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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봉진 롯데홈쇼핑 셀장 "고객 아바타가 가상의류 입어보는 서비스 상반기 추진"

"자재 낭비 없는 ‘지속가능 패션’이 화두 … 메타버스 안에서 입고 보고 팔기 모두 가능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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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20호 김민주⁄ 2022.03.09 11:49:50

가상 의류를 가상 모델이 입고, NFT 기술과 연계해 실물 상품으로 판매까지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롯데홈쇼핑은 6개월이라는 기획 기간을 거쳐 지난달, 가상 디지털 의류 브랜드인 ‘LOV-F(Life Of Virtual Fashion)’를 론칭했다.

롯데홈쇼핑에서 ‘열일’ 중인 가상 모델 ‘루시’가 해당 브랜드 가상 의류를 착장하고 대중에게 선보였다. 이 의상은 향후 NFT 기술을 도입해 NFT 마켓플레이스에서 LOV-F에 대한 상품 소유권을 보증하고, 실물 상품으로 판매된다.

가상 의류를 업계 최초로 도입한 롯데홈쇼핑이 가상 의류 브랜드를 포함한 디지털 콘텐츠 사업으로 진출한 이유는 명확하다.
 

롯데홈쇼핑 메타버스 셀을 주도하는 고봉진 셀장. 사진 = 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 메타버스 셀 고봉진 셀장은 “현재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의류의 양이 인류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패션업계에서도 생산 자재 낭비를 막기 위한 ‘지속가능 패션’이 화두다. 또한 메타버스와 함께 디지털 콘텐츠 소비가 확산되면서 해외에선 가상 의류 착장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MZ세대의 SNS 문화와 더불어 디지털 패션의 가능성을 보고 중장기 로드맵으로 관련 서비스 및 브랜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최근 환경을 고려하는 ESG 경영과 가치소비 및 가상현실 디지털 기술인 메타버스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롯데홈쇼핑도 대세에 발맞춰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그 목표를 위해 ‘메타버스 원팀’이 탄생했다.

가상 의류 및 NFT의 메커니즘 그리고 메타버스
 

롯데홈쇼핑의 가상모델 ‘루시’가 이번에 출시한 의류 2종 중 하나인 롱 코트를 착용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롯데홈쇼핑 


아무리 너도나도 NFT에 뛰어들고, 이제는 익숙해진 메타버스라 해도 홈쇼핑에 이러한 개념을 단번에 매치하긴 힘들다. 가상 의류에 NFT 기술은 어떻게 이용되며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는 걸까.

고봉진 셀장은 “향후 롯데홈쇼핑 앱 내 론칭 예정인 NFT SHOP에서 판매되는 가상 의류 상품 구매 시, 고객의 NFT 지갑에 고유 번호를 포함한 가상 의류 상품(NFT 콘텐츠)이 전송되며, 이를 통해 NFT 고유 번호를 소지한 고객만 해당 디지털 의류를 원하는 사진에 착장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의 가상 의류는 ‘CLO3D’라는 대표적인 디지털 패션 디자인 프로그램으로 제작된다. 3D렌더링과 패턴 제작 기능에 기반해 실물 상품 제작에도 활용할 수 있다. 고봉진 셀장은 NFT 가상 의류 구매 고객을 위한 실물 의류 상품을 일종의 선주문 후 제작 방식으로 마케팅적인 차원에서 판매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고 셀장은 “현재는 고객의 실물 사진에 가상 의류를 착용하는 서비스로 기획됐으나 향후 롯데홈쇼핑에서 추진 중인 메타버스 커머스 플랫폼에 가상 의류를 최적화 및 연동 개발해 고객의 아바타에 착장시키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공개된 가상 의류는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롯데홈쇼핑이 시범 사업으로 진행 중인 단계이며, 중장기적 방향성에 부합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가상 의류 2종의 한정판 출시 유무와 리셀 시장 형성은 향후 NFT와 접목한 뒤 사업 모델이 보다 구체화된 시점에 논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홈쇼핑에서 추진한 첫 가상 콘텐츠는 ‘소유’에 지나지 않는 NFT 특성에서 나아가 현실의 ‘나’에게도 가상으로 입혀 볼 수 있는 패션이어서, 메타버스와 현실까지 결합한 신개념 소비 패러다임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해당 가상 의류를 접한 소비자들은 “신기하다”, “혁신적이다”, “로지에 이어 루시라니 가상 모델이 대세긴 한가 보다”라며 놀라움을 표했다.

스튜디오 K 홍혜진 디자이너와의 협업

롯데홈쇼핑은 이번 프로젝트에서 MZ세대를 타깃으로 트렌디한 디자인을 선보이기 위해 THE STUDIO K(이하 스튜디오 K) 홍혜진 디자이너와 협업했다.
 

