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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팬더믹 시대에 엔데믹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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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20호 안용호⁄ 2022.03.22 16:40:45

팬더믹((pandemic, 세계적인 감염병 대유행 상태)이라는 용어와 함께 요즘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엔데믹(endemic)’은 어떤 감염병이 특정한 지역에서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종종 팬더믹에서 엔데믹으로의 전환이 코로나19가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진다는 의미로 잘못 사용되고 있는 데, 그게 아니라는 겁니다.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즉, 우리 곁에 머문다는 의미로 보면 됩니다. 백신이나 치료 약 등 코로나19로부터 우리 사회를 지킬 수 있는 비교적 확실한 대책을 전제로 한 코로나19와의 공존입니다. 그리고 코로나 확진 1천만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곧 엔데믹 시대로의 전환이 찾아올 겁니다.

코로나19 엔데믹은 우리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줄까요. 과거 전 세계를 죽음의 공포에 떨게 했던 팬더믹은 이후 엔데믹으로 전환되며 어떤 변화를 초래했을까요.

1346년 유럽 동부에서 시작되어 1353년까지 유럽 전역을 강타했던 흑사병은 당시 유럽 인구 7500만~2억 명, 당시 유럽 인구의 30~50%를 죽음으로 내몰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흑사병 이후의 유럽은 경제적 번영을 맞이합니다.

흑사병으로 인구가 줄어들자 노동력이 귀해지고 그 결과 농노의 처우가 좋아졌습니다. 자영농이 늘고 장원 체제가 해체되면서 해방된 농노가 도시로 이주해 상공업이 발달하고 화폐 경제가 확산되었습니다. 옥스퍼드대 제임스 벨리치 교수는 흑사병이 노동력을 절감하기 위한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계기를 만들어 생산성 향상을 이끌었다고 주장합니다. 대재앙이 결과적으로 경제 구조를 바꾼 원동력이 된 것입니다.

인류 역사상 또 하나의 팬더믹으로 기억되는 스페인 독감은 1918년부터 1920년까지 전 세계에 창궐했고 약 5000만 명의 생명을 빼앗아갔습니다. 이는 1차 세계대전의 전사자(900만 명)보다 몇 배 많은 수로 20세기 최악의 감염병으로 불립니다.

흑사병, 스페인 독감 등 역사적으로 팬더믹 이후의 엔데믹은 세계에 다양한 변화를 초래했다. 이미지=pixabay

하버드 대학의 로버트 배로 교수는 스페인 독감이 경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며 세계 주요 43개 국가의 국내총생산(GDP)이 평균 6% 하락했고, 제조업 생산은 평균 18% 감소했다고 주장합니다. 스페인 독감은 세계의 경제 성장률을 둔화시키고 실질 임금을 상승시켜 기업 수익 약화, 노동생산성 감소, 미국 제조업 파산 등을 초래했습니다.

특히 스페인 독감은 낯설고 위험해 보이는 것을 배척하고 내집단 편향, 외부 집단 거부감이 상승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습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공개한 한 논문에 따르면 1918년 스페인 독감 유행 당시 독일에서 사망자가 많았던 지역이 이후 독일 나치의 지지율이 높았다고 합니다.

이번 호 문화경제는 코로나19 이후 엔데믹 시대를 앞두고 있는 주요 산업의 ‘리오프닝’ 전망을 특집으로 다룹니다. 여행, 항공, 뷰티, 면세, 영화·멀티플렉스 업계 등 눈물을 닦고 다시 새 출발을 꿈꾸는 산업계의 씩씩한 모습을 한눈에 보실 수 있습니다. 위기 뒤에 기회가 오듯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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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더믹 엔데믹  리오프닝주  확진자  확진자 격리  오미크론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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