음을 일선 학교와 학생들이 알아봐 주기 시작했다고 본다.”
하지만 인구 절벽과 같은 여건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이 총장도 낙관적일 수 없다. 그는 “향후 대학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지방 중소규모 대학은 생존의 문제가 발등의 불이다. 비상한 대책과 각오가 없이는 도태될 것”이라며 앞으로 더 힘을 쏟으려고 한다는 세 가지를 언급했다.
“우선 학생 확보를 위해 고교별 학생별 맞춤형 전략을 세워 학교 홍보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둘째, 학생들의 교육과 취업을 더욱 내실화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여 창신대학교를 선택한 것이 잘된 결정이었다는 입소문이 재학생과 졸업생들에서부터 퍼지도록 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학생 교육과 취업 등 핵심 기능에 집중하고 불요, 불급한 일들은 과감히 폐지하여 대학운영을 슬림화하고 비용을 축소해야만 한다.”
이원근 총장은 미국 미네소타대학과 동국대에서 교육학 석박사를 이수하고, 행정고시 22회 출신으로 부산시 부교육감, 대전시 부교육감으로 재직하는 등 국내 교육계에 오랫동안 몸담아온 전문가다.
이 총장도 계획하고 대비할 수 없었던 큰 어려움이 있었다. 바로 코로나19 팬데믹의 발생과 장기화다. 창신대학교 총장 재임 기간 내내 코로나19는 대학 운영의 걸림돌이었다.
“비대면 수업은 ‘양날의 검’과 같다. 대학으로서는 비대면 수업을 충실히 진행하기 위해 대면 수업보다 더 많은 것을 갖추고 준비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와 시간이 생각 이상이다. 반면에 수업의 질이나 학생들의 만족도 및 몰입감은 떨어지고 있다.
창신대학교는 중소규모 대학으로서의 강점을 살려 교양 수업은 비대면을 원칙으로 하되, 전공 수업은 대면 수업을 원칙으로 함으로써 이러한 어려움을 완화시켰다. 작년에는 교수님들의 열정으로 15명 이상의 수업은 분반 수업을 통해 전공 수업의 구멍이 없도록 수업을 진행해 주어 비대면 수업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2022년 목표 “개인적으로는 하프마라톤 뛰는 것”
여러 가지 난관을 극복한 창신대학교는 매년 지역 내 입지가 높아지고 있다. 대학은 지역 공동체의 활성화, 성장 및 발전에도 기여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창신대학교 역시 지역사회를 위한 사업을 추진했다.
“우선 우리 창신대학교의 2030 비전을 새로이 마련했다. ‘지역사회 공유가치 창출 스마트 휴먼특성화 대학’이 그것이다. 지역사회와 함께 혁신과 발전에 기여하고 봉사하며, 지역사회의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많은 사업과 프로젝트가 있지만 몇 가지 구체적인 사업을 말하자면, 우선 지역의 성인들을 위한 교육이다. 성인 학습자들을 정규 학과에 입학시키는 것은 기본이고 학점은행제를 통한 대학학위를 수여하는 과정 운영, 미용아카데미 등 각종 창원시 위탁교육과정 운영, 일반 경비 신임 교육과정 운영 등이 있다. 그리고 울산‧경남 지역혁신플랫폼 사업에의 참여, 지역 산업체 의뢰 각종 용역 및 R&D 사업 등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바쁘게 달려온 지난 2년을 뒤로하고 앞으로 이어질 날들, 이 총장이 올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우선 2022학년도 신입생 100% 충원이다. 다음으로 그는 AI(인공지능) 시대에 맞게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방법을 혁신해 고도화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이에 대해 “학령인구 급감 시대에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학교 운영시스템을 더욱 정치하게 다듬고 고도화하여 저비용 고효율화 하는 것”이라며 “2024년에 실시될 4주기 대학평가의 튼튼한 기반을 만들어 놓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가 종식되어 오랜만에 하프마라톤을 뛰어 보는 것”이 올해 개인적인 소망이라는 이원근 총장. 다른 건 몰라도 이 소박한 소망만큼은 빨리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 문화경제 윤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