홍혜진이 이끄는 스튜디오 K는 지난 2018년 Self Ability라는 컨셉의 2018 S/S 컬렉션을 열었다. 이때 스튜디오 K는 학창시절의 유쾌한 상상을 소환해 보는 런웨이 쇼를 통해 현실에 AR(증강현실) 이미지를 더했다. 사진 = THE STUDIO K 홈페이지


스튜디오 K는 테크놀로지와 디자인의 조화를 추구하며 패션 분야에서 도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여러 프로젝트를 시도하는 곳이다. 대표적으로는 증강현실(AR)로 판타지를 연출하는 런웨이 쇼 ‘Self Reality’, 홀로그램 패션쇼 ‘Real Fake Show’, 코로나 시대 영웅 같은 의료진을 생각하며 미네랄 방역 소재로 만든 의상을 전시한 컬렉션 ‘Spread of Virtue’ 등이 있다.

고봉진 셀장은 디지털 패션 분야에서 시너지를 가장 잘 낼 수 있는 디자이너를 찾던 중, 2009년부터 테크에 패션을 결합한 작업을 선도적으로 진행해 온 홍혜진 디자이너를 발견했다.

스튜디오 K의 유의미한 작업물들을 접한 그는 직접 스튜디오 K에 롯데홈쇼핑에서 목표로 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협업을 요청했다.

그는 “당시 홍혜진 디자이너가 재미있고 흥미로운 프로젝트일 것 같다며 흔쾌히 응해 줬고, 그렇게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LOV-F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과 홍혜진 디자이너의 방향성이 일맥상통해 홍 디자이너의 철학이 담긴 컨셉을 고수했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과 홍혜진 디자이너의 협업으로 탄생한 가상 의류 2종. 분홍색 롱코트(왼)와 나뭇잎 '투피스 코트'(오). 사진 = 롯데홈쇼핑


그들은 ‘판타지(FANTASY)’를 컨셉트로 잡고 이 시대에 대중이 바라는 이상적인 패션, 시대적 상황에 맞는 패션을 선보이고자 했다. 메타버스 원팀과 홍혜진 디자이너가 손잡고 출시한 첫 가상 의류는 나뭇잎을 모티브로 한 ‘투피스 코트’와 스팽글 포인트를 준 ‘롱코트’ 총 2종이며 상품 수는 향후 확대될 예정이다.

정체성이 뚜렷한 스튜디오와 함께 1호 가상 의류를 내놓은 만큼 어떤 곳과 협업할지, 어떤 의상들이 나올지 주목해 볼 만하다.


롯데홈쇼핑 ‘메타버스 원팀’ 출범의 의미

롯데홈쇼핑은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해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확장현실(XR), 블록체인,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각 분야에서 기술을 보유한 13개 기업 및 전문가와 협업을 맺었다. 롯데홈쇼핑 측은 ‘메타버스 원팀’을 꾸리며 메타버스 기반 디지털 콘텐츠 사업 영역으로의 출발을 알렸다.
 

디지털 사업 본격화를 예고하면서 롯데홈쇼핑은 국내 ICT 기업들과 ‘메타버스 원팀’을 출범하고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식에는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를 비롯해 초록뱀 미디어 김세연 부의장, 엔진비주얼웨이브 이성규 대표,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 공학부 이수영 명예교수 등이 참석했다. 사진 = 롯데홈쇼핑


이 메타버스 원팀의 고봉진 셀장은 팀 업무를 주도하고 메타버스 커머스 플랫폼 관련 연구에 몰두하느라 하루하루가 바쁘다.

고 셀장은 업무 협약을 맺은 전문가와 기업들에 대해 “롯데홈쇼핑 메타버스 원팀은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메타버스 커머스 플랫폼과 NFT SHOP 구축 등을 위한 첨단 기술 연구 개발과 전략 수립 및 콘텐츠 기획 그리고 기술 활용에 대한 부분까지 상호 협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통적인 TV매체 사업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디지털 사업 관련 분야, 디지털 휴먼개발, 블록체인, 실감기술에서 나아가 첨단 기술을 기반으로 메타버스 서비스(메타버스 커머스 플랫폼, NFT SHOP 등)를 상반기 본격 추진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을 확장해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고 셀장의 말처럼 이젠 TV로만 홈쇼핑을 보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상품 판매도 라이브 커머스 방식으로 전환된 지 오래다. 이런 형국에 기업들은 대처 방안으로 NFT와 메타버스 사업에 숟가락을 얹지만 누가 먼저 혁신적인 결과물을 내놓을지가 중요해 보인다. 롯데홈쇼핑과 그 속의 메타버스 셀이 이 사업에 진심인 이유일 것이다.


<문화경제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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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홈쇼핑  가상모델  가상의류  NFT  메타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